‘다양성’을 튼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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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70) diversity 다양성

diversity [divə́ːrsǝti, dai-] n. 다양성(多樣性)
‘다양성’을 튼내며
(‘다양성’을 떠올리며)

diversity는 di- “--에서 떨어져(=aside)”와 vers- “돌다(=to turn)”의 결합이다. 이 vers-라는 어근(語根)에서 나온 낱말로는 version “-판(版)”, conversion “전환(轉換)”, universe “우주(宇宙)” 등이 있다. diversity의 어원적 의미는 “--에서 떨어져 따로 돌다”이다. 우리가 경험(experience)하는 세상이 하나의 세상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또 다른 세상들이 돌아가고 있더라는 의미일 것이다. 하나의 세상이었다면 ‘획일성(uniformity)’으로 충만한 세상이었겠지만, 또 다른 여러(various) 세상들이 있게 되니 ‘다양성(diversity)’이 넘치는 세상이라는 것이다. 

실크로드(the Silk Road)는 21세기에 복원(restoration)되어야 할 ‘길’임에 틀림없습니다. 오늘날은 과거의 실크로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고 신속한 도로들이 지구를 하나의 촌(global village)으로 만들고 있지만, 그 실크로드에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두 가지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우선은 실크로드가 일방(one-way)로가 아니라 양방(two-way)로였다는 점입니다. 일방로는 지배(dominance)와 종속(subordination)의 길이기 십상입니다. 일방로는 또한 모방(immitation)의 길이며 단색(single color)의 길일 뿐입니다. 지배와 종속, 모방과 단색의 길이 창조(creation)의 공간이 될 수 없음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또 하나의 교훈은 실크로드를 통해 문물(civilization)의 교류(interchange)가 이루어지면서 물(products)보다도 훨씬 더 많은 문(culture)이 교류되었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실크로드가 글자 그대로 비단처럼 아름다운 길이 되기 위해서는 물의 교류보다 문의 교류가 앞서야 함은 물론입니다. 손익(profit and loss)을 가운데다 두는 침략(invasion)과 방어(defense)의 교류가 아니라 상대방을 배우려는 ‘문화적 대화(cultural dialogue)’에 충실할 때 비로소 진정한 세계화(globalization)의 길이 열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신영복의 '더불어 숲' 중에서

다양성은 두 가지 상반되는(opposite) 관점에서 볼 수 있다. 먼저 부정적인(negative) 관점에서 볼 때, 다양성은 창문을 열고 환기(ventilation) 할 때 신선한 공기(fresh air)와 더불어 들어오는 유해 먼지들(harmful dusts) 같은 것이 된다. 냉전(Cold War) 이후의 개방화와 세계화를 발판(stepping stone) 삼아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다양성도 우리에겐 어쩌면 그런 유해 먼지들 같은 게 아니었을까 한다. 원래부터 다인종(multi-racial), 다민족(multi-ethnic) 국가인 미국 같은 나라들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한 민족, 한 문화의 국가였기에 그런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화적 다양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익숙하지 않음(unaccustomedness)'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면역력(immunity)을 키우고 다양한 문화에 대한 관용(tolerance)과 존중(respect)의 태도를 배양해 나가야만 우리가 원하는 건강한 사회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출처=픽사베이.
이 '익숙하지 않음(unaccustomedness)'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면역력(immunity)을 키우고 다양한 문화에 대한 관용(tolerance)과 존중(respect)의 태도를 배양해 나가야만 우리가 원하는 건강한 사회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출처=픽사베이.

그리고 긍정적인(positive) 관점에서 볼 때, 다양성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더욱 더 건강하게 만드는 밑거름(foundation) 같은 것이 된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생물들(organisms)의 형태가 매우 다양한 이유가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상생(coexistence)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듯, 다양한 문화도 궁극적으로는 인류가 개인과 집단의 사고방식(ways of thinking)을 넘어서서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UN에서는 이러한 긍정적인 관점에서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5월 21일을 ‘발전과 대화를 위한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World Day for Cultural Diversity for Dialogue and Development)’로 제정하였던 바, 한국에서도 이런 국제적 흐름에 발맞추어 2010년 ‘문화 다양성 협약’을 체결하고 2014년 5월 ‘문화 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매년 5월 21일을 문화 다양성의 날로, 이날로부터 1주간을 문화 다양성 주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서로 다른 문화와 인종, 언어가 공존하는 곳이다. 각각의 문화들은 때로 너무 생소하기에 갈등(conflict)과 오해(misunderstanding)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이 '익숙하지 않음(unaccustomedness)'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면역력(immunity)을 키우고 다양한 문화에 대한 관용(tolerance)과 존중(respect)의 태도를 배양해 나가야만 우리가 원하는 건강한 사회로 갈 수 있을 것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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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석 2021-05-28 20:00:46
스무살 때 미국에서 월세 때문에 한방에 백인,흑인, 히스패닉 친구들과 같이 지냈던 경험이 지금 창작을 하는 일에 좋은 밑거름이 되어줬어요. 그때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글입니다.
58.***.***.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