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화북동은 문물이 왕래하던 제주의 옛 관문이다.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한 화복은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제주의 어떤 동보다 인구가 많았다. 삼사석, 해신사, 김석윤 건축가, 비석거리, 환해장성, 연대, 화북진성, 4.3 잃어버린 마을과 파출소 터 그리고 역사의 전통을 자랑하는 화북초등학교 등 그만큼 역사를 관통하는 유적지가 많이 남아 있다. 비록 성안에 위치하지는 않았지만, 화북은 제주의 역사가 시작되고 같이 한 원도심이다.

이토록 유서 깊은 마을이 1980년대 공업지역이 들어서면서 먼지와 소음 등 환경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고, 그 당시 시행한 구획정리사업은 화북을 구획 정리된 마을과 제외된 마을로 나뉘게 했다. 

‘제외된 마을’은 좁은 골목길로 이어지고 바닷가에 면해 있어서 그만큼 외면받아 빈집이 늘어나고 쇠락했다. 제외된 마을 이곳에 해신사, 환해장성, 연대, 화북진성 등 문화재가 집중돼 있지만 활용은 되지 않고, 보존의 명분으로 건축 규제만 강화돼 재산권의 제약이 심한 곳이다. 비록 쇠락한 곳이지만 이곳은 골목이 오밀조밀하고 바다 경관이 좋고 문화 유적이 많아서 올레 18코스도 이곳을 거친다. 이곳이 우리가 일컫는 화북 마을이다. 

화북동은 여러 이유에서 도시재생사업이 시급한 곳이지만 지정 기준에 미치지 못해 탈락했다. 그 이유는 삼화지구로 일컬어지는 아파트단지 때문이다. 도시재생기준사업은 ‘도시재생활성화지역 기준’을 삼화지구가 갈아 먹은 것이다. 아파트촌의 인구와 상가의 증가가 영향을 줬다. 화북은 화북 옛 마을 중심의 화북1동과 대단지 아파트촌인 삼화지구로 대표되는 화북2동으로 나눠진다, 역사적인 화북 마을이 모든 조건에서 도시재생의 지정 기준에 맞는데도 물리적인 거리와 정서적인 거리가 엄연히 존재하는 신생 대단위 아파트 때문에 제외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아파트단지와의 격차 때문이라고 제외된 마을의 도시재생이 더 절실한 것이다. 

다가오는 7월에 도시재생 후보지 변경 선정이 마감된다. 제주도청, 시청, 그리고 관련 부서에 화북동이 후보지에 꼭 선정되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수차례 언급했듯이 화북동은 자연 환경과 문화 자원 그리고 마을 주민의 애향심과 사업에 대한 이해, 참여도가 전국 어느 마을과 견주어도 최고라고 자부한다. 이런 유무형의 마을 자산을 바탕으로 도시재생을 통해 전국 제일의 명품 마을로 거듭날 것임을 자신한다. / 김충임 화북동 주민자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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