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31일 0시부터 식당・카페도 밤 11시 영업제한...업주-시민들 방역수칙 동참 

제주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완화 이후 106일 만인 31일 0시를 기해 2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최근 확진자가 급증한 대학로 분위기도 한순간에 바뀌었다.

제주형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 첫날인 31일 0시 대학로로 불리는 제주시청 앞 번화가에는 평소 불야성을 이루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대학로의 특성상 평소 새벽까지 장사를 이어가던 가게들은 자정 전에 영업을 마무리한다며 일찌감치 손님들의 양해를 구했다.

손님 대부분이 업주의 안내에 응하며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취객이 왜 “12시에 문을 닫느냐”며 항의했지만 업주들의 적절한 대응으로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자정을 넘어서자 요란하던 음악 소리가 사라지고 거리를 가득 메웠던 젊은이들도 자취를 감추면서 을씨년스런 모습까지 연출됐다. 

가게마다 술잔으로 채워진 테이블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자정 전에 서둘러 손님들을 내보낸 가게들은 뒷정리에 여념이 없었다. 빗자루를 들고 가게 앞 청소까지 마친 가게도 있었다.

한 술집 업주는 “대학로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젊은층이 줄었고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적용돼 손님들이 없다시피 하다. 빨리 이 상황이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9명의 코로나19 확진자 전파로 이어진 한 맥주전문점은 나흘째 문을 걸어 잠궜다. 해당 건물 지하 유흥주점도 행정명령 안내문이 내걸려 건물 전체가 암흑으로 변했다.

평소 택시 행렬로 2차선이 주차장으로 변했던 시청 맞은편 중앙로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한 택시기사는 “거리두기 격상 발표가 이뤄진 지난 금요일(28일) 밤부터 승객들이 끊겼다”며 “식당과 카페까지 영업시간이 제한돼 손님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인근 커피전문점과 PC방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심야 매장 내 음식섭취가 금지되면서 가게마다 '포장 가능'이라는 안내문을 내걸고 영업을 이어갔다.

영업제한 행정명령이 내려진 PC방은 밤 11시에 영업을 종료했다. 일부 PC방은 행정명령 종료에 맞춰 1시간만 문을 닫고 자정부터 다시 영업을 재개하는 곳도 있었다.

당초 제주도는 학생들의 코로나19 전파 위험을 낮추기 위해 11일부터 30일까지 PC방과 오락실, 멀티방의 밤 11시 이후 영업을 제한했지만 31일부터는 이를 해제했다.

9일부터 밤 11시 이후 영업이 금지된 유흥시설과 노래방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적용에 맞춰 향후 2주간 집합제한 조치가 유지된다.

사회적거리두 2단계는 6월13일 자정까지 적용된다. 밤 11시 이후 영업제한 시설은 유흥시설 5종·홀덤펍, 식당·카페,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실내스탠딩공연장, 파티룸 등이다.

식당과 카페는 영업이 제한되는 오후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 사이 포장이나 배달은 할 수 있다. 

제주도는 거리두기를 2단계 격상 기간 코로나19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해 ‘집중 방역 점검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전담팀을 구성해 현장 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관련 수칙을 어기면 사업자는 최대 300만원, 이용자에게는 최대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감염 우려가 높을 경우 개별 사업장에 대한 집합금지 처분도 이뤄진다. 

제주도는 방역수칙 위반 정도가 중대하고, 집단감염의 원인을 제공한 경우 방역 조치 비용, 확진자 치료비 등의 구상권(손해배상 청구권)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