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먹는샘물 부동의 1위인 제주삼다수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무라벨’ 제품을 생산했지만 브랜드 차별성에 대한 우려로 정작 마트와 편의점은 출시를 미루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페트병에 라벨을 제거하고 용기에 삼다수 문양을 넣은 ‘제주삼다수 그린에디션’을 출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제주삼다수는 2017년부터 페트병의 재활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페트병을 단일 재질의 무색병으로 전환했다. 용기 뚜껑은 친환경 합성수지(HDPE)를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한 그린에디션은 기존 무색병, 무색뚜껑에 라벨까지 없앤 이른바 3無(삼무) 제품이다. 최근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재활용 최우수등급까지 받았다.

도개발공사가 선보인 제품은 수요가 가장 많은 2L와 500mL, 2개다. 용기에 한라산과 화산암반 등 브랜드 자산을 형상화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판매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제주삼다수 클럽으로 제한된다. 2L는 6개, 500mL는 20개 묶음 단위로 연내 1억병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출시가 배달용에 한정되면서 대형마트와 동네마트, 편의점에서는 여전히 무라벨 제품을 만날 수 없다. 공격적인 무라벨 확대로 편의점까지 진출한 아이리스 등 경쟁사와는 대조적이다.

도개발공사의 속도 조절에는 브랜드 차별성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라벨 제품 특성상 브랜드를 식별하기 어려워 제주삼다수만의 차별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아이시스를 시작으로 코카콜라 생수와 강원평창수, 휘오순수, 하이트진로음료 석수 등도 무라벨 생산을 확대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넓어졌다.

도개발공사는 제주삼다수를 부각시키기 위해 상품명과 수원지를 양각으로 새기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정보 제공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상품명은 표준 규격 점자로도 표기했다.

환경부의 분리수거 쓰레기 정책과 환경을 생각하는 고객들의 착한 소비까지 더해지면서 무라벨 확대 흐름을 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도개발공사 관계자는 “삼다수 계급장(라벨)을 떼도 친환경과 고품질로 승부하면 소비자들이 알아볼 것”이라며 “배달용을 우선 공급하고 대형마트와 편의점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무라벨 생수 시장 속에서 어떻게 삼다수의 정체성을 구축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친환경으로 다가가며 품질 좋은 프리미엄 생수라는 점을 인식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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