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는 ‘학교의 유령’이 아냐
청소노동자는 ‘학교의 유령’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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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교육주체다] (18) 제주지역 청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흔히 교육의 3주체로 ‘교사·학생·학부모’를 꼽는다. 잠시 시선을 돌려 보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또다른 주체가 있다. 교육활동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소위 ‘비교사 노동자’로 호칭되는 이들도 분명한 교육주체다. 학교라는 교육공간에서 노동의 차별은 반드시 없어져야 하고 비정규직 노동에 대한 존중도 보장되어야 한다. 경쟁과 차별을 넘어 협력과 지원이라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 자리잡고 있는 주민자치 교육감 시대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현장 전문가의 릴레이 와이드 인터뷰로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 / 편집자
교육공무직노동자의 청소노동은 그 노동이 수행되지 않으면 거대한 혼란이 일어나지만, 노동이 수행되고 있는 동안에는 보고도 못 본 척 외면당하는 투명인간의 노동, ‘유령’이었다. 이미지=pixabay.

학교의 유령, 청소노동자 

교육공무직노동자들은 10여년 전 노동조합으로 단결하면서 학교 내 다양한 직종이 존재하고 있으며(전국적으로는 90여개 직종, 제주의 경우 30여개의 직종이 있다. 학교를 비정규직 종합백화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급식실 노동자, 돌봄전담사 등 교육공무직(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은 지난 10여년 간 꾸준히 사회적, 학술적 관심이 되어 왔다. 그러나 학교 내 청소노동자는 구체적인 노동조건이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학교 청소노동자들은 다른 직종의 교육공무직노동자에 비해 아침 일찍 출근해서 오후 3시 이전에 대부분 퇴근한다. 모 초등학교에서 3년 전 용역업체 소속으로 일한 청소노동자는 일찍 출근하는 이유를 “학교에서 학생들이 있을 때 청소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찍 출근해서 화장실 청소를 한다”고 설명했다. 

학교 청소노동자들은 최근까지 용역업체 소속 신분이었고, 아침 일찍 출근해서 눈에 띄지 않게 일을 해야 하는 조건이 존재 자체를 인지 받지 못하는 조건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스스로 청소하지 않는 이상 마술처럼 깨끗해지는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청소노동은 인간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고 사회를 유지하고 떠받치는 보편노동이자 필수노동이다. 

하지만 청소노동은 그 노동이 수행되지 않으면 거대한 혼란이 일어나지만 노동이 수행되고 있는 동안에는 보고도 못 본 척 외면당하는 투명인간의 노동, ‘유령’이었다. 타 지역 초등학교 행정실에서 일하는 지인이 10여년 전 한 말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당시 지인이 근무하는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가 밥을 받아서 화장실에서 먹는다는 것. 당시 대학 청소노동자들 휴게실이 없어서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열악한 상황이 알려지면서 “따뜻한 밥 한끼의 권리” 캠페인이 사회적으로 주목받았던 시기였다. 

청소노동자 고용안정이 차별 해소로 이어지지 않아

전국의 초, 중, 고 공립학교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 대부분은 2019년 9월 용역업체 간접고용에서 교육감 또는 학교장 직접고용으로 바뀌었다. 대학과 민간기업(최근 LG 청소노동자들의 해고 투쟁 등) 청소노동자가 직접고용 전환 또는 해고에 맞서 복직투쟁을 이어가는 현실에 비춰보면 최소한의 고용안정이 확보되었다.  

그러나 고용안정이 전부는 아니다. 고용안정은 노동조건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 직접고용과 정년보장이 생활가능한 임금확보 및 차별과 불평등 시정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학교 청소노동자는 한 학교당 1명으로 배치인원이 제한되어 혼자 고립된 채 일한다. 노동조건이나 업무상의 불만을 표출하고 개선하기 위해 동료와 함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매우 고립된 상태다. 하지만 제주지역 학교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 188명 중 90%가 우리노조에 가입해 있다. 타 지역은 학교 청소노동자를 조직하기 위해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 비춰 볼 때 이례적인 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오기 전에는 정기적인 청소 노동자 모임을 열었다. 코로나19는 정기적인 모임을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노동조합 입장에서는 혼자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이 서로 모임을 통해서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 수 없어서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렇지만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어서 올해 학교 청소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현재 60명의 청소노동자들이 실태조사에 참여했다. 

제주지역 청소노동자 실태조사를 하던 중, 비교 연구자료를 하나도 찾을 수 없어서 고민하던 중 올해 4월 초 여성학연구 제31권에 게재된 부산대학교 사회학과 최나현·김영의 “여성 청소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작업장 배제에 관한 연구 – 초·중·고등학교 환경미화원을 중심으로” 논문을 발견했다. 이 글의 상당 부분은 최나현·김영의 논문을 참고해서 썼다.  

“잠시 쉴 틈도 없을 정도로 바빠요”

학교 청소노동자들은 주요 업무로 △학교 화장실 청소(98.3%), △학교 내 현관청소(93.3%), , △ 청소 후 발생하는 쓰레기 분리수거(88.3%), △학교 내 계단청소(81.7%), △학교 내 복도 청소(80%), △ 체육관 화장실 청소(61.7%) 순으로 꼽았다. 

한편 학교 청소노동자들이 가장 시급히 개선할 점으로 하나만 꼽으라고 했을 때 첫 번째 근무시간 8시간 확대(16명), 두 번째 타 교육공무직과의 임금 차별 시정(8명), 세 번째 별도 휴게실 보장(6명), 네 번째 방중근무를 3일에서 5일 확대(4명), 다섯 번째 인력보충(3명) 순으로 원하고 있었다. 

ⓒ제주의소리
학교 청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출처=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 ⓒ제주의소리

제주지역 학교청소노동자들은 66.7%가 7시간 근무를 하고 있고, 25%가 8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 8.3%가 6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 

학교 청소노동자 대부분이 7시간 근무에, 1학교 1인 배치 원칙에 따라 노동강도가 너무 높다고 토로하고 있다. 한 청소노동자는 “몸이 지쳐서 방광염과 급성장염에 걸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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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 청소노동자 근무시간 및 근로형태 기준. ⓒ제주의소리

학교 청소노동자들은 제주도교육청 청소노동자 근무시간 기준이 너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26학급 중학교에서 일하는 한 청소노동자가 맡은 화장실 변기수는 160개, 이 외에도 학교 계단과 복도 등 청소를 하고 있다. 이 청소노동자는 “화장실이 많으며, 계단과 복도까지 청소를 해야 합니다. 하루 7시간 근무를 하니 너무 빠쁩니다. 잠시 쉴 틈도 없어요. 하루 근무시간을 8시간으로 늘리면 좋겠어요”라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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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별 학급수, 화장실개수, 근무시간 실태조사. 출처=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 ⓒ제주의소리

우리 노조 실태조사에 따르면 30학급 I초등학교의 경우 화장실 개수가 38개, 변기수가 198개이다. 화장실 개수와 변기수가 많은 이유는 학교 내 화장실 이외에도 체육관 화장실까지 청소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청소노동자의 근무시간은 하루 7시간임에 비해, E고의 청소노동자는 24학급에 화장길 개수가 24개, 변기수가 121개이며 근무시간은 하루 8시간이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라는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제주도교육청이 청소노동자의 주요업무인 화장실 청소 업무량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단순 학급수로만 근무시간 기준을 정했다는 문제제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오히려 초등학교 저학년은 화장실 사용에 익숙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초등학교라고 해서 중, 고등학교에 비해 노동강도가 약할 것이라는 생각은 틀릴 수도 있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초등학교 청소노동자 한 명은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으로 ’화장실 사용법 교육‘이라고 답했다.  

최나영·김영의 논문에 따르면 “연구참여자(청소노동자)들은 변기를 단 한 번만 청소하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출근하자마자 전체 화장실을 쭉 돌면서 물이 내려가지 않은 곳이나 막힌 곳을 점검한 이후에 일을 시작한다고 하거나,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이 끝날 때마다 수시로 돌면서 하나의 변기를 반복적으로 세척하고 소독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고 적혀 있다. 

제주지역 청소노동자들도 신경 써서 계속 학교를 돌아다닐 수 밖에 없는 것은 선생님이나 관리자가 더러운 곳을 발견하면 ”청소 안 하셨네요“와 같은 말로 청소상태를 지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학생 수가 줄어서 학급수가 축소되더라도 변기 수가 주는 것은 아니고, 복도와 계단의 면적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업무량은 그대로다. 일부 관리자는 청소노동자의 노동시간이 업무량이 비해 짧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R고등학교 청소노동자는 ”혼자서 학교를 청소한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에요. 너무 넓어서 혼자서 청소를 다 한다는 것은 힘들다고 학교 행정실에서도 이야기하는데, 교육청 배치기준이니 어쩔 수 없다는 얘기를 듣습니다“고 말했다. 

학교 청소노동자의 업무량과 노동강도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근무시간 및 1학교 1인 배치기준을 정했다는 비판을 할수 밖에 없다. 많은 청소노동자들이 2010년 초반까지만 해도 하루 8시간으로 용역업체와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용역업체에서 일하더라도 퇴직금이 없었고, 이는 근로기준법 위반이었다. 교육청이 퇴직금을 청소노동자에게도 지급해야 한다고 하자, 많은 용역업체에서 퇴직금을 지급하는 대신 근무시간을 하루 8시간에서 7시간으로 줄였다. 용역업체가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지 않기 위한 조삼모사였다. 용역업체 간접고용에서 교육감 또는 학교장 직접고용으로 바꾼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청소노동자 하루 근무시간을 8시간으로 늘려야 한다. 

83.3%가 휴게실이 있다고 답변, 그러나...

제주지역 청소노동자들은 83.3%가 학교 내 청소노동자 휴게실이 있다고 답변했다. 생각보다 높은 수치. 용역업체에서 교육감 및 학교장 직접고용으로 전환되면서 변화된 현실이기도 하다. 많은 학교장 및 관리자가 청소노동자 노동조건에 관심을 기울였고 이는 휴게실 마련으로 이어졌다. 

ⓒ제주의소리
제주지역 청소노동자 실태조사. 출처=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제주의소리

하지만 높은 수치 자체가 제대로 된 휴게실을 청소노동자에게 제공됐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점들이 많다. 휴게실이 있다고 답한 청소노동자 중에 주로 남성인 지킴이 선생님과 같이 쓰고 있다거나, 여고사 휴게실을 사용하고 있으며, 계단 밑 공간에 휴게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휴게실에 공구와 쓰다 남은 페인트통들이 많다고 답변했다. 휴게실에 세면 및 샤워시설이 있는 곳은 5개 학교에 불과했다. 또 고용노동부 휴게실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 휴게실로 적합하지 않은 공간들도 많다. 

여성, 청소노동이 받는 근무시간 및 임금 차별 해소 필요 

제주지역 청소노동자들은 급식노동자들을 자신의 비교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주된 내용은 급식노동자들이 받는 수당을 청소노동자들은 받지 못하는 점이다. 청소노동자들은 가족수당과 상여금, 근속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교육공무직노동자 중에서 청소노동자들이 가장 낮은 급여를 받고 있다. 제주지역 청소노동자들은 근무시간 확대에 이어 다른 교육공무직노동자들이 받는 급여를 청소노동자들도 받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최나현·김영은 논문에서 ”화장실 청소노동은 오염의 공간을 청소해야 한다는 불리함과 더불어 화장실을 청소하는 사람에 대한 사회적 멸시를 함께 견뎌야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업장에 1인씩 고립 되어 있는 현실, 화장일이라는 오염된 공간을 청소하는 것이 주요업무인 현실, 여성·중고령이라는 측면들이 모여 청소노동자에 대한 교차적인 차별을 강화시킨다. 

제주지역 청소노동자 실태조사 및 선행 연구자료 등에 따르면 교육청은 학생과 교직원수, 화장실 수, 변기 수와 청소면적 등 노동량을 기준으로 적합한 인력배치 방침을 다시 세워야 한다. 기본적인 방침은 하루 8시간 전일제로 전환되어야 하고, 2인 배치가 필요한 학교도 상당 수 있다. 또 청소노동자에게도 상여금, 가족수당, 근속수당 등이 지급되어야 한다. 교육공무직노동자 중 청소노동자 임금이 가장 낮다. 고연령 여성노동, 청소노동이라는 측면이 교육공무직 중 가장 낮은 급여를 청소노동자들이 받도록 만들고 있다. 

필수적인 노동, 청소

청소노동은 사회 자체의 재생산을 위해 필수적인 노동이다.  이 글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스스로 깨끗해지는 마술 같은 공간은 없다. 이 곳의 청결함이 누구 노동의 결과인가를 학교 구성원 모두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청소노동을 인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켄 로치 감독이 <빵과 장미>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에서 한 청소노동자가 신임 동료에게 말한다. ”청소작업복의 비밀이 뭔지 알아? 우리를 투명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거야“ 

제주지역 공립 초·중·고 학교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에게는 작업복이 지급되지 않는다. 청소노동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작업복 지급은 물론 업무량을 고려한 근무시간 확대 및 배치기준 개선이 절실하다. 교육공무직 중 가장 낮은 임금 역시 개선되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필수노동에 대한 사회적 토론과 대안 마련 논의가 활발하다. 청소노동 역시 학교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노동이다. 

# 박진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 교육선전국장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는 학교에서 일하는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이 가입하는 노동조합으로 조합원 1천3백여명의 제주지역 최대노조다. 박진현은 2014년 4월부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에서 교육선전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공공운수노조 중앙에서 일한 햇수를 합하면 20년 가까이 노동조합에서 일했다. 박진현 국장은 원래 부산 사람이다. 2013년 제주로 이주했다. 주위 사람들에게 제주로 이주하면 노동조합에서 절대로 일하지 않겠다고 떠들었지만 헛말이 됐다. 지금 제주 와서 가장 잘한 일을 뽑으라면, 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에서 일한 것이다.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고, 한 해도 파업과 투쟁을 하지 않은 해가 없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노동조합 하는 보람과 재미를 느낀다. 노동존중 평등학교를 실현하기 위해, 조합원들의 노동과 삶을 전하고자, 제주의소리에 연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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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 2021-06-02 09:49:35
소규모학교를 제외하고 한학교당 최소2명이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학교라는 공간이 워낙 일이많아서 혼자하기에는 지나가다 보더라도 너무 무리라고 봅니다.
지역어르신들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되고 아무튼 혼자는 무리라고 봅니다.
59.***.***.211

떠나라 2021-06-01 23:38:49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민노총 조합원이 일하는 직장은 모두 지옥이구먼!
귀족노조들은 모든 직장 그만두라
221.***.***.137

도민 2021-06-01 17:53:00
청소가 힘들면

마농 심그래 가자 겨울엔 미깡 따래가고
118.***.***.94


카아~~~^ 2021-06-01 16:18:28
이젠 청소 노동자도 공무원 시험 쳐서 선발하고
교사와 같은 대우 하면 되겠네...
이 시대의 귀족들.
3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