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별자치도 15주년 행사 광화문 개최 유력...제주도 "원지사 정치일정과 무관" 해명

[기사 보강=오후 2시31분] 대권 도전 의사를 피력하며 가뜩이나 서울 출장이 잦아진 원희룡 제주도지사에 대한 도민의 비판 여론이 높은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5주년 기념 행사마저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7월 2일 서울에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5주년 기념행사는 물론, 이와 연계된 세미나·토론회까지 서울서 개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아직 장소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념행사를 가진 뒤 세미나·토론회 등은 광화문 광장 인근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방안이 논의중이다. 이미 서울시장을 비롯한 국회의원 등의 참석 여부를 섭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미나는 '특별자치도 15년의 성과와 과제', '제주특별법 헌법적 지위 확보' 등 2개 세션으로 나뉘어져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지방자치분권위원장의 기조강연을 비롯해 학계와 정치계 유력인사들의 참여가 예정돼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지방자치분권 강화 모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면서 시범적 모델인 제주특별자치도의 사례를 알리고,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계획된 것"이라며 "전국적인 공감대를 얻는데 목적을 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을 기념하는 행사조차 서울에서 유치하는 것에 대한 적정성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지방자치분권을 논하면서 다시 서울을 논의의 장소로 택했다는 점 역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자칫 이벤트성 정치행사로 전락해 정치인 원희룡 지사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대선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청와대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행사 참석과 기조연설을 요청했지만 성사 여부는 미지수인 상태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이번 행사가 원희룡 도정의 정치적 행사로 읽히고 있다는 점이 부담스러워 참석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15주년 행사는 2006년 7월 1일 이후 꼬박 15주년이 되는 7월 1일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세종시에서 열리는 자치경찰제도 전면 시행 행사가 겹치면서 하루 늦춰졌다. 도민의 참여 속에 도민의 축제가 되어야 할 특별자치도 출범 기념행사가 장소도, 일시도, 전국단위 행사에 뒷전으로 밀린 셈이다.

실제 8일 오후 제주특별자치도와 국민의힘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별위원회 주최·주관으로, 원희룡 지사가 직접 기조연설에 나서는 '부동산 정책토론회'도 서울에서 진행된다. 원 지사가 공시지가 관련 논의에 불을 지피긴 했지만, 제주도 주관 행사를 굳이 서울에서 열어야 하는지는 물음표로 남는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특별자치제도개선의 동력이 유지되려면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으로 국정의 핵심과제가 돼야 가능하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지방에서 하는 것 보다, 지방에서 토론회 해봤자 큰 의미가 없으니 15주년 행사를 서울에서 함으로 인해 법적지위를 전국적으로 알리고, 그런 것들을 15주년 행사를 기점으로 해서 분위기를 만드는 차원에서 기획한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특히 "행사는 전적으로 부서 내에서 실무적으로 검토해서 기획하고 추진한 것이다. 원 지사의 의도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지사는 일정도 제대로 모르고, 아직 조율 중인 상황인데, 마치 지사의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지방정가에서는 원 지사가 7월초 제주도 하반기 정기인사 발표 직후,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이 실시되는 7월 12일을 전후로 지사직을 내려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남은 한 달간 원 지사의 '서울 바라기'가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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