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법 위반’ 의혹 오영훈 의원 남원읍 과수원 땅 직접 가보니…
‘농지법 위반’ 의혹 오영훈 의원 남원읍 과수원 땅 직접 가보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리-현장]1천여평 과수원 하우스 14동 만감류 재배...주민들 "오의원 집안 농사짓던 땅" 증언

[기사보강-6월9일 15:00]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투기 의혹에 연루된 소속 국회의원 12명에 대해 탈당 권유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제주지역 정가도 발칵 뒤집혔다. 12명 명단에 차기 지방선거에 도지사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 중인 제주시 을 지역구의 오영훈 의원도 '농지법 위반' 의혹 대상에 포함되면서다. 

오 의원은 "20여년 간 부부가 직접 농사를 짓던 땅"이라고 적극 해명했지만, 파문은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

9일 오전 찾은 서귀포시 남원읍 소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회의원 소유의 토지. 임대인에 의해 설치된 하우스에는 만감류 재배가 한창이다. ⓒ제주의소리
9일 오전 찾은 서귀포시 남원읍 소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회의원 소유의 토지 내 만감류 농사를 짓고 있는 비닐하우스.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는 9일 오전 국회 관보에 등재된 오 의원 소유의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1048번 토지를 직접 찾았다.

평소 차 한대가 지나다녔을 좁은 길로 200m 가량 들어서니 면적 3871㎡, 약 1100여평 남짓한 문제의 토지가 나왔다.

과수원 지목의 이 땅에는 비닐하우스 14동과 창고 용도로 쓰인 것으로 보이는 건물 한 채가 자리잡고 있었다.

열기가 후끈한 비닐하우스 내부에는 올해 수확하게 될, 아직 어린 만감류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있었다. 하우스 내외부에 물때와 이끼가 끼어있고, 곳곳의 철근도 녹슨 것으로 미뤄 여러해 농사를 지어온 것으로 보였다.

붉은 선 안은 9일 오전 찾은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소재 오영훈 의원 소유 토지. ⓒ제주의소리
붉은 선 안은 9일 오전 찾은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소재 오영훈 의원 소유 토지. ⓒ제주의소리
오영훈 의원이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아 소유하고 있는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소재 과수원. 해당 토지에 대해 국민권익위는 오영훈 의원이 자경을 원칙으로 하는 농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오영훈 의원이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아 소유하고 있는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소재 과수원. 해당 토지에 대해 국민권익위는 오영훈 의원이 자경을 원칙으로 하는 농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오 의원의 해명에 따르면 해당 토지는 지난 1994년 이후 20년 이상 오 의원 부부가 직접 농사를 짓던 곳으로, 당시 토지 소유주인 아버지와 주고받은 임대차 계약서도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 의원은 이후 2016년 4월 총선에서 20대 국회에 입성한 이후, 의정활동과 농사일 병행이 어려워지자 지난 2018년부터 지역 주민에게 임대를 줬다고 설명했다. 결혼 직후인 1994년부터 직접 농사를 지었고, 2001년 4월에 농지원부를 취득, 같은 해 5월에는 제주감귤농업협동조합에 가입하는 등 임대를 주기 전까지는 20년 넘게 가족들과 직접 귤 농사를 지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오 의원이 해당 토지를 취득한 시기는 2017년으로, 아버지 명의의 토지를 증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은 2012년 증여를 받았지만, 자신은 증여를 위한 절차를 밟는데 필요한 비용 부담이 여의치 않아 미루다 5년 후 증여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즉,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취득한 땅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경자유전' 원칙에 입각해 본인이 직접 농사를 지은 땅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문제의 소지는 남는다. 오 의원 측은 토지 임대 과정에서 농어촌공사 농지은행에 위탁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지은행에 위탁한 날짜는 올해 5월 28일이었다. 국민권익위 조사가 진행되니 위탁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해당 농지의 경우 오 의원 본인이 임차인 신분이었다가 토지를 (토지주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사례로, 판단하기에 따라 달리 볼 여지도 있지만, 공사에 위탁하지 않고 개인간의 임대가 이뤄졌다면 잘못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오 의원 측은 농지법 23조 '농업경영에 종사하지 않은 자에 한해 농지를 임대할 수 있다'는 조항에 근거해 농지은행에 위탁하지 않았음에도 벌칙 조항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사안은 추후 조사 과정에서 보다 명백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9일 오전 찾은 서귀포시 남원읍 소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회의원 소유의 토지. 임대인에 의해 설치된 하우스에는 만감류 재배가 한창이다. ⓒ제주의소리
9일 오전 찾은 서귀포시 남원읍 소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회의원 소유의 토지. 비닐하우스 시설에서는 만감류 재배가 한창이다. ⓒ제주의소리
9일 오전 찾은 서귀포시 남원읍 소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회의원 소유의 토지 내 임대인에 의해 설치된 하우스. ⓒ제주의소리
9일 오전 찾은 서귀포시 남원읍 소재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회의원 소유의 토지 내 만감류 농사를 짓고 있는 비닐하우스 ⓒ제주의소리

과수원 취재 현장에서 만난 인근 주민들도 오 의원의 해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해당 토지와 약 50m 떨어진 곳에 거주하고 있는 지역주민 양순팔(101) 할머니는 9일 오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해당 토지에 대해 묻자 "거기 OO네(오 의원 부친 이름) 땅이라"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양 할머니는 "열아홉에 이 동네 시집와서 이 곳에 살고 있는데, 그 전부터 그 집안이 농사를 짓던 땅"이라며 "OO네(오 의원 부친네) 가족이 와서 감귤 농사를 짓고 있었던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과수원 토지가 이번 논란이 된 투기용 토지가 아니라는 점을 증언한 셈이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탄생한 국회의원이기에 주민 대부분은 오 의원의 사정을 비교적 소상히 알고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가게에서 만난 주민 김모(61)씨도 "(오 의원네가) 직접 농사를 짓다가 작년쯤 임대를 준 것으로 알고 있다. 도의원 시절에도 직접 농사를 지어왔다"고 증언했다. 최근까지 오 의원이 직접 농사를 지었다는 점에 대해선 같은 증언이었다.

또 다른 주민 김모(66)씨도 "오 의원이 직접 농사를 지었다. 고생 깨나 했지만 생각보다 농사가 잘 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다 구체적으로 첨언했다.

마을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 동네는 입지 자체가 원래 토지거래가 많은 곳이 아니다. 2018년쯤에 주택 거래가 있긴 했는데, 땅을 사고 파는 경우는 많지는 않다"며 "(오 의원의 토지는)증여받은 땅이기도 하지만, 투자용으로 권하는 땅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농지법 6조 2항에는 농지 소유 가능한 자격을 명시하고 있다. 해당 조문에 따르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인 8년 이상 농업경영을 하던 사람은 이농한 후에도 당시 소유하고 있던 농지를 계속 소유할 수 있도록 돼있다.

2018년 이전 직접 감귤 농사를 지었다는 증거로 오영훈 의원 측이 보내 온 사진. 제공=오영훈 국회의원실
오영훈 의원 측이 직접 농사를 지었다며 2016년 1월 촬영한 한라봉 만감류 수확하는 사진을 비롯한 직접 자경 증거들을 제시해왔다. 일체의 관련자료는 수사기관에도 제출해 투기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하겠다는 입장이다.  / 사진=오영훈 국회의원실

결과적으로 전반적으로 소명이 가능한 지점이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 오 의원 측의 입장이다. 오 의원 측 관계자는 "조금만 들여다보면 위반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지만, 국민권익위와 당에서 섣부른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닌가 의문"이라며 "마치 비리와 묶여있는 것처럼 엮이다보니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오 의원도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황당한 일이다. 제 명예와 관련되기도 했지만, 제 가족의 명예와 관련된 문제인데 국민권익위도, 당에서도 소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오 의원은 "언론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혔듯이 당에도 소명의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수본으로 관련 자료가 넘어갔는지 확인중인데, 넘어갔다고 하면 신속한 수사를 통해 제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당의 탈당 권유에 대해서는 "제가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인데 탈당 권유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당내 국회의원 12명 전원에 대해 자진 탈당 권고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내년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거론되는 오영훈 의원이 위법성 또는 부동산 투기의혹에 대한 사법당국의 결정이 어떻게 날지에 제주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185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185
문대탄 2021-06-16 23:28:12
토지투기 한 것 아니다.
(민주)당 잘못이다.
27.***.***.71

4.3정신 2021-06-16 14:06:19
4.3정신은 화해, 상생, 미래입니다.
반목은 새로운 4.3입니다.

문제 제기도 조상땅 시리즈도 모두 충정일 것입니다.
이제 그만 멈춰주시기를 호소합니다.

지금부터는 민주당 지도부의 시간입니다.
우리는 평화와 미래를 생각해야 합니다.
121.***.***.33


꿈 접으라 2021-06-16 09:11:48
이거 수사해도 결과 나오잰허민 1년 넘게 걸릴건디 도지사랑 마랑 국회의원도 못험직헌게 ㅜㅜ
180.***.***.86

법대로 2021-06-15 22:11:34
법대로 했댄 하잖아요
속고만 산 불쌍한 인생!이군요
오의원 힘내소
122.***.***.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