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한·스페인 관광라운드테이블서 산티아고-제주올레 관광협력 강조

17일 오전 (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 파우 병원에서 열린 한-스페인 관광산업 라운드테이블. 사진=청와대
17일 오전 (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 파우 병원에서 열린 한-스페인 관광산업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해외 순방 중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도 올레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이 제주올레길 태동의 계기라 할 수 있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산티아고 순례길과 제주올레길의 협력 사항도 논의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스페인 국빈 방문 일정 중 한·스페인 관광산업 라운드 테이블 연설을 통해 양 국의 관광 교류 확대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스페인 방문을 계기로 양 국 정부는 '상호방문의 해'를 1년 연장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산업 중 하나가 관광산업이다. 2019년 14억6000만명을 넘었던 세계의 관광객이 코로나로 인해 2020년 3억9000만 명으로 줄었다"며 "한국 역시, 2019년 1700만명이었던 방한 관광객이 2020년에는 250만 명으로 감소하며, 항공뿐 아니라 여행업, 숙박, 외식산업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국가 간 이동 제한을 완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국제적으로 백신 접종 증명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일부 국가 간에는 여행안전권역이 시작됐다"며 "여행과 관광을 위한 국제적 협력은 관광산업의 재개뿐 아니라 일상의 회복을 촉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스페인은 세계 2위의 관광 대국이자, 우리 국민이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에는 63만명의 한국 국민이 만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스페인을 찾았다"며 스페인의 관광 위상을 치켜세웠다.

지난 17일(현지시각)바르셀로나 경제인협회 연례포럼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카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싶어 하는 한국인이 많다. 한국의 서명숙 씨는 50세 생일을 앞두고 삶을 돌아보기 위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며 "그 길을 걷는 동안 '너는 너의 길을 만들어라'라는 동행자의 말을 듣고 한국에 돌아와 제주도에 올레길을 개척했다. 제주도 올레길은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길이 됐고, 전국 각지에 비슷한 걷기 코스가 생겼다"고 제주의 올레길을 언급했다.

올레길의 탄생 비화까지 소개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발언이었다.

실제 문 대통령과 제주올레는 인연이 깊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낙선한 직후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제주 올레길을 찾아 마음을 추스리기도 했다. 당시 송악산 해변을 따라 걷는 올레 10코스와 가파도 청보리길로 유명한 올레 10-1코스를 걸었다. 이 발걸음에는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동행해 직접 길을 안내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당시 서 이사장으로부터 전해들은 올레길 조성 배경과 과정을 소상히 소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혼자 사색하고 걷는 것을 좋아하는 문 대통령은 제주의 올레길 여러 코스를 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숙 여사도 퍼스트레이디가 되기 전에 수 차례 제주올레길을 방문했다는 후문이다.

양 국 장관은 '상호방문의 해' 연장을 계기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과 한국의 '제주 올레길' 특정 구간 안에 상호 상징구간을 만들고 홍보하는 데 동의했다. 때마침 이 자리에 함께한 갈리시아 주정부부지사도 즉각적인 환영의 뜻을 표했다.

양 국은 산티아고 순례길과 제주 올레길의 협력을 포함한 논의된 사항에 대해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세부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정책 담당자는 "이번 원탁회의와 '한-스페인 상호방문의 해' 1년 연장을 통해 한국은 스페인과의 관광교류 활성화를 위한 기반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남미를 대상으로 방한 관광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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