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특정대상 우선 접종 검토 않는다" 선그어...제주도 9월말 제주 1차접종 완료 예상

지난 11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왼쪽에서 두번째)를 만나, ‘제주도민 백신 우선 접종지원 건의안’을 전달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오른쪽에서 두번째)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왼쪽에서 첫번째). ⓒ제주의소리
지난 11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왼쪽에서 두번째)를 만나, ‘제주도민 백신 우선 접종지원 건의안’을 전달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오른쪽에서 두번째)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왼쪽에서 첫번째). ⓒ제주의소리

여권 대선 주자의 아이디어로부터 시작해 호기롭게 추진되던 '제주도민 우선 접종'이 결국 물 건너갔다. 행락철 몰려드는 관광객에 대비해 제주도민이 먼저 집단면역을 형성하자는 계획이었지만, 결국 형평성 논리를 이겨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정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3분기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에 따르면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제주도의회가 발 벗고 나섰던 '제주도민 우선 예방 접종'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도 정례브리핑에서 제주도민 우선 접종 건의와 관련 "지역별로 어느 지역을 특정해 우선 접종하는 계획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대권 도전을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국회의원으로부터 시작된 '제주도민 백신 우선 접종' 제안은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이를 수용하면서 급진전됐다. 여름철 제주에서 피서를 즐기려는 관광객이 급증할 것에 대비 '7월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백신을 조기에 공급해달라는 요청이다.

이 과정에서 원희룡 지사와 좌남수 의장 등이 직접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건의안을 전달하기도 했다. 다만, 김부겸 총리는 "전 국민이 즐겨 찾는 지역으로 제주도민의 안전은 당연히 중요하다"면서도 "고위험군 우선접종에 대한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원론적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 17일 7~9월까지 3분기 코로나19 백신 접종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 

백신 우선 접종 요구는 제주 뿐만이 아니었다. 기간산업 종사자, 교육계 종사자, 소상공인, 문화예술인, 해외 파견자, 장애인 관련자 등은 저마다의 이유로 백신 우선 접종의 필요성을 꾸준히 어필해 왔다. '백신 우선 접종'이라는 키워드로 뉴스를 검색하면 나름의 사정을 낱낱이 살펴볼 수 있다.

지역으로 분류해 조기접종을 요구한 것은 제주가 유일했고, 결국 지역 간 형평성을 이겨내지 못했다. 

애초에 설득 논리가 빈약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부터 이어져 온 코로나19 확진세를 분석해보면 외지인에 의한 접촉보다 도민과 도민 간의 접촉으로 인한 확진 사례가 확연히 많았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제주 신규 확진자 87명 중 71.2%인 62명이 수도권 등 다른 지역을 방문하거나, 다른 지역 확진자의 접촉한 이력이 있었다. 반면, 확진자가 급속히 번지기 시작한 5월 확진자 328명 중 68.6%인 225명은 외부 요인이 아닌 지역 내 전파 사례였다. 6월 통계는 아직 집계되기 전이지만, 지난 14일까지 발생한 확진자 150명 중 101명(67.3%)은 지역 내 감염으로 분류됐다.

결과적으로 외부 관광객의 원활한 유치를 이유로 들기에는 제주지역 내 감염원 통제가 원활하지 못했다는 반론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결국 제주도민 역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순차적인 접종 계획에 따라야 한다. 돌아오는 3분기에는 △60~74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미 완료자부터 시작해 △30세 미만 사회 필수 인력 △고3 수험생과 고교 교직원 △어린이집·유치원·초중등 교직원과 돌봄 인력 △50대 △40대 이하 순으로 백신 접종이 진행된다.

제주의 경우 오는 9월 말까지 총 40만2580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18일 오전 0시 기준 제주지역 코로나19 예방접종자는 1차 18만3176명, 얀센 등을 포함한 2차 접종 완료자는 4만834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 제주도민 전체 인구수 67만4635명 대비 접종률은 1차 27.2%, 완료 7.3%다.

임산부 및 18세 미만 소아, 초·중·고교생을 제외한 18세 이상 도민 57만5116명으로 범위를 좁히면 1차 접종자는 31.9%, 접종 완료자는 8.6%다. 접종대상 인구 중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위한 70% 목표 인원을 기준으로 할 때 1차 접종자는 45.5%, 완료자는 12.3%가 된다. 

제주도는 계획대로 백신 접종이 이뤄질 경우 약 100일 후인 오는 9월 말까지 1차 접종이 완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태봉 제주코로나방역추진단장은 "정부의 3분기 접종대상별 계획에 맞춰 구체적인 인원과 대상 등 시기 등을 세부적으로 수립 중"이라며 "집단 면역 형성으로 일상 회복에 하루 빨리 다가갈 수 있도록 맞춤형 접종 계획을 수립하고 대상별로 원활한 접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