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은 제주특별법에 의해 10년마다 수립되는 법에서 정한 최상위 계획이다. 지난 주 도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내용을 들여다 보다 이 글을 시작한다.

우선 우리 제주의 미래와 도민의 삶에 관한 계획이며, 행정과 도의회를 중심으로 우리의 역량을 집중할 방향타일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많이 어려워진 작금의 상황과 향후 몇 년간 예상되는 경기 하락과 조세수입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힘모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담아내는 것이어야 함에도 아쉬운 점에 관한 몇가지 의견을 나누고자 한다.

첫째, 종합계획안(진짜 안이길 바란다)을 보면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핵심사업 40여개의 절반이 넘는 분량이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내용이라는 것이다. 마치 JDC의 실무자가 작성한 계획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제주의 미래는 JDC가 만들어 주려나 보다. 

좀 더 상세히 말하면, 이제 막 터파기공사를 한다는 ‘제2첨단과기단지’에 16개나 되는 핵심사업, 거기에 영어교육도시와, 트램, 그리고 용암해수단지에 6개나 되는 핵심사업 이란다. 제주에 제2첨단과기단지와 해수단지가 이제라도 생겨서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인가?

둘째, 슬로프 랜드, 푸드 아일랜드 용어도 생소하다. 그래서 읽어보니 색달 쓰레기매립장 터에 스키장이 없는 제주를 특별히 배려한 썰매장, 집라인 같은 시설을 하겠다고 한다. 고맙다고 해야 하나. 이런 일들은 그냥 관광 관련 사업체가 만들면 될 일이다. 종합계획에 넣어야 하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작성하고 있는지, 도민 수준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화가 나기도 한다.

셋째, 구분이 뒤죽박죽이다. 개념 도출 과정에서 1)행복 2)청정 3)혁신 4)글로벌의 네가지로 분류하여 핵심사업을 선정하였다고 하였다. 그런데 폐배터리는 환경에, 분산형에너지와 전기차 특구는 혁신(경제)에 있다. 그러고 나니, 환경에는 ‘생태공원’과 ‘제주자산관리신탁공사’와 같은 것이 남는다. 생태공원은 새로운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차라리 도내 석탄화력발전소 철거와 같은 커다란 그림이 그려졌으면 좋았다고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마지막 분야 ‘글로벌’이다. 계획서에는 국제수준의 미술관과 음악당, 아트페어가 나열되었다. 커다란 음악당과 미술관이 있으면 세계적인가? 정말로 제주가 세계인들에게 줄 수 있는 글로벌한 가치가 이런 것이어야 하는가? 이런 시설이 없어서 제주가 글로벌의 장애가 되어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하나하나의 사업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싶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고 글을 마치려 한다. 무엇보다 제주에 대한 애정과 도민의 삶을 위한 계획이 제대로 보완되리라 믿으며, 도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심도있는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몇몇의 기업이 독자적으로 충분히 할 수도 있는 사업을 종합계획이라고 버젓이 채택하는 것은아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노형로터리 D타워를 포함하는 것이 맞다. 우리의 미래, 더 나아가 우리의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 일이다. / 이제연구소 소장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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