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74) impartia 편견 없는

im·par·tial [impάːrʃəl] ɑ. 편견 없는
어느제꺼장 그 궤 소곱에 실 건지
(언제까지 그 동굴 안에 있을 것인지)

impartial은 부정접두사 in-(=not)과 part ‘부분(部分)’의 결합이다. 이 part라는 어근(語根)에서 나온 낱말로는 partial ‘부분적인’, partisan ‘당파심이 강한’, department ‘부문’, participate ‘참가하다’ 등이 있다. impartial의 어원적 의미는 ‘어떤 부분으로 치우치지 않은’이다. 어떤 부분으로 치우치는 견해(opinion)를 편견(prejudice)이라고 한다면, impartial은 그렇게 고착된 편견(偏見)이나 선입견(先入見)이 없는 상태를 뜻한다.

동굴(cave) 안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손발이 모두 묶인 채 동굴 안쪽만을 바라보도록 되어 있다. 이들이 볼 수 있는 건, 해가 비출 때 동굴 안쪽 벽에 나타나는 바깥세상(outside world) 물체들(objects)의 그림자(shadow)뿐이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그런 그림자만 보았기 때문에 그것들이 실존(existence)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체(substance)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쩌다가 그 중 한 사람이 포박을 풀고 동굴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는 드디어 그림자가 아니라 바깥세상의 실체를 본다. 그는 실제적인 태양, 나무, 바위, 산, 꽃, 새 등의 진짜 모습을 뚜렷이 보았고, 그제서야 비로소 동굴 안에서 보았던 모습들이 그림자이고 허상(illusion)이라는 걸 알았다. 그는 이런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동굴 안으로 다시 들어갔고, 동료들에게 동굴벽에 어른거리는 것들이 그림자이지 실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열심히 설명했다. 그러나 동굴 안의 그 누구도 그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동굴벽을 가리키며 그들이 보는 것이 실존하는 모든 것이라고 우겨댈 뿐이었다. 

- 플라톤의 「국가(Politela)」 7권 중에서-

동양에서는 중국인들이 자기들의 나라를 세상의 중심(center of the world)이라 생각하여 ‘중국(中國)’이라 하였고, 서양에서는 유럽인들이 자기들이 활동하던 바다를 세상의 중심(medi- “中” + terra “地”)에 있는 바다라고 생각하여 ‘지중해(the Mediterranean)’라고 했다. 모두가 동굴 안에서 보았던 편견의 세상이었다. 인간은 이렇듯 자기중심적인(self-centered) 편견의 동물이다. 아무리 자신의 경험적 폭을 넓혀도 그 경험적 한계(empirical limit)로 인해, 늘 동굴 안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람들이 있고, 자신의 생각은 틀릴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자는 자신이 동굴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고, 후자는 자신만은 동굴 밖에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이다. 후자의 경우는 다분히 병적(morbid)이다. 아주 깊은 동굴 안에 있으면서도 그런 사실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파놓은 동굴 안에 갇혀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자신의 동굴 속에 들어앉아 벽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substantial truth)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출처=Pixabay.
인간은 자기중심적인 편견의 동물이다. 아무리 경험적 폭을 넓혀도 그 경험적 한계로 인해, 늘 동굴 안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자신만은 동굴 밖에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파놓은 동굴 안에 갇혀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출처=Pixabay.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적 갈등(conflict)과 분열(division)은 대부분 이러한 여러 가지 동굴들로 인해 일어나고 있다. 지역감정(regionalism)의 동굴, 진영논리(camp logic)의 동굴, 인종차별주의(racism)나 페미니즘(femminism)의 동굴, 세대차이(generation gap)의 동굴 등을 보면 저마다 맨 왼편에 하나, 맨 오른편에 하나씩 대립적으로(oppositively) 있다는 게 그 특징이다. 그런 좌우동형(zygomorphism)의 동굴 안에, 바깥세상의 다채로운(colorful) 실체들을 보지 못한 채 명과 암(light and shade)의 이분법(dichotomy)으로만 허상을 보는 극단주의자들(extremists)이 살고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들 그 동굴 안에 있을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안에서 자신들의 생각만이 옳다는 독선(self-righteousness)에 빠지면 거기 갇힌 채로 평생을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There is nothing either good or bad, but thinking makes it so.
(좋고 나쁜 것은 없다. 생각이 그렇게 만드는 것일 뿐.)

- 세익스피어의 「Hamlet」 중에서 -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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