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주개발공사 직원 4명 직위해제, 내부감사 착수...7월초 결론

국내 먹는물 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제주삼다수'가 때아닌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내부에서 '물 횡령' 비리 의혹이 제기돼 자체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파장이 예상된다.

28일 제주도개발공사 측에 따르면 최근 관련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공사 직원 4명을 직위해제 조치하고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삼다수 물량을 생산라인 뒤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 중에는 중간관리직을 맡고 있는 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생산라인만이 아닌 물류, 설비 등의 영역에서도 이 같은 행위가 반복됐다는 정황이 드러났다는 전언이다.

감사에 착수한 공사 측도 빼돌린 물량이 수천 톤일지, 수만 톤일지 가늠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횡령 의혹이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이뤄진 터라 물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단순 개인의 일탈 문제로 종결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제주의소리]는 취재 과정에서 복수의 직원으로부터 이 같은 횡령이 "수년에 걸쳐 관행적으로 이뤄진 일"이라는 증언을 확보했다.

익명을 요구한 직원 A씨는 "삼다수 물량을 출고하는 파레트를 지게차로 일부러 찍어 파손품이라고 판별하고, 바코드 테이핑을 몰래 붙이지 않는 방식으로도 빼돌리는 수법"이라고 귀띰했다.

A씨는 "(가담자는) 한 두명이 아니고, 내부 사정을 워낙 잘 아는 사람들이다. 어지간한 행위는 CCTV가 찍히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상당한 횡령 사건일 수 있지만, 물증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수 년째 반복적으로 진행돼 왔어도 꼬리가 잡히지 않다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기에 최근의 사건 정도만 추려지지 않을까 싶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내부 직원만 공유가 가능한 '블라인드' 앱 게시글에 한 직원은 "직원들 몇 명이랑만 얘기해봐도 퍼즐이 맞춰지는데, 이걸 그냥 썰로 흘러가게 놔둘지 증언이 되게 할 지 신속하게 선택할 시점"이라며 "애초에 정식으로 조사해서 줄줄이 엮여있는 횡령-갑질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공사 측도 이 같은 정황 증거를 토대로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CCTV 자료 등을 확보하고, 직원 개별 면담을 통해 증언을 확보하고 있다.

김정학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은 [제주의소리]와 전화통화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 적발돼 감사팀이 직접 현장에서 전수조사하고 있다. 7월초 쯤 감사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감사결과 문제가 확인되면 강력하게 처벌하고, 사법당국의 판단까지 받을 각오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문제를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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