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기자회견 "도지사 사퇴후, 임기 내 개편 어려울 듯"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의소리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의소리

좌남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1일 내년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류하고 있는 '제주 행정체제 개편'을 임기내 성사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좌 의장은 이날 오후 2시40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간의 소회와 남은 임기 동안의 계획 등을 밝혔다.

좌 의장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행정체제 개편 추진 과정에 대해 묻자 "사실 취임하자마자 추진하고 싶었는데, 원희룡 지사가 원치 않아 못했던 것"이라고 뒷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조례를 시행하려면 도지사가 동의해서 같이 가야 한다. 도지사가 거부권도 있기 때문"이라고 책임 소재를 돌렸다.

이어 "도지사가 임기를 다 치른다면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겠는데, 그런 여건이 아니어서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했다. 원 지사는 대권 도전을 앞두고 사퇴가 점쳐지고 있다.

좌 의장은 "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가장 잘못한게 시.군(기초자치단체)을 없앤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특별행정기관을 가져오는 과정에서 국비를 보내주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좌 의장은 원 지사가 행정체제 개편을 거부한 이유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아직은 적합하지 않다'고 하는데 그건 말도 안된다. 자기 권한을 좀 내려놓는 차원이라면 반대할 이유도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옛날의 시장.군수 만나듯 도민들이 도지사를 만날 수도 없고 얼굴 보기도 힘든데, 그런 애로사항이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좌 의장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도 겨냥했다. "특별자치도 출범할 때 교육 관련 특례 16가지를 교육청에 줬다. 국어-사회-역사를 제외하고는 학교장 마음대로 수업을 만들 수 있는 특례도 포함돼 있다"며 "제주교육에 어마어마한 권한을 줬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좌 의장은 "영어로만 수업할 수도 있고, 수업시간도 유동적으로 조정하고, 초등 6년-중등 3년-고등 3년 과정을 11년 안으로 단축시킬 수도 있는 특례가 포함돼 있다"며 "아무리 주문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며 교육행정의 경직성에 직언을 날렸다.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 후, 다른 정치적 진로를 고민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정치를 한 것은 머리띠 두르고 피나게 싸워도 노동자의 목소리가 반영이 안됐기 때문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아니더라도 노동자의 애로사항을 전달할 사람이 많아졌다"며 "다른 욕심이 있다면 도둑놈이다. 앞으로 봉사나 하면서 살겠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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