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관광객 100만명↑...거리두기 제주만 강화단계 적용, 대유행 '전조현상'도 우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광제주의 '딜레마'가 재현되고 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매달 100만명을 넘어서며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정작 제주도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지난달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100만명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제주를 입도한 내국인 관광객은 총 112만249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루 평균 3만5000여명의 관광객이 꾸준히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제주로 몰려드는 관광객 행렬은 이미 새삼스럽지 않다. 지난 5월 내국인 관광객은 113만2368명, 4월에는 107만8759명을 기록했다. 대외적 여건상 외국인 관광객은 회복되지 못했지만, 그 빈자리를 국내 관광객이 메우고 있다.

굳이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할 것도 없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견줘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수치다. 2019년 6월 내국인 관광객 수는 115만5020명이었다. 같은해 4월에는 115만8666명, 5월에는 117만6059명의 국내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다.

이 기간 중 제주지역 내 호텔 객실 가동률은 70~80%에 달했다. 제주 골프장 내장객은 5개월만에 100만명을 돌파해 역대 가장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 1월까지 10만여명이었던 골프장 이용객이 5월 들어 33만여명을 넘어선 것이다.

관광업계는 그간 억압돼 온 여행수요가 방역 긴장감이 느슨해진 틈을 타 한번에 터져나오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제주도는 전국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거리두기 완화 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이번 여름 휴가철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예년을 웃돌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관광시장 회복세에 반색하고 있는 업계와는 달리 도민사회의 불만도 적지 않다. 관광객에 의한 감염 피해가 고스란히 지역으로 옮겨짐에 따른 우려다.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적용된 '제주형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전국적인 기준에 비해 제약이 많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자체별 적용방안에 따르면 제주의 경우 '비수도권 지역'의 1단계 수준에 부합했다. 6월 마지막 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3.85명으로, 인구 10만명당 1명 기준에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기준과는 별개로 제주는 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했다. 모임 인원 제한을 해제한 비수도권 타 지역과는 달리 제주는 사적모임 제한 인원을 수도권 수준인 6인으로 제한했다. 

예방접종 완료자에 대한 일상회복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예방접종 완료자는 7월1일부터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제주는 8월까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했다.

제주도 방역당국은 그 이유로 휴가철 입도객 증가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를 들었다. 실제 지난 6월 10일을 기점으로 지역 내 확진자 수가 꺾인 반면, 외부 요인에 의한 감염자는 꾸준했다. 해외 입국자도 여럿 있었지만, 대부분 관광 등의 목적으로 제주를 찾은 타 지역 입도자들이었다.

결국 외부 요인에 의해 그간 영업제한의 피해를 고스란히 참아내야 했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결과를 낳게 됐다.

수도권 지역 확산세가 그대로 제주에 옮겨붙는다는 그간의 전례도 도민사회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달 1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826명으로 약 6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전날(3일) 확진자 수도 743명으로, 올해 토요일 중 가장 많은 확진자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대부분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는 추세다.

수도권 확산세는 제주에도 영향을 미쳐왔다. 2020년 11월 2천여명이었던 서울지역 월별 확진자가 한 달 후인 12월 1만여명으로 폭증할 때, 제주지역 확진자도 11월 22명에서 12월 340명으로 급증했다.

지난 5월 제주를 덮친 대유행 당시에도 전조 현상이 있었다. 서울 확진자가 3월 3800여명, 4월 5800여명으로 늘었고, 제주지역 확진자도 3월 55명에서 4월 82명, 5월 315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항공노선이 집중된 수도권에서 입도객이 몰리며 바이러스가 유입됐다는 관측이다.

결국,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지이지만, 그 이전에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한 제주도의 딜레마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수도권 확산시 입도객에 의한 지역 내 전파 위험도 덩달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입도객 중 무증상자도 많아 이를 사전에 차단할 방법도 마땅하지 않다"며 "수도권 확산이 지역 내 전파로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활동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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