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비중 높인 제주도립예술단 합동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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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주도립예술단 합동공연 ‘카르미나 부라나’
카르미나 부라나 공연 화면 갈무리. 사진=제주도청 유튜브.
카르미나 부라나 공연 화면 갈무리. 사진=제주도청 유튜브.

제주도립예술단의 세 번째 합동공연 ‘카르미나 부라나’가 3일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은 오페라로 진행한 지난해 두 번째 합동공연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팔리아치 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는 화려한 캐스팅과 규모를 자랑하는 무대를 갖추면서 완성도에 방점을 찍었다면, 올해는 나름의 색깔을 갖추고자 노력하며 창작의 영역을 보다 넓힌 흔적이 인상적이었다.

‘카르미나 부라나’는 독일의 작곡가 칼 오르프(1895~1982)가 작곡해 1936년 발표한 칸타타(cantata) 작품이다. 칸타타는 독창, 중창, 합창과 기악 반주로 이뤄진 성악곡의 한 형식이다.

보통 오페라의 경우 가사, 곡, 대사, 배역, 줄거리 같은 어느 정도 완성된 구조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그와 달리 성악곡인 ‘카르미나 부라나’는 가사와 노래 이외 연출은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합동공연은 무용단 비중을 높이고 제주다움이 묻어나는 요소를 도입하는 등 시도를 더했다.

'카르미나 부라나'는 총 25곡을 부르면서 ‘오 운명의 여신이여’로 시작해 같은 곡으로 마무리하는 구조를 띈다. “거대하고 공허한 운명”의 중압감을 느끼며 자연 속에서 느끼는 아름다움, 선술집에서 벌어지는 솔직한 욕망의 분출, 남녀의 사랑 등 주로 인간의 감정을 전달한다. 식탁에 올려지는 동물의 심정을 연기한 장면은 비장함과 웃음이 공존하는 매력을 느꼈다.

앞서 지난 5월 합동공연 쇼케이스 당시 제작진들은 “관악단, 합창단, 무용단 등 각 예술단의 고유 기능이 돋보이는 무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한 바 있다. 서귀포관악단은 연주로, 제주합창단과 서귀포합창단이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무용단은 몸짓으로 작품을 해석·표현했다. 한결 비중이 높아진 무용단 덕분에 눈과 귀로 함께 이해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7번째 곡(숭고한 숲)에서의 테왁춤, 15번째 곡(사랑의 신은 어디에나 날아와서)에 해녀로 분장하고 출연한 KBS제주방송총국어린이합창단 등 제주 특성을 반영한 부분도 눈에 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합동공연은 무관중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올해 역시 온라인 중계를 진행하면서 일부 객석을 개방했다. 제주도청 공식 유튜브로 실시간 송출된 영상은 제목, 가사, 부가설명 등 모니터 앞 관객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며 이해를 도왔다.

다만, 합동공연의 매력을 최대한 담아내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느껴졌다. 중계 장비가 화면을 가리는 장면이 반복되거나, 영상에 담을 대상을 제대로 정하지 못하는 식으로 불편함을 줬다. 

무엇보다 청각과 시각이 어우러진 합동공연의 취지를 이해한다면 안무 비중이 높은 화면 연출이 합당해보인다. 그러나 앞뒤 안무 진행을 자르거나, 동작 전체 대신 표정에 집중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돼 부족한 이해도를 나타냈다. 공연장이 아닌 영상으로 접하는 관객은 정보를 오직 화면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럽지만 강조해본다. 

제주도립예술단 합동공연의 목적을 제주 예술의 역량을 키우면서 도민들에게 보다 다양한 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한다고 이해할 때, 올해 공연은 앞서 언급한대로 완성도만큼 창작과 장르의 융화를 찾는데 집중했다. 

아직 시작이나 다름없는 세 번째인데다, 교향악단과 관악단, 제주시와 서귀포시라는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물리적 요소도 감안해야 한다. 민선 7기 출범 당시 원희룡 도지사가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은 도립극단, 도립국악단 등을 고려해보면 앞으로 더욱 유기적이고 실험적인 합동공연 무대는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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