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19명 나온 7일 서울서 ‘희망오름’ 출범식 참석…‘내로남불’ 대권행보 논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19명 발생한 7일, 서울에서 자신의 지지모임 출범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여권의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제주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던 것과 비교하면 ‘내로남불’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중소기업중앙회 여의도 본관에서 열린 ‘희망오름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기조강연과 함께 비대면 방식의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출범식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해 축사했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영상으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 행사장에는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과 포럼 생중계를 위한 방송인력 등 수십 명이 참석했다.

원희룡 지사는 기조강연에서 “더 이상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을 가만둘 수 없다. 우리 국민들의 일상이 부서지고 있다”며 정권교체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끊임없는 적 만들기, 역사 편 가르기, 국민 싸움붙이기, 나라 조각내기는 그들의 패거리 의식과 탐욕의 발로”라며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운 뒤 “여러분과 함께 희망의 고지를 향해 오름을 시작하게 돼 참으로 든든하다. 반드시 승리겠다”고 역설했다.

이어진 ‘소통의 시간’에서 “지지율이 왜 안 뜬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지지율이 깡패다. 그래서 고민”이라면서도 “제가 갖고 있는 가치가 노출되기 시작하면 지지율은 계단처럼 뛰어오를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보수정당의 유니폼을 입고,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원희룡 지사가 7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중소기업중앙회 여의도 본관에서 열린 ‘희망오름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비대면 방식의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희망오름포럼 제공. ⓒ제주의소리
원희룡 지사가 7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중소기업중앙회 여의도 본관에서 열린 ‘희망오름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비대면 방식의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희망오름포럼 제공. ⓒ제주의소리

문제는 이날 행사가 지난달 9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제주행사 취소와 오버랩되면서 원 지사가 도정에 너무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제주에서는 하루 19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 발생했다. 이처럼 두 자릿수 확진자 발생은 6월9일 10명 이후 28일 만이다.

공교롭게도 6월9일은 원희룡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주는 지금 코로나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며 이재명 지사에게 6월11일 제주도의회에서 예정된 경기도·경기도의회·제주도의회 간 ‘일본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대응 정책 협약식’ 취소를 요청한 날이다.

당시 홍명환 제주도의회 의원은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뻔질나게 서울을 드나들면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공무원 몇 명이 4.3추모와 경기도+경기도의회+제주도의회와의 3자 협약을 하러 제주도에 오는 것을 공개적으로 오지 말라고 한다. 자신은 되고 남은 안 된다는 내로남불과 선별적 사고, 참으로 특별한 경우”라고 꼬집은 바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원 지사가 비슷한 시기 자신이 소속된 국민의힘 행사에는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였던 이준석(3~4일), 나경원(5일), 홍문표(6일) 후보 등은 줄줄이 제주로 내려와 일정을 소화했다. 이들은 제주시청 거리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제주도당사에서 50명 내외의 당원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외순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는 “기존 백신과 치료제 모두에 저항성이 강한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일대 전환기를 맞은 방역 현장을 뒤로하고 개인의 입신양명만을 위한 대권행보에 매진하는 도지사의 모습에 도민 한 사람으로 자괴감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한편 원희룡 지사는 이날 서울행사 전인 6일 현대자동차(주)와 제주형 친환경차 생태계 구축 업무 협약식 참석을 위해 일찌감치 상경한 상태였다. 도청 홈페이지 ‘주요일정’(7일)에 행정부지사는 3개 일정이 잡힌 반면 원희룡 지사는 공란으로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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