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75) distortion 왜곡

distortion [distɔ́:rʃən] n. 왜곡(歪曲)
올림픽 정신 왜곡허는 도쿄올림픽, 무사 참가허는고?
(올림픽 정신 왜곡하는 도쿄올림픽, 왜 참가하는가?)

distortion은 dis- ‘완전히(=completely)’와 –tort ‘비틑다(=to twist)’의 결합이다. 이 tort라는 어근(語根)에서 나온 낱말로는 distort ‘왜곡하다’, torture ‘고문(拷問)’, tortuous ‘비틀린’ 등이 있다. distortion은 말 그대로 ‘완전히 비틀어버리는 것’이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어떤 사실이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경험한 내용을 어떤 식으로든 다른 의미로 변화시키거나 혹은 정확하지 않고 그릇되게 지각(perception)하여 경험하는 것을 뜻한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축구 동메달 결정전. 거기서 한국은 일본을 2대0으로 이겨 동메달을 따냈고 경기 후 박종우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한 축구 팬의 응원 도구(cheering tool)를 펼쳐 든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 적힌 종이 한 장이었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 일본을 그걸 정치적 행위(political action)라고 하여 그 책임을 따졌고 IOC는 곧장 징계 절차(disciplinary action)에 들어갔다. 그래서 그는 올림픽 메달을 받지 못하다 그해 12월, 뒤늦게 메달을 받는다.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 중재재판(arbitration)에서 당시 행위가 우발적(accidental)이었음을 해명(clarification)하여 얻어낸, 다행스러운 결과였다.

그러던 일본이 이번에 자국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는 내로남불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휴대폰으로 도쿄올림픽 조직위 홈페이지에 들어가 최대한 확대를 해야만 보일 정도로 교묘하게(artfully) 독도를 일본영토로 표기해 놓은 것이다. 이 사실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지면 도쿄조직위로 문의해보라는 답변이 온다. IOC가 묵인(connivance)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IOC가 과연 공평(equality)과 공정(impartiality)의 올림픽 정신을 선수들에게 말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 회의가 들 수밖에 없다.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임을 아직도 부끄러워 하지 못하는, 한반도를 위시한 동아시아 침략과 수탈에 대해서도 반성하지 않는, 최근에는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하며 지구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일본 정부에 대해서 이제 세계 각국은 지구의 지속가능한평화를 위해서라도 한 번쯤 분명한 태도를 보여줘야 할 때가 되었다. 사진=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올림픽 정신을 이렇게 왜곡하면서도 도쿄 하계올림픽은 결국 강행(enforcement)되는 모양이다. 그 왜곡의 뒤에는 아베-스가 정권과 그들을 지지하는 특정 대기업들이 있고, 올림픽 개최를 통한 경제적 이득(financial gain)을 포기할 수 없는 IOC(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가 있다. 이제 이들의 올림픽 강행 의지 앞에는 코로나 변이(variation) 감염 위험(risk of infection)에 따르는 선수들의 안전 문제도 뒷전이고, 도쿄올림픽이 취소(cancelation) 또는 연기(postponement)해야 한다는 일본국민 80% 이상의 민의(public opinion)도 더 이상 안중에 없다. 말 그대로 정권을 위한, 정권에 의한 올림픽인 것이다. 

2차 세계대전(World War II)의 전범국(war criminal nation)임을 아직도 부끄러워 하지 못하는, 한반도(the Korean Peninsular)를 위시한 동아시아(East Asia) 침략(invasion)과 수탈(exploitation)에 대해서도 반성하지 않는, 최근에는 방사능(radioactive) 오염수(contaminated water)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하며 지구의 생태계(ecology)를 위협하는 일본 정부에 대해서 이제 세계 각국은 지구의 지속가능한(sustainable) 평화를 위해서라도 한 번쯤 분명한 태도(clear attitude)를 보여줘야 할 때가 되었다. 이래저래 올림픽 정신을 왜곡하는 이런 올림픽이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코로나 팬데믹(pandemic)의 와중에도 열려야 하는가? 그리고 우리나라는 왜 이런 올림픽에 참가해야 하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대충 얼버무리며 넘어갈 문제는 아닌 것 같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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