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거리두기 전혀 지켜지지 않아…도외 지점도 워크숍 참여

 

[기사보강 10일 오후 5시 19분]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며 역대 최다 발생이라는 기록을 쓰고 있는 가운데 제주에서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단체 워크숍이 개최돼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애월읍사무소의 실수가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지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하는 심각한 상황을 고려해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고 공직자 대상 유연근무제를 의무화하는 등 조치를 예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아랑곳 않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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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에서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대규모 워크숍이 개최돼 지역감염 확산이 우려된다. ⓒ제주의소리

10일 도내 A 헬스장 운영업체는 도내외 지점 직원들을 모아 워크숍 개최했다. 

이날은 0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78명으로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 발생 이후 최다수치를 기록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A업체는 제주시 애월읍 용흥리운동장에서 10여개 지점의 100명 가까운 직원들을 모아 워크숍을 진행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찮은 데다가 거리두기 격상이 예고된 상황에서도 강행한 것이다. 

취재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당시 운동장에서는 인원들이 천막 아래 모여 그늘을 피하는 등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있었으며, 스피커에서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즐거운 분위기가 연출되는 등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임을 잊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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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수칙 준수는 아랑곳 않고 손을 모아 구호를 외치고 있는 워크숍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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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워크숍에서 거리두기는 거의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제주의소리

운동장 펜스에는 각 지점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있었으며 이 가운데 도내 지점뿐만 아니라 울산과 수원지점을 응원하는 현수막도 걸려 있는 등 도외 지점도 참여한 모습을 보였다. 

또 워크숍에서 직원들은 서로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밀착한 채로 ‘파이팅’ 구호를 외치는 등 거리두기가 전혀 지켜지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심지어 일부는 턱스크를 하는 등 마스크 착용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었으며, 길에서는 1m 거리두기는 커녕 다함께 모여 담배를 태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다수의 회원을 상대로 하는 헬스장 운영 특성상 직원이 확진될 경우 지역사회 감염 전파 우려가 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방역수칙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 같은 사실을 제보해온 [제주의소리] 독자는 “아무리 거리두기 기준을 만족한다고 해도 이렇게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를 꼭 열었어야 하나”라고 되묻고 “아이들도 답답하지만 참고 밖에 잘 못 나가는데 조심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현장을 지나던 최호균(29, 가명) 씨는 “코로나19가 연일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단계도 격상됐는데 이건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며 “여기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피해는 심각하지 않겠나. 손님들에게 운동도 가르치고 할 텐데”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와 관련해 당초 애월읍사무소 관계자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신고를 받고 현장에 다녀왔을 때는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잘 쓰고 있었다. 또 거리두기 1단계 적용에 따라 500인 이상 행사가 아니라서 수칙 위반은 아닌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는 조금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보여 대표자를 불러 잘 지켜달라고 계도하는 등 조치를 했다”고 말했지만, 애월읍이 지침 해석을 잘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사적모임은 최대 6인까지만 가능한데, 애월읍이 거리두기 개편안으로 확인해 500인만 넘지 않으면 행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애월읍은 행사 개최가 가능한지를 묻는 업체 측에 500인 이상만 아니면 가능하다고 알렸고, 이에 따라 워크숍이 열린 셈이다.  

애월읍 관계자는 “거리두기 지침을 잘못 봤다. 기존 거리두기 지침 이행 기간인데, 개편안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침 해석을 잘못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해산명령을 내리기 위해 오늘(10일) 오후 4시50분쯤 현장을 찾았지만, 이미 행사가 끝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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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아래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는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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