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충민의 사람사는 세상] 연동 배드민턴클럽에 아가의 집 원생들이 왔습니다

제주시 연동배드민턴 클럽(회장 김석종)에서는 지난 일요일(24일) 월례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클럽회원들만의 자체 대회여서 배드민턴의 구력과 실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다 같이 즐기는 취지에서 마련한 행사였습니다.

 
▲ 회원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 강충민
 
이런 월례대회 행사에 귀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연동클럽에서는 매주 네 번째 토요일 북제주군 함덕에 있는 사회복지법인 '아가의 집' 원생들에게 프로그램 봉사를 나갑니다. 2006년 12월부터 시작하여 지금껏 이어지고 있는 결연프로그램입니다. 바로 그 시설의 원생들을 클럽 행사에 초청한 것입니다.

프로그램은 아가의 집 근처에 있는 함덕중학교 체육관에서 운영되는데 이 날은 원생들이 그곳을 벗어나 아주 멀리 나온 것이지요.

 
▲ 김석종 회장입니다. 찍고 보니 손을 꼭 잡고 있는게 눈에 띄었습니다.
ⓒ 강충민
 
연동클럽에서는 체육관 내 게시판에 그달의 참여희망자를 본인 스스로 적습니다. 만에 하나 참여하는 사람이 없게 되는 불상사를 미리 없애기 위함입니다.

프로그램 봉사에 참석하지 못해 마음 한구석에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던 회원들 중 월례대회 때 원생들을 초청하자는 얘기가 나와서 실행에 옮기게 된 것입니다. 클럽 회원들 모두 진심으로 좋아했고요.

 
▲ 선물도 꼭꼭 잘 챙기고... 강정인 사무국장이 잘 여며줍니다.
ⓒ 강충민
 
체육관에 들어서 밝은 모습으로 회원들에게 인사도 하고 "환영한다"는 말과 함께 큰 박수를 받으니 입이 귀에 걸린 것 마냥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 가볍게 몸풀기로 시작하고...
ⓒ 강충민
 
"어제 우리 애들 너무 들떠서 평소보다 늦게 잤어요. 오늘 아침에는 깨우지 않아도 다들 새벽부터 일어나서 준비하고 있더라고요. 떼쓰거나 고집 부리면 일요일 날 연동클럽 못 간다고 하면 바로 특효약이었어요."

지난번 취재 때 안면을 익힌 송영순 선생님이 원생들이 배드민턴 치는 모습에 흡족해하며 편안한 웃음으로 얘기합니다.

 
▲ 꼼꼼히 지도해 줍니다.
ⓒ 강충민
 
 
▲ 회원들과 똑 같이 코트에서 게임도 했습니다.
ⓒ 강충민
 
'일요일인데 오늘 못 쉬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배시시 웃으며 얘기하는데 순간 숙연해졌습니다.

"이렇게 불러줘서 얼마나 고마운데요. 저희들이 못 쉬는 대신 우리 아이들이 즐겁잖아요. 아참 행복한 고민이 있는데 갑자기 배드민턴 프로그램을 희망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졌어요. 또 오늘 단순히 놀러 가는 게 아니고 클럽에서 정식으로 초대를 받았다고 하니 다른 아이들이 무척이나 부러워했고…."

아가의 집에서는 배드민턴 말고도 볼링, 자전거타기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도 덧붙여서 얘기해 주었습니다.

 
▲ 아가의집 선생님들입니다.
ⓒ 강충민
 

"진순아!" "주연아!" "건이야!"

정기적으로 참여를 한 터라 이름들은 다 알아 정겹게 불러주며 몸 풀기로 시작하여 점수를 일일이 세주며 게임도 했습니다.

지난 3월에 취재 갔을 때보다 눈에 띄게 진지해진 원생도 있고 회원들 못지않게 강한 스매싱을 하는 원생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다들 땀을 뻘뻘 흘리고 회원들과 다 같이 체육관 앞 공터에 마련한 점심을 같이 먹었습니다.

"시설에서 생활하다 밖에 나와서 좋고 열렬한 환영을 받아서 좋고 사람들이 자기 이름을 불러줘서 좋고 운동해서 좋고… 오늘 우리 아이들 정말 행복한 날이에요."

원생들 점심 먹는 것을 옆에서 꼼꼼히 살피면서 강경애 선생님이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건이야! 연동클럽오니까 좋아?"

밥을 먹자마자 다시 배드민턴 라켓을 잡는 눈이 참 예쁜 건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얼마나 좋으냐면 아주 많이 좋아요."

그 말과 함께 환하게 웃는데 저까지도 환해집니다.

이날 혹시라도 장마철이라 날이 궂으면 원생들이 이동하는데 불편하지나 않을까 다들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운동하는 내내 화창한 날씨여서 여간 다행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이제 원생들은 다시 볼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지요.

누군가 간절하게 나를 기다린다는 것. 무척이나 행복한 일입니다.

 
아가의 집에서는 집에서 사용하는 모든 물품이 귀하고 소중합니다. 아가의 집 후원 문의: 064-783-9000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실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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