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제주 전통 된장을 알리는 ‘맛 전도사’
아이들에게 제주 전통 된장을 알리는 ‘맛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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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6차산업人] (25) ‘제주물마루전통된장학교’ 부정선 대표
제주 농업농촌을 중심으로 한 1차산업 현장과 2·3차산업의 융합을 통한 제주6차산업은 지역경제의 새로운 대안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창의와 혁신으로 무장해 변화를 이뤄내고 있는 제주의 농촌융복합 기업가들은 척박한 환경의 지역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메이드인 제주(Made in Jeju)’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주역들입니다. 아직은 영세한 제주6차산업 생태계가 튼튼히 뿌리 내릴수 있도록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기획연재로 전합니다.   [편집자 글] 
제주물마루전통된장학교 부정선 대표. 제주 전통장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의소리

“큰 욕심은 없습니다. 우리 제주가, 우리 아이들이 제주 된장의 진정한 맛(味)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일을 시작한 이유이자 마지막 목표입니다”

우리 고유의 제주 전통장의 명맥을 지키면서 제주 된장 문화를 알리는 6차산업 인증 사업자 영농조합법인 ‘제주물마루전통된장학교’ 부정선(58) 대표의 말이다. 

제주시 한림읍 대림리에서 나고 나란 부 대표는 농민의 딸이다. 농사를 짓고 싶지 않아 상경해 직장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렸다. 

같은 제주 출신인 남편은 작은 사업체를 운영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사업은 기울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 부 대표 부부가 안은 사업 빚은 수천만원. 요즘 돈으로 따지면 족히 수억원에 달하는 빚이었다. 

어린 자녀를 키우기 위해, 그리고 당장 먹고 살기 위해 부 대표는 고향인 제주시 한림읍 대림리로 돌아와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1994년, 부 대표 나이 31살이었다. 

젖도 떼지 못한 두 아이를 업고 키우던 상황에서 부 대표는 ‘양파’가 그나마 쉽게 농사지을 수 있는 작물이라고 생각해 양파 농사를 시작했다. 어린 아이를 업은 채로 농사를 지었던 그 해 양파 가격은 치솟았다. 

제주 전통장에 사용되는 유기농 친환경 원료 생산 모습. ⓒ제주물마루전통된장학교.

당시 부 대표는 생각했다. 

“이런 것이 농사구나. 내가 열심히 할수록 농작물이 달라지는구나. 서울에서 사업을 하면서 돈과 사람에 대해 상처를 많이 받았는데, 농사는 전혀 다르구나. 땀 흘렸더니 보람도 크고 농사에 재미를 느끼게 됐다”

부 대표의 아버지는 29세 나이로 역대 최연소 대림리장을 역임했다. 선도 농업을 하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브로콜리 농사를 시작했다. 당시 제주에서는 획기적인 작물이었다. 

브로콜리 농사를 짓다보니 3~4월이면 브로콜리 가격이 상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브로콜리는 매해 겨울 1~2월쯤 수확하는 작물이다. 부 대표는 작은 부지를 얻어 저온냉장고를 설치했다. 2층에는 가족들과 함께 살 수 있는 제주의 첫 집을 마련했다. 

저온냉장고에 브로콜리를 보관하면서 때를 기다리던 부 대표는 브로콜리 가격이 치솟은 4월쯤 출하를 시도했지만, 이번엔 크게 실패했다.  

겉으로는 싱싱하게 보이는 브로콜리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 것. 브로콜리에서 나오는 특유의 가스를 틈틈이 제거해야 하는데, 그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부 대표는 저온냉장고에 보관돼 있던 브로콜리를 모두 버려야만 했다. 

경험은 교훈이 되어 다음해부터 가스 제거 등을 통해 브로콜리 농사에 성공했고, 부 대표는 모든 빚을 다 갚을 수 있었다. 

경제적으로 조금씩 여유가 생기자 부 대표는 서울에서 누리던 문화생활이 그리웠다. 그렇게 동네 여성농업인들과 함께 ‘생활개선회’를 조직했다. 

물마루된장학교 체험프로그램 모습. ⓒ제주물마루전통된장학교.
물마루된장학교 체험프로그램. ⓒ제주물마루전통된장학교.

계속된 활동에 부 대표가 속한 단체는 제주 최고의 생활개선회로 인정받았고, 2002년 정부가 추진하는 ‘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에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생활개선회 회원들은 지역 농산물을 가공해 소득을 올리기 위한 방법을 찾다 ‘된장’을 생각해냈다. 

2003년 ‘선돌 물마루 식품’을 설립했지만, 처참했다. 모든 정성을 들여 만든 된장을 팔리지 않았다. 제주 뿐만 아니라 전국 농업인들의 고민인 ‘판로’가 없었기 때문이다. 

좋은 원료를 사용해 좋은 제품만 생산하면 된다고 믿었지만, 말 그대로 ‘실패’였다. 결국 생활개선회 회원들은 선돌 물마루 식품 운영을 포기했다. 

부 대표가 실패의 원인을 찾던 중 도내 한 초등학교 아이들이 체험활동을 위해 회사를 찾아왔다. 정성스레 만든 된장이 담긴 항아리 뚜껑을 열었는데, 부 대표는 큰 충격을 받았다. 

어린 아이들이 “X 냄새가 나요”, “토할 것 같아요”라면서 된장의 향을 견디지 못했다. 피자와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전통 된장의 향은 ‘맛있는 향기’가 아니라 ‘역한 냄새’였다. 

당시 부 대표는 미래 세대인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전통의 장을 계속 만들기로 마음을 다 잡았다. 

부정선 대표가 항아리에 담근 된장의 숙성 상태를 살피고 있다.ⓒ제주의소리
해외 셰프들을 대상으로 제주 전통 된장에 대해 강의하는 부정선 대표. ⓒ제주물마루전통된장학교.

부 대표는 생활개선회 회원들을 찾아 설득했지만, 아무도 호응하지 않으면서 2005년부터 혼자 지금의 일을 시작했다. 

수년간 부 대표는 무농약, 유기농 원료를 사용해 건강한 전통 된장을 만들었다. 그 노력을 인정받아 친환경 급식을 제공하는 학교에 납품까지 성공했고, 2011년에는 영농조합법인 ‘제주물마루전통된장학교’로 이름을 바꿨다. 또 사회적기업으로서 현재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물마루된장학교와 부 대표는 농림부장관 표창, 농촌진흥청 여성농업인스타상, 우수체험공간, 여성농업인대상, 전통식품 품질 인증, 신지식농업인장, 유기가공식품품질인증 등을 받았다. 2014년에는 전통장류제조사 사범자격도 취득했다. 

무엇보다 2015년 6차산업 인증을 받고 생산부터 제조, 체험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을 해내며 구슬땀을 흘리는 등 제주와 제주 전통 된장 알리기에 열심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에는 제주관광공사가 선정하는 '9월 가볼 만한 곳'에 지정되기도 했다.

물마루된장학교의 된장은 100% 국산이다. 엄밀히 말하면 99%는 제주산, 나머지 1%가 국내산이다. 

된장을 만드는데, 필수 원료인 소금의 경우 제주에서 유기농, 친환경 제품이 생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가끔 고추와 콩 등의 작황이 좋지 않으면 제주의 원료를 구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부 대표는 수입산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지역 유기농, 친환경 고추와 콩을 이용하고 있다. 물론 천혜의 자연을 벗삼아 자라는 제주산 원료를 최우선으로 사용한다. 

현재 물마루된장학교에서는 된장뿐만 아니라 고추장과 쌈장, 간장, 청국장 등을 생산하고 있다. 

물마루된장학교에서 부 대표가 정성스럽게 담근 된장.
스마트 기상 시스템을 도입해 최적의 전통 제주장 기후 여건을 확인중인 부정선 대표. ⓒ제주의소리.

제주의 전통 장이 다른 지역과 무엇이 다를까. 이에 대해 부 대표는 “기후 여건이 가장 크다”고 답했다. 

부 대표는 “다른 지역은 겨울철 메주를 발효하기 위해 아궁이를 떼 온도를 높이는데, 제주는 그럴 필요가 없다. 된장의 맛은 메주가 결정하는데, 제주와 다른 지역의 가능 큰 차이점”이라며 “제주의 된장은 다른 지역 된장과 달리 유난히 뒷맛이 깔끔하다. 제주 사람들이 된장을 이용한 ‘냉국’을 자주 먹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부 대표는 된장을 숙성하는 장소에 기온계 등 스마트 기상시스템을 설치해 관리하고 있다. 가장 맛있는 제주 전통의 장맛을 살릴 수 있는 기온과 습도 등을 측정해 관리하기 위해서다. 

부 대표의 최종 목표는 지역 사람들에게 제주 전통 된장 문화를 전파하고, 어린 아이들에게 제주에서 생산된 청정 원료를 이용한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일이다.

이 같은 신념은 물마루된장학교에서 운영하는 ‘체험프로그램’에서 엿볼 수 있다. 

물마루된장학교에서 만든 된장 1kg의 가격은 2만5000원이다. 반면 체험프로그램 참가비는 2만원인데, 체험프로그램이 끝난 뒤 직접 만든 된장 1kg을 집에 가져갈 수 있다. 

체험프로그램에 참가하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전통 장을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다. 

부 대표는 “제주에서 생산되는 정말 좋은 재료를 이용해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고 싶다. 된장학교를 운영할 수 있을 만큼의 최소비용만 받으면 된다”며 “제주 전통 장 문화 전파와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 제공을 위해 지금의 일을 시작했고, 앞으로도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끝으로 부 대표는 한마디를 남겼다. 

“사랑, 나눔, 실천, 삶의 그림을 혼자보다는 우리함께”

물마루된장학교의 다양한 제품들. ⓒ제주물마루전통된장학교.

제주물마루전통된장학교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대림리 118(한수풀로 2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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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21-07-22 12:23:51
저두 애들 데리고 참여하고 싶네요 전통방식 된장 화이팅
223.***.***.140

부산경금 2021-07-22 08:53:31
건강한 소리가 들리네요
제주된장(오이냉국 )그립네요!!
220.***.***.90

제주인 2021-07-21 16:00:34
잘 햄 수다!
이게 제주를 지키는 먹거리 우다 ^^
제주 청정 자연에서 -
2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