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남, ‘고개 들어달라’ 요구에 “안된다” 짜증…백광석, 혐의 인정 질문에 “죄송” 답변

 

이별 통보에 앙심을 품고 옛 연인의 아들인 16세 중학생 A군을 살해한 혐의로 주범 백광석(48)과 공범 김시남(46)이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됐다. 

27일 제주동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12시 55분께 중학생인 A군을 살해한 백씨와 김씨를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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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조천읍 한 주택에서 16세 청소년 살인 혐의로 검찰 송치된 백광석(48). ⓒ제주의소리

송치를 위해 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1층 출입문 정문으로 빠져나온 백씨는 고개를 숙인 채 땅바닥만 바라보며 유족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계획적인 범행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말끝을 흐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송 차량에 탑승하기 전까지 이어진 취재진 질문에는 침묵했다. 

공범 김씨는 고개를 들어달라는 같은 질문에 “안돼요, 안돼”라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한 뒤 차량에 탑승하기 전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이 1층 출입문 정문에서 차량으로 이동할 때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공개하라”, “저들을 사형시켜라” 등 격분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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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조천읍 한 주택에서 16세 청소년 살인 혐의로 검찰 송치된 김시남(46). 김씨는 이날 고개를 들어달라는 취재진 요청에 "안된다"며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경찰은 A군 어머니와 2년 정도 사실혼 관계에 있었던 백광석이 이별 통보에 대한 악감정으로 백씨의 지인인 김시남과 함께 집에 있던 A군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 등 2명은 지난 18일 오후 3시 16분부터 오후 3시 41분 사이 A군의 어머니가 출근해 집에 없는 시간대 거주지에 침입해 흉기나 둔기 등을 사용하지 않고 A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군은 목숨을 잃은 지 7시간여 뒤인 오후 10시 51분께 퇴근한 엄마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결박 상태였으며 부검 결과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라는 부검의 소견이 나왔다.

조사 결과 이들은 처음부터 A군을 범행대상으로 삼았으며 동기 역시 백씨가 사실혼 관계였던 A군 어머니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자 앙심을 품고 김씨와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범행 이틀 전부터 조천읍 A군 주거지 인근을 살펴보는 등 범행을 미리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군 어머니의 신고를 받고 폐쇄회로(CC)TV 영상과 탐문 수사 등을 통해 피의자 2명을 특정한 뒤 19일 0시 40분께 김씨를 검거했다. 

이후 주변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한 역추적 수사를 통해 제주시내 숙박업소에 머물고 있던 백씨를 같은 날 오후 7시 26분께 붙잡았다. 

법원은 도주 우려 등을 감안해 지난 21일 구속영장을 발부했으며, 제주경찰청은 당초 신상공개 불가 방침을 바꿔 뒤늦게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이들에 대한 신상을 공개했다. 

신상공개 이유는 ▲피의자들의 사전 범행 모의 및 범행 도구 구입 등 계획적 범행 확인 ▲성인 2명이 합동해 중학생인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 ▲결과가 중대할 뿐만 아니라 피의자들이 범행을 자백하는 등 증거 충분 등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인인 김씨가 주범 백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이유는 김씨가 백씨에게 수백만 원의 금전적 빚을 지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가 같이 살인에 가담했다는 백씨 진술과는 달리 김씨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경찰은 김씨가 주택에서 먼저 빠져나온 것과 관련해 범행을 회피하려는 계산적 의도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을 저지른 뒤 파손했던 피해자 A군의 휴대폰 조각을 찾아내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는 등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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