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야간 음주·취식금지에 인근 방파제 '풍선효과'...백사장 주변 음주도 여전

27일 밤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서측에 위치한 이호유원지 방파제에 젊은이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취사금지 안내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고기를 구워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7일 밤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서측에 위치한 이호유원지 방파제에 젊은이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취사금지 안내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고기를 구워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 이호테우해변 백사장에 대한 취식 금지 조치후 일부 관광객과 시민들이 술자리를 인근 방파제로 옮기면서 마을 주민들이 방범 활동에 애를 먹고 있다.

야간 음주·취식 행위 금지 행정명령 이틀째인 27일 밤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서측에 위치한 이호유원지 방파제는 20~30대 젊은이들이 무리를 이뤄 각자 자리를 잡았다.

방파제 곳곳에는 취사행위를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렸지만 휴대용 가스버너까지 준비한 일부 방문객들은 이를 무시한 채 고기를 굽고 찌개를 끓여 먹으며 음주를 즐겼다.

대부분 4인 이하로 사적 모임 기준을 지켰지만 운동과 야경을 즐기는 행인들 사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경우는 허다했다. 일부는 치킨과 피자 등을 배달시켜 먹기도 했다. 
 
저녁 8시30분 이호동 방범대로 구성된 순찰대가 현장에 도착하자 한 무리는 서둘러 가스버너를 끄며 연신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27일 밤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남측 공터에서 젊은이들이 술을 마시자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자율방범 순찰대원들이 음주와 취식 금지 안내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7일 밤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남측 공터에서 젊은이들이 술을 마시자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자율방범 순찰대원들이 음주와 취식 금지 안내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음주 및 취식 행위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진 27일 밤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백사장 경계에서 일부 관광객들이 단속을 피해 맥주를 마시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음주 및 취식 행위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진 27일 밤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백사장 경계에서 일부 관광객들이 단속을 피해 맥주를 마시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취사행위가 금지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30분 이내로 자리를 정리하겠다. 쓰레기를 가져가려고 봉투도 미리 준비했다”고 말했다.

방파제의 경우 집합금지가 적용되는 행정명령 대상지에 포함되지 않아 모임 자체를 막지는 못한다. 방법대원의 단속 권한도 없어 취사행위를 하지 말라는 계도활동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방범대원들은 “야경을 즐기고 집에서 준비한 가벼운 음식물을 먹는 것까지는 좋다”며 “하지만 밤사이 술판을 벌이고 숯불과 먹다 남은 음식을 그대로 두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새벽마다 방파제와 해수욕장 등에서 수거하는 쓰레기 양이 어마어마하다”며 “최근에는 쓰레기 집하장까지 포화돼 새로운 공간을 추가 확보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각 백사장 남쪽 주차장 주변에서도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녀끼리 모인 한 무리는 술을 나눠 마시다 방범대원들의 제지를 받았다.

27일 밤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에서 관광객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연신 폭죽을 터트리며 소음을 유발하고 있다. 이들은 현장에 있던 경찰관의 제지를 받았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7일 밤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에서 관광객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연신 폭죽을 터트리며 소음을 유발하고 있다. 이들은 현장에 있던 경찰관의 제지를 받았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음주 및 취식 행위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진 27일 밤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백사장 경계에서 일부 관광객들이 단속을 피해 맥주를 마시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음주 및 취식 행위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진 27일 밤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백사장 경계에서 일부 관광객들이 단속을 피해 맥주를 마시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과거에는 백사장에 돗자리를 펴거나 모래사장 위에서 술판이 벌어졌지만 행정명령 발동 이후에는 단속반의 시선을 피해 방파제나 인적이 드문 공터로 술자리를 옮기는 이들이 생겨났다.

일부 관광객들은 밤 10시가 지난 후에도 방파제와 도로 사이 경계석에 앉아 음주를 즐겼다. 한 관광객은 단속반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죽 10여개를 터트리며 소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떠난 자리도 시민의식을 찾기는 어려웠다. 방파제 경계석 곳곳에 먹다 남은 맥주캔과 버려진 안주가 즐비했다. 두고 간 테이크아웃 커피 용기와 사용하고 남은 폭죽 수 십여개도 인도에 남겨졌다.  

단속반은 술을 마시는 청년들은 해산시키고 폭죽 터트리기를 제지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다행히 대부분 단속반의 지시에 순순히 응해 물리적 다툼은 벌어지지 않았다.

지난 26일부터 적용된 행정명령에 따라 백사장 내 야간 음주, 취식 행위가 적발될 경우 감염병예방법 등에 근거해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8월1일까지는 계도기간이 적용되고 있다.

27일 밤 이호테우해수욕장 방파제와 인도 사이에 설치된 경계석에 버려진 맥주캔과 음식들. 마을주민들은 매일 새벽 쓰레기를 수거해 집하장으로 옮기고 있다.  ⓒ제주의소리
27일 밤 이호테우해수욕장 방파제와 인도 사이에 설치된 경계석에 버려진 맥주캔과 음식들. 마을주민들은 매일 새벽 쓰레기를 수거해 집하장으로 옮기고 있다. ⓒ제주의소리
27일 밤 이호테우해수욕장 방파제와 인도 사이에 설치된 경계석에 버려진 커피 용기들. 마을주민들은 매일 새벽 쓰레기를 수거해 집하장으로 옮기고 있다.  ⓒ제주의소리
27일 밤 이호테우해수욕장 방파제와 인도 사이에 설치된 경계석에 버려진 테이크아웃 커피 용기들. 마을주민들은 매일 새벽 쓰레기를 수거해 집하장으로 옮기고 있다. ⓒ제주의소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