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울음 토해내는 ‘제주 바당’과 어머니의 ‘루이비통’
하얀 울음 토해내는 ‘제주 바당’과 어머니의 ‘루이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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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만 작가, ‘어머니의 루이비통’ 개정 증보판 발간
송일만 작가가 최근 ‘어머니의 루이비통’ 개정 증보판을 펴냈다.

소중한 환경 자산인 제주가 관광 자원 개발로 너무나도 많이 변해버린 지금, 애틋한 제주의 옛 모습과 이색적이고 정감있는 제주 풍습을 섬세하게 표현해 울림을 줬던 송일만 작가가 최근 ‘어머니의 루이비통’의 개정 증보판을 펴냈다.

‘어머니의 루이비통’, 여기서 ‘루이비통’은 바로 일년생 미만의 대나무로 촘촘하게 만든 ‘구덕’을 말한다. 저자의 어머니는 시장이나 외방에 다녀온 후 작가에게 구덕의 보따리를 걷으며 떡이나 먹을 것, 새 옷 등을 꺼내 주셨다. 어린 저자의 눈에 어머니들이 타지에 나갈 때, 오일장에 옷 사러갈 때 들고 다녔던 구덕은 지금의 루이비통 가방만큼이나 빛나고 가치 있어 보였다. 그는 유년 시절 추억을 ‘어머니의 루이비통’이라는 제목으로 엮어 담았다.

제주에서 나고 자라 스위스, 일본, 호주 등 여러 나라를 거쳐 제주로 돌아온 작가는 지난해 5월 출간한 초판에 제주에서 보낸 저자의 어린 시절 추억과 제주의 아픈 역사, 해녀였던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 간의 사랑을 따뜻하게 담아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수필부분 문학나눔 도서로 선정되는 성과도 거뒀다.

이번 개정 증보판에서는 못 다한 바다 이야기와 마깨, 전통음식 등 구체적 사연을 더 추가했다. 더불어 빠르게 달려온 현재 제주의 모습을 직시하고, 앞으로 제주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글 사이사이 제주도 방언을 그대로 살린 부분들은 ‘제주다움’을 생생히 불어넣어 읽는 맛을 더했다.

작가는 한평생 제주와 함께한 어머니와 삼촌들의 놀이터인 제주 바당(바다)이 죽어 가고 있음을 피력하며, 편리하고 물질적인 삶을 쫓으며 빠르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한다.

현재 제주시 구좌읍에서 바다 환경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송 작가는 “이 책은 그저 잔잔하게 앞마당을 지키는 나무를 바라보듯, 제주의 정서, 우리의 삶과 문화를 서로 공감하고 나누어가기 위해 쓴 것”이라며 “그동안 제주가 너무 빨리 달려오며 개발과 유희의 가치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문화와 정서, 그리고 자연 보호와 환경 보존 가치가 함께 해야 한다”고 전했다.

어머니의 루이비통, 글 송일만, 368쪽, 맑은샘,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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