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유수율 종합대책’, 올해 유수율 83% 목표 한참 못 미친 50%도 미지수

누수되는 상수도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도가 땅속으로 줄줄 새는 수돗물을 잡기 위해 17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그치고 있다. 

3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제주 1일 상수도 생산량은 45만9600톤 수준이다. 이중 유수량은 22만4490톤 수준이다. 

‘유수량’은 요금을 받는 상수도를 의미하며, 지난해 기준 ‘유수율’은 48.8%로 전국 평균의 절반 가까이나 낮은 수준이다. 유수율이 낮다는 말은 누수량이 많다는 의미다. 

2016년 3월 제주도는 ‘유수율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2021년까지 4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상수도 유수율을 전국 평균 수준인 83%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015년 기준 제주 유수율은 44% 수준에 머물러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종합대책을 발표한 제주도는 2019년 450억원, 2020년 445억원, 올해 371억원 등 올해까지 1700억원 수준의 예산을 집중 투입했다. 

제주도가 약속한 2021년이 됐지만, 유수율 83%는 차치하더라도 사실상 50%대 유수율 달성조차 미지수다.   

2020년 기준 유수율은 48.8%에 머무르고 있으며, 올해 말 기준 목표 유수율은 ‘52%’ 수준이다.  

왼쪽은 2015년 실제 유수율(파란 그래프)와 조작된 유수율(주황 그래프).오른쪽은 2020년 실제 유수율(파란 그래프)와 당초 목표 유수율(주황 그래프).
왼쪽은 2015년 실제 유수율(파란 그래프)과 조작된 유수율(주황 그래프).
오른쪽은 2020년 실제 유수율과 당초 목표 유수율

제주도는 당초 계획을 4년 연장, 오는 2025년까지 3934억원을 투입해 유수율을 8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추가 투입돼야 하는 예산만 2200억원 수준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25년까지 유수율 80%대 달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안우진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제주의소리]와 전화에서 “2016년부터 본격적인 유수율 제고 사업이 시작됐고, 읍·면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올해부터 제주시와 서귀포시 동(洞)지역 사업을 추진하면 유수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예산이 집중적으로 투자돼야 하는데,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 제주 전역에 있는 상수도 관로만 6700km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 등 도시 지역에 비해 관로가 너무 길어 유수율 제고에 어려움이 있다. 2025년까지 유수율 85%까지 끌어올 릴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선 2015년 8월 제주도는 상수도 유수율이 44%에 머문다고 발표한 바 있다. 76% 안팎의 유수율로 통계를 조작해 도민을 속였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제주도는 더 많은 국비를 받기 위해 생산량을 조작하는 등의 수법으로 44% 수준의 유수율을 76% 이상으로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일으켰다.

그해 9월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제주도 수자원본부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통해 55명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유수율 통계 조작에 따라 도민 여론이 악화되자 제주도는 빚을 내서라도 2021년까지 유수율을 8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공염불에 그쳤다.

현재 제주도는 계획을 4년 연장해 2025년까지 8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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