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개 시민사회단체정당 “환경부담, 지가상승, 갈등 유발 사업에만 초점…공론화 통해 다시 해야”

제주도가 지난 3일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안)’ 수립 최종보고회를 열고 전략별 핵심사업을 공개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이 “제주 현실과 도민 삶을 외면한 계획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는 스마트 혁신도시 등 17개 신규사업이 도출됐다. 영어교육도시 등 계속사업 7개를 포함한 전략별 핵심사업은 총 24개다.

하지만 핵심사업 절반 가까이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참여하고 사업비의 65%는 민자유치로 계획해 도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애초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도내 42개 단체 및 정당으로 구성된 국제자유도시폐기와제주사회대전환을위한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4일 성명을 내고 “제3차 종합계획 최종안엔 제주 현실과 원인에 대한 진단 및 제도 개선과 사업계획 제시가 아니라 JDC 개발사업과 투자유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도민의 삶과 직결된 현안에 대한 실효성 있는 계획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연대회의는 “제3차 종합계획에는 2031년 관광객 목표가 1800만 명이다. 제주 관광객은 2016년 1528만 명이 역대 최고였고 코로나19 상황에도 지난 4월엔 100만 명이 제주를 찾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기후위기로 가뭄과 집중호우가 반복되고 있어 지하수 함량이 위협받는 데다 관광객 증가로 쓰레기 발생량이 증가하는 상황임에도 종합계획에 참여한 연구진들은 더 많은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 자연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환경용량과 관광객 수용에 대한 문제의식은 찾아볼 수 없다”며 “오히려 환경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지가 상승과 갈등을 유발하는 등 개발사업들이 제시됐을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연대회의는 “곶자왈 생태공원 조성 사업의 트리 탑 보행로 개설은 곶자왈 생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이런 문제도 검토하지 않고 제시한 사업은 해외 사례 베끼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이 사업은 과거 곶자왈 도립공원이 조성될 당시 논란이 일어 취소된 스카이 워크 사업 내용과 동일해 도민사회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연구진들이 제2공항 관련 스마트시티 사업과 영어교육도시 사업, 헬스케어사업을 추진하도록 주문하면서 부동산 투기로 인한 지가 상승과 농경지 감소, 농지 임대료 상승 등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대회의는 ‘2030 쓰레기 걱정 없는 제주(2030 WFI)’ 사업에 대해 어떻게 1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할 것인지 구체적 내용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가 소득을 2031년 7500여만 원으로 설정했지만, 농촌 고령화, 농가 소득 불안정, 지가 상승으로 인한 경영비 증대 등 제주 농업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사업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제3차 종합계획은 제주의 농업과 농촌을 포기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연대회의는 “인구와 관광객 증가로 교통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도민 공론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만 종합계획은 미봉책 수준의 사업계획을 핵심사업으로 제시했을 뿐”이라며 “이 같은 종합계획은 도민 삶의 질 향상에 대한 효과와 실효성이 담보되지도 않은 JDC와 민간개발업자를 위한 계획에 지나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도민 삶의 질과 관련된 전략계획과 핵심사업은 실효성 없는 페이퍼 계획에 그치고 있을 뿐”이라며 “여전히 JDC가 중심이 되는 개발사업을 계획하고 제시하는 데 치중됐다”고 주장했다. 

연대회의는 “종합계획 수립 과정에서 도민들은 들러리 취급을 당했다. 제주 현실과 원인을 분명하게 진단한 뒤 도민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등 공론화를 과정을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국제자유도시폐기와제주사회대전환을위한연대회의 참여 단체(무순)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제주여민회,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제주지역본부, 곶자왈사람들, 제주YMCA, 진보당제주도당, 서귀포시민연대, 제주정치연대 제주가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 전국농민회총연맹제주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 정의당제주도당,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제주환경운동연합, 평등노동자회제주위원회,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제주민예총, 제주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제주녹색당, 제주바람, 송악산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송악산개발반대대책위원회, 노동자역사한내제주위원회, 4.3과통일을생각하는모임마중물, 제주대학교민주동문회, 제주참교육제주학부모회, 비무장평화의섬제주를만드는사람들, 강정평화네트워크, 제주다크투어, 평화의바다를위한섬들의연대, 서귀포여성회, 한 살림제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 한라생협, 제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노동열사김동도추모사업회,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제주동물권연구소(이하, 42개 단체 및 정당)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