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증가로 전력계통 불안정...40MW급 ESS 통째로 이전후 50MW급 추가 건설

한국전력공사가 대규모 정전 사태를 막기 위해 지난해말 육지부에 제주시 해안동 서제주변전소에 통째로 옮긴 주파수 조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진출처-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공사가 제주지역 대규모 정전 사태를 막기 위해 지난해말 육지에서 제주시 해안동 서제주변전소에 통째로 옮긴 주파수 조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진출처-한국전력공사]

신재생에너지 증가로 인한 제주지역 대규모 정전사태를 막기 위해 한국전력공사가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통째로 제주로 옮긴데 이어 393억원짜리 신규 설비 시공에 착수했다.

11일 제주도와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계통 주파수 불안정에 따른 광역 정전 예방을 위한 50MW급 ESS가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금악변전소에 들어선다.

이번 조치는 풍력과 태양광 등 제주지역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치솟으면서 전력망의 계통 주파수가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도내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09년 9%에서 2020년 16.2%로 급증했다. 2020년 말 기준 신재생에너지 전력량은 690.2MW다. 이중 태양광이 1182곳 368.6MW로 절반 이상이다.

설비는 늘었지만 수요과 공급이 맞지 않고 전력 저장도 어려워 발전을 중단시키는 셧다운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 2015년 3회(152MWh)이던 셧다운은 2020년 77회(1만9449MWh)로 치솟았다.

신재생에너지는 기후에 따라 전력이 들쭉날쭉해 통제가 어렵다. 전력계통은 발전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하거나 넘치면 송전선로 주파수도 동시에 불안정해진다. 국내 최적 주파수는 60Hz다.

전기 소비량이 많지 않는 봄과 가을의 경우, 신재생에너지가 필요 이상의 전기를 만들어 송전망의 전압이 올라가고 주파수 불안정으로 송전망에 설치된 발전기에 과부하가 걸린다.

이 경우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멈추고 LNG발전소가 순차적으로 가동이 중단되는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국내 최악의 정전으로 기록된 2006년 제주도 광역 정전도 당시 도내 전력공급의 절반 가량을 담당하던 해저송전케이블 사고가 발전소 과부하로 이어지면서 발생했다.

한국전력이 설치하는 ESS는 신재생에너지 저장용이 아닌 전력계통 주파수 안정화를 위한 용도다. 주파수가 불안정해지면 곧바로 전력을 공급해 계통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제주도는 신규 설치에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지난해 말 한전을 통해 다급하게 육지에 있던 40MW급 주파수 조정용 ESS를 통째로 가져와 제주시 해안동 서제주변전소에 옮겼다.

금악변전소에 들어서는 신규 ESS는 4MW급 12기, 2MW급 1기 등 컨테이너 13동 규모의 초대형 배터리다. 전기를 완충한 상태에서 위기상황시 최대 15분간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측은 “주파수 불안정으로 전력계통에 문제가 생기면 발전기가 탈락해 순차적인 광역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ESS 설치는 이를 막기 위한 시급한 시설”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주는 전력계통 불안정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멈추면 다른 발전소도 차단된다. 지난해 육지부 ESS를 제주로 옮겼지만 이마저 부족해 신규 설치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금악변전소 ESS 건설을 위한 한국전력의 개발사업 시행승인 변경 신청을 서둘러 처리해 조속한 공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9월 착공하면 완공 시점은 2022년 10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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