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의 지금 제주는] (57) 미래 제주 위한 정책과 비전

대선과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각 정당마다 대선 레이스가 이미 시작되었고, 제주 정가에는 차기 도지사로 물망에 오른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코로나 확산세 속에서도 대선과 지방선거에 대한 도민사회의 관심은 점점 높아가는 분위기이다.

이미 대선 출마를 선언한 몇몇 후보들은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정책과 비전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유권자들의 후보자 선택기준은 소속정당이나 후보자의 삶과 능력 등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후보자가 내세우는 정책과 공약은 중요한 선택 요인 중에 하나다. 하루가 멀다 하고 네거티브 논쟁과 당내 주도권 싸움이 뉴스 지면을 먼저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후보자 선택의 기로에서 유권자의 선택 과정에서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을 외면할 수는 없다.

더욱이 제주는 다가오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이 내놓는 지역정책과 제주의 미래 비전에 특히 주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책사업으로 추진되어 온 성산지역의 제2공항 건설계획은 도민공론화 절차인 도민여론조사에서 반대가 우세하게 나오며 사실상 좌초되고 말았다. 수조 원이 투입되는 토건사업보다는 제주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제주사회로 가야 한다는 도민들 바람의 결과이다. 또한 원희룡 지사가 대선 참여를 위해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무주공산의 도지사 자리에 제주를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고, 당연히 그 자리에 앉기 위해서는 도정을 견인해 나갈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여 도민들에게 평가받아야 한다. 그리고 현재 제주특별법 전면개정 작업이 진행 중으로 차기 도정의 철학과 도민 여론이 반영된 미래 비전이 제주특별법에 반영될 수도 있다. 이러한 사회적 전환기를 맞고 있는 제주의 상황에서 대선 후보든 도지사 후보든 제주의 미래를 위한 정책과 비전은 그 어느 때보다 비중 있는 평가를 받게 될 수밖에 없다.

대선과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사회적 전환기를 맞고 있는 제주에서 대선 후보 도지사 후보든 제주의 미래를 위한 정책과 비전은 그 어느 때보다 비중 있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픽=최윤정 기자] ⓒ제주의소리

제주 비전과 정책 방향을 처음으로 꺼내 든 이는 여권의 대선 후보들이다. 김두관 후보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우리나라를 다섯 개의 초광역 지방정부와 제주 환경특별자치도, 강원 평화특별자치도 등 전국을 5극 2특별도 체제로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재명 후보는 국가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의 상징적 정책으로 제주특별자치도를 기본소득과 탄소중립의 시범자치도이자 평화·인권·환경 수도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미래상이 부족해 보이기는 하지만 현재 제주국제자유도시 비전에 대한 비판적 대안 제시와 제주사회의 변화를 동반하는 비전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제주도지사 후보 중에는 아직 공식적인 출마 의사를 밝힌 이들이 없어 도정 정책과 제주 미래 비전에 대해 후보군의 입장이 나오지는 않은 상태이다. 현재 일부 언론에서 발표하는 차기 도지사 여론조사 결과는 소속정당과 인물 선호도 등에 의존한 도민들의 판단이다. 여기에 예상 후보자들이 본격적으로 출마 선언을 하면서 제주도정의 정책방향과 어떠한 비전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후보자별 지지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과거 선거 때마다 개발정책과 성장 위주의 비전이 남발되고 이러한 공약이 먹힐 때도 있었다. 그러나 알다시피 두 세대 가까운 제주개발의 시대와 20년간 이어진 국제자유도시 추진정책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투자유치에 따른 지역개발 활성화보다 도민의 삶과 환경보전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이 도민사회의 큰 흐름이다. 당대뿐만이 아니라 미래세대도 공유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제주를 바라는 것이 현재 도민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후보자들은 이를 충족하고, 실현할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시류에 편승한 정책이 아니라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후보자의 철학과 비전을 바탕으로 한 명확한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제주 제2공항 논란 종식 문제와 최근 다시 불거진 영리병원 개설 문제 등의 현안들이 있다. 

사회적 전환기를 맞고 있는 제주는 새로운 사회로 가기 위한 과제와 함께 기회를 맞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주 미래를 위해 어떠한 비전과 정책을 선택할지는 도민들의 판단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를 통해 선택될 것이다.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한 후보자들의 진정성 있는 비전 제시와 도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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