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출연 13곳 중 8곳 차기 도정 전 임기 만료...원희룡 전 지사 2014년 일괄 사표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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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최윤정 기자] ⓒ제주의소리

지방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등 제주도 산하 지방공공기관 기관장들의 임기가 다가오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사권을 행사할 구만섭 도지사 권한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5일 제주도에 따르면 3개 공기업과 13개 출자출연기관 등 16개 산하기관 중 차기 도지사 선출 전 임기가 끝나는 기관장은 절반인 8명이다.

임기가 가장 먼저 도래하는 기관장은 김의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21.9.6), 오인택 제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21.09.10), 태성길 제주테크노파크 대표(~21.11.30)다.

허정옥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장(~21.12.25)과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22,1.16), 송민호 제주한의약연구원장(~22.3.31), 이승택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22.5.27)도 대상자다.

원희룡 전임 제주도정에서 지명된 기관장들은 저마다 임기 시작일이 다르다. 기관마다 정관과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돼 2년, 2년 이하, 3년, 3년 이하 등 임기 기준도 제각각이다.

2014년 7월1일 민선 6기 제주도정 출범 당시 원 지사는 지방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의 임기를 도지사 임기와 맞추겠다고 밝혔지만 기관별 독립성 훼손 우려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기관장마다 임기는 보장되지만 당시 원 지사는 도청 입성과 함께 일괄 사표를 요구했다. 2년 가량 임기가 남은 기관장들도 즐비했지만 공영민 제주발전연구원장 등이 줄줄이 사직서를 냈다.

프랑스에서 출장 업무를 보던 김일환 제주테크노파크 원장은 대리인을 통해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이를 거부해 임기를 지켰다.

현재 민선 7기 기관장 중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는 원 지사 퇴임 전 이미 임용추천위원회가 구성돼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이다. 10월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가 확정될 예정이다.

반면 나머지 7개 기관장은 임용 공모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임용되더라도 임기 시작 후 2~3개월 안에 차기 도지사가 인사권을 행사해 양측 모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 전 지사 스스로 우근민 전임 도정 기관장들의 일괄 사표를 요구한 전력이 있어 현재 민선 7기 기관장들의 임기 보장을 요구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때문에 임명을 미뤄 일시적으로 공석으로 두거나 현 기관장의 재임용 방식으로 차기 도지사의 인사권을 최대한 보장해줄 수 있다는 예측도 흘러 나오고 있다.

실제 임기가 다다른 해당 산하 기관마다 제주도 소관부서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벤션센터와 제주연구원은 인사 청문 대상이어서 도의회의 협조도 필요한 상황이다.

신규 출자출연기관 3곳의 인사도 관심사다. 사회서비스 공공성 향상을 위해 설립되는 사회서비스원은 23일부터 초대 원장 임명을 위한 공개모집 절차를 시작했다.

더큰내일센터와 제주청년센터를 통합하는 제주인의 일과 삶 재단(일자리재단)도 조례 제정 작업이 마무리되면 올해 안에 초대 이사장 선임을 위한 공모 절차가 이뤄진다.

제주학 부흥을 위해 추진 중인 가칭 제주학연구원은 출자출연기관 지정을 위한 행정 절차가 이행되지 않아 차기 도정에서 설립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각 기관마다 상황이 달라 임기에 맞춰 차기 기관장 인선이 이뤄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기관별 의견을 수합해 권한대행이 판단을 내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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