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7일 오후 1시 기소의견 검찰 송치…피의자, 그알PD에 “양심 있어라” 욕설도

 

지난 1999년 11월 5일 새벽 살해된 이후 장기미제사건으로 잊히던 이승용 변호사 피살사건 관련 살인교사 혐의 피의자가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됐다. 

27일 제주동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경 이승용 변호사 살인교사 혐의로 김모(55)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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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9년 11월 5일 이승용 변호사 피살사건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된 김모(55) 씨가 27일 오후 1시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검찰로 기소의견 송치됐다. ⓒ제주의소리

송치를 위해 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1층 출입문 정문으로 빠져나온 김씨는 “지은 죄가 있다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겠다”고 답했다. 

이어 살인교사 또는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살인교사, 살인)하지 않았다”고 완강히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김씨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이 변호사 유가족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유가족들에게는 미안하다”는 알 수 없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 변호사 피살사건의 배경으로 회자된 호텔 운영권과 연관된 사실이 맞냐는 질문에는 “관련 없다”고 부인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물으니 김씨는 “성실하게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고 짧게 답변한 뒤 이송차량으로 향했다. 

이송차량에 올라타는 순간 김씨가 지난해 출연했던 SBS 그것이알고싶다 PD가 “가족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요청하자 뒤돌아보며 “양심 좀 있어라. XXX야”라고 욕설 섞인 말을 내뱉은 뒤 차량에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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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씨. 그는 살인교사를 비롯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유족에게는 미안하다는 알 수 없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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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차량으로 이동 중인 김씨. ⓒ제주의소리

당시 이 변호사 차량 주변에는 혈흔이 가득했으며 경찰은 이 변호사가 누군가의 공격을 받고 스스로 차량에 올라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추정했다. 부검 결과 이 변호사는 흉기에 6차례 찔렸고, 흉골을 관통해 심장을 겨냥한 자상도 발견됐다.

당시 44세였던 검사 출신의 젊은 변호사의 피살 사건은 지역에 큰 충격을 던졌다. 

당시 경찰은 사건 다음날 중앙지구대에 7개팀, 40여 명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범인 검거에 주력했으나 범행 도구와 목격자 등 단서가 나오지 않으면서 이듬해인 2000년 수사본부를 해체하고 장기미제사건으로 남게 된 치욕을 겪었다.

20여 년이 지난 뒤인 지난해 피의자 김씨가 지난해 방송에 출연해 자신을 살인교사범이라고 주장하자 검찰과 경찰은 즉각 인터폴을 통해 해외에 체류하던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검거에 나섰다.

김씨는 지난 6월 23일 캄보디아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붙잡혀 강제송환 절차에 따라 8월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된 뒤 같은 날 경찰에 붙잡혀 제주로 압송됐다.

이어 지난 21일 제주지방법원은 김씨에 대한 영상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하지 않고 도망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같은 날 오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23일 이 변호사 피살사건에 대한 수사를 위해 강력 전담 2개 검사실을 투입하는 등 전담 수사팀을 꾸려 구속기한 내 수사를 마무리해 김씨를 법정에 세울 계획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구속 기한은 10일이며, 1차례 연장해 최대 20일까지 유지할 수 있다. 검찰은 구속기한 내 김씨에 대한 추가 증거를 확보해 기소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이 구속기한을 채우면 9월 셋째 주에 기소되고, 추석 연휴 이후 김씨에 대한 첫 재판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찰은 김 씨가 범행 배후와 관련해 "배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범죄 동기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찰이 김씨에 대한 검찰 송치를 계기로 ‘이승용 변호사 피살사건’에 속도가 한층 붙고 있어, 범죄 배후·동기 등과 관련해 사건 이후 제기됐던 도지사 선거 연관설, 제주시 연동 모 호텔 운영권 연관설 등을 포함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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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이송차량에 탑승한 김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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