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가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오마이뉴스.
지난 18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가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오마이뉴스.

경찰이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을 구속한 가운데, 제주 각계각층에서 규탄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일 경찰은 구속영장이 발부된지 20일만에 양경수 위원장을 구속했다. 

양 위원장은 올해 5~7월 수도권에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과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해 여러차례 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지난달 13일 양경수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대해 제주 노동계와 정당 등에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제주지역협의회는 3일 성명을 내고 양경수 위원장 석방을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집회는 중대 재해 근절과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 코로나19로 심화된 불평등과 양극화에 항의하는 투쟁이었다. 죽지 않고 인간으로서, 노동자로서 존엄을 지키는 삶에 대한 권리를 당당히 요구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을 존중하겠다던 문재인 정부는 노동개혁 실종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가석방했고, 최저임금 1만원 공약도 지키지 못했다. 민주노총에 대한 여론몰이식 수사와 탄압을 중단하고, 양경수 위원장을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 제주지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재벌에겐 봐주기를 선택하며 이재용 부회장을 풀어준 정부가 양경수 위원장을 강제구인해 ‘재벌특혜, 노동자 탄압’이라는 정부의 기조가 명백히 드러났다. 민주노총 노동자들과의 전면 대결 선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불평등 사회를 향해 터지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억누를수록 더 세게 터진다. 양경수 위원장 구속으로 정부가 마주할 결과는 민주노총 위축이 아니라 거센 총파업의 불길일 것”이라며 “불평등과 양극화 사회를 바꾸지 않으면 미래 세대에게 희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제주지역본부는 “문재인 정권은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하던 이재용 부회장을 가석방해 재벌에 대한 포용력을 보여줬다. 반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동자 민중의 절절한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도 모자라 목소리 차단을 위해 양경수 위원장을 구속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문재인 정권은 양경수 위원장을 구속했지만, 노동자 민중의 분노까지 구속시킬 수 없다. 민주노총 침탈과 양경수 위원장을 구속한 문재인 정권을 강력 규탄하며, 10월20일 총파업 성사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본부는 “문재인 정부가 노동자 착취의 상징이자 국정농단의 범죄자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석방했다. 부자들을 위해 종부세를 완화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언론중재법을 강행하며, 반노동·친재벌·반민주 정부임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원장을 구속한다고 평등사회를 향한 노동자들의 투쟁을 멈출 수 없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투쟁을 결의하며, 불평등 양극화 사회를 바꾸기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총력투쟁에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녹생당도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민중들은 삶의 벼랑 끝에 내몰렸다. 촛불정부를 자처한 문재인 정권은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정규직화, 노동존중 사회를 약속하며 노동자를 현혹해 왔다. 약속을 폐기한 문재인 정부는 민중의 고통과 정권 실패의 책임을 나몰라라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을 석방하고, 양경수 위원장을 구속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벼랑 끝에 몰린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한다. 10월20일 110만 민주노총 총파업을 지지할 것이며, 정부의 코로나 방역실패와 그에 따른 민중들의 경제적 파탄과 고통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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