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중섭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원화 12점에 이중섭 삶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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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미술관은 내년 3월 6일까지 특별전 '70년 만의 서귀포 귀향'을 개최한다.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작가의 원화 12점이 공개됐다. 미술관이 준비한 다양한 전시 구성까지 더해, 이중섭 인생과 가족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중섭미술관은 특별전 ‘70년 만의 서귀포 귀향(歸鄕)’을 지난 5일 개막해, 내년 3월 6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특별전은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로 인해 시간 당 관람 인원을 2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전시 첫 날을 포함해 관람 예약이 연이어 일찌감치 마감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전시에서는 ▲섶섬이 보이는 풍경 ▲해변의 가족 ▲비둘기와 아이들 등 이중섭 원화 12점을 소개한다. 유화 6점, 수채화 1점, 은지화 2점, 엽서화 3점이다. 작품 기증자인 삼성가(家)는 ‘이중섭과 서귀포의 연관성’을 고려해 작품을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서 이중섭미술관은 이중섭 원화 60점을 갖추며 국내 공립 미술관 가운데서는 국립현대미술관에 이어 두 번째로 이중섭 작품을 많이 소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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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전시장 풍경.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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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자 큐레이터(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기자들에게 '섶섬이 보이는 풍경'을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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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자 큐레이터. ⓒ제주의소리

이중섭은 1951년 1월부터 12월까지 서귀포에서 생활했다. 피난길에 떠밀려 잠시 정착한 어려운 생활이었지만, 이중섭 내외와 두 아들까지 온 가족이 함께 했던 몇 없는 행복한 순간으로 남아있다. 그런 추억은 이번에 전시된 원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원화가 전시된 1층에는 이번 전시를 위해 이중섭 작가의 둘째 아들, 야마모토 야스나리(이태성) 씨가 보낸 특별 축하 편지도 걸려 의미를 더한다. 미술관 3층 옥상에는 ‘섶섬이 보이는 풍경’ 작품 구도와 흡사한 풍경의 포토존도 조성됐다.

특별전은 원화를 만나는 기회뿐만 아니라 이중섭의 인생을 한눈에 조명하고, 미디어아트로 감동을 더하는 구성도 2층에 마련했다.

전은자 이중섭미술관 큐레이터가 직접 조사·정리한 이중섭 연보는 출생부터 사망까지 7개 시기로 나눠, 행적과 작품 세계를 망라한다.

‘아빠 이중섭’으로 이름 붙여진 미디어아트관은 ‘비둘기와 아이들’ 작품을 비롯해, 이중섭의 가족 사랑을 잘 나타내는 작품을 음악과 영상으로 재구성하며 감동을 선사한다. 이중섭 거주지 기념 표석을 세운 1995년 11월부터 ▲이중섭 거리 지정 ▲이중섭거주지 복원 ▲이중섭 전시관 개관 등 미술관 역사도 정리했다. 특히 현재 이중섭미술관을 만들기 까지 도움을 준 기증자들의 노력도 함께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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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옥상에는 작품 '섶섬이 보이는 풍경'과 흡사한 구도의 포토존을 구성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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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를 축하하는 이중섭 작가의 둘째 아들의 축사.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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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뿐만 아니라 이중섭 작가 연대기도 함께 전시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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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자 큐레이터가 이중섭 작가의 제주 시기를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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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중섭'이란 주제로 만든 미디어아트.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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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작가 작품으로 만든 미디어아트.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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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미술관의 발자취도 한 눈에 정리했다. ⓒ제주의소리

서귀포시는 원화 기증과 특별전으로 이중섭 작가와 미술관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진 만큼, 원화에 걸 맞는 미술관을 갖추기 위해 행정 절차를 차질 없이 밟아나가겠다는 방침이다.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경택 서귀포시 문화예술과장은 “새 이중섭미술관은 기존 계획보다 규모를 키워 내년까지 설계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설계비, 부지매입비를 내년 본 예산에 반드시 반영시키겠다”며 “이건희 전 회장의 원화 기증을 새로운 계기로 삼아 이중섭미술관을 서귀포시 대표 콘텐츠로 확실히 자리매김 시키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전은자 이중섭미술관 큐레이터는 “이중섭 가족이 서귀포에 머물렀던 1951년은 그들이 유일하다시피 한 오붓했던 순간이었다. 제주 생활이 있었기에 이중섭 작가는 가족을 추억하는 작품들을 남길 수 있었다고 과언이 아니”라며 “이중섭 작가의 각별한 가족 사랑과 빛나는 예술 열정을 이번 전시에서 만나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별전 ‘70년 만의 서귀포 귀향(歸鄕)’은 이중섭미술관 인터넷 누리집을 통해 사전예약 또는 현장 발권(사전예약 마감 후 잔여 인원)으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 : 서귀포시 문화예술과(064-760-3551), 이중섭미술관(064-760-3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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