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 신문고 민원 제기...미술관 “피해자·관람객에게 사과, 6일 철거”

제주도립미술관이 진행하는 기획전 참여 작가가 과거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미술관은 신문고 민원을 통해 문제가 알려지고 나서야, 사과하고 작품을 철거했다.

도립미술관은 6일 언론사에 보낸 입장문에서 “기획전시에 성폭력 관련 의혹이 제기됐던 작가의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피해자를 비롯한 관람객 여러분께 상처를 드렸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미술관은 지난 6월 22일부터 9월 26일까지 기획전 ‘예술가의 사물을 표현하는 형식 관찰기’를 진행하고 있다. 가족, 소나무, 백자, 대나무라는 네 가지 주제를 보여줄 국내 작가 25명을 초청했다. 

사진=제주도립미술관 누리집.
성추행 논란 작가를 초청한 제주도립미술관 기획전 포스터. 사진=제주도립미술관 누리집.

문제는 25명 가운데 한 명이 과거 교수 시절, 제자들을 상대로 불미스러운 행동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은 인물이다. 실제 문제의 작가 B씨는 2018년 2월 성추행 폭로가 나온지 이틀만에 사과문을 내고 “이전에는 깨닫지 못하였던 저의 잘못된 행동의 심각성을 통감했다”며 사과한 바 있다. 도립미술관 기획전에는 B씨 작품이 1점 전시됐다.

제주도청 신문고에는 미술관 전시에 B씨가 이름을 올렸다는 민원이 5~6일 등록됐다. 민원 작성자는 해당 작품 즉각 철거를 비롯한 ▲사과문 게재 ▲기관 내 전 직원 성폭력 예방 교육 이수 등 재발 방지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미술관은 입장문에서 “도립미술관은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미술관 운영 전반에 대해 성인지적 관점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또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거듭 고개를 기울였다.

제주도립미술관이 성추행 논란 작가의 작품을 기획전에 포함시켰다는 지적을 받은 가운데, 미술관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제주도립미술관. ⓒ제주의소리
제주도립미술관이 성추행 논란 작가의 작품을 기획전에 포함시켰다는 지적을 받은 가운데, 미술관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제주도립미술관. ⓒ제주의소리

미술관 학예사 A씨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민원 확인 후 작가에게도 연락해 전후 사정을 설명했다. 작가도 작품 철거를 동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술계 일각에서는 전시를 위한 자료 조사 과정에서 성추행 논란 같은 중요 사안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전시가 끝나는 9월에 민원이 제기되고 나서야 조치에 나서는 미술관의 태도는 매우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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