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현대화 사업 공법-공기 대비 사업비 부족”...입찰 '0건'에 제주도 서울서 재차 설명회

제주시 동지역 38만여명의 하수를 책임지는 제주(도두)하수처리장. 제주도는 3869억원을 투입해 하루 하수처리 규모를 22만톤으로 늘리는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참여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사업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동지역 38만여명의 하수를 책임지는 제주(도두)하수처리장. 제주도는 3869억원을 투입해 하루 하수처리 규모를 22만톤으로 늘리는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참여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사업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 최대 하수처리시설 건설에 난색을 표한 대기업들을 설득하기 위해 제주도와 한국환경공단이 서울로 향했다.

7일 제주도에 따르면 한국환경공단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이날 오후 2시 서울에서 제주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 일괄 입찰을 위한 사업설명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제주도는 앞선 8월10일 제주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 일괄 입찰(턴킨) PQ(Pre-Qualification)심사 공고를 했다. 

8월25일 신청을 마감했지만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았다. PQ심사는 부실공사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입찰 전 업체가 공사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지 사전에 검토하는 적격심사다.

한 달 전 서울에서 진행한 사업설명회에는 포스코와 현대, GS 등 9개 대기업 등 17개 업체가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신청 업체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첫 설명회가 끝나고 상당수 기업들은 공사 난이도와 사업 기간에 비춰 사업비가 적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우려는 결국 신청 업체 ‘0’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환경공단은 설명회 당시 현재 제주(도두)하수처리장을 가동하며 지하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무중단공법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공사 기간은 착공일로부터 57개월로 못 박았다.

제주시 동지역 38만여명의 하수를 책임지는 제주(도두)하수처리장. 제주도는 3869억원을 투입해 하루 하수처리 규모를 22만톤으로 늘리는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참여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사업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동지역 38만여명의 하수를 책임지는 제주(도두)하수처리장. 제주도는 3869억원을 투입해 하루 하수처리 규모를 22만톤으로 늘리는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2017년 도두하수처리장 증설 공사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추진단은 “업체들의 불만이 있었지만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서울에서 재차 사업설명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률적인 부분과 사업 개요, 현장 여건 등에 대해 제주도가 직접 추가 설명을 할 것이다. 현장 여건은 충분하다. 설명회가 끝나면 재차 입찰 공고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제주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은 13만톤인 도두하수처리장의 하루 처리 규모를 22만톤으로 늘리는 대규모 공사다. 사업비는 산업·환경설비공사 2271억원을 포함해 총 3927억원이다.

1994년 3월 문을 연 도두하수처리장은 27년간 수차례 증설 공사를 거쳤지만 폭증하는 하수량을 처리하지 못해 6년 연속 기준치를 초과한 방류수를 바다에 흘러 보내고 있다.

현대화사업은 2035년 계획하수량을 목표로 제주시 동지역 주민 최대 44만3759명의 하수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핵심 설비를 지하에 조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도는 설명회를 거쳐 13일 재차 입찰 공고를 내기로 했다. 응찰자가 없거나 1곳만 신청하면 자동 유찰된다. 관련 법령에 따라 2곳 이상이 복수 신청해야 선정 심사가 이뤄진다.

이마저 유찰되면 기획재정부는 물론 환경부와 예산과 공법 등에 대한 재논의를 해야 한다. 기재부는 올해 기본설계비 46억원과 내년도 예산 380억원을 이미 반영한 상태다.

제주도는 당초 올해 말까지 선정 업체로부터 기본설계를 받아 2022년 2월까지 실시설계 적격자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었다. 유찰시 현대화사업 일정 지연은 불가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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