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시인 현택훈이 곶자왈 생태계를 배경으로 첫 번째 동시집을 선보인다. 

동시집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한그루)에서 시인은 식물, 곤충, 동물 등을 비롯해 눈에 잘 띄지 않는 자연 속 미지의 존재들과 친구가 될 것을 말한다.

출판사는 “미처 발견하기 어려운 곳까지 세심한 시선을 두면서 저마다의 이름을 찾아본 다음, 기억하고 불러준다. 나 말고 다른 존재들을 섬세하게 이해하는 게 어려운 시대에서, 현택훈 시인의 책은 드넓은 곶자왈을 거닐며 저마다에게 걸맞은 이름을 불러주는 다정함이 깃든 동시집이다. 아이들은 더 주의 깊게 세상을 관찰하며 살아가는 법을 몸소 알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책 제목에 등장하는 ‘두점박이사슴벌레’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곶자왈에서만 발견된다. 책 그림은 박들 작가가 그렸다.

이장근 시인은 추천글에서 “동시집을 읽으면 제주도에 가고 싶을 거예요. 가게 되면 두점박이사슴벌레 버스를 꼭 타보세요. 정류장 이름이 멋진 곳으로 달리거든요. 먼물깍, 비파나무 편지, 병귤나무…. 종점인 곶자왈에 도착하면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생각해 보세요. 그곳은 내 마음이 내린 곳이거든요. 제 마음이 내린 곳은 어디냐고요? 너무 많아서 버스를 다시 탔어요. 이번엔 곶자왈부터 거꾸로 달리네요”라고 감성적인 소감을 남겼다.

저자는 작가의 글에서 “중고생 시절, 과목 중에 물리는 어려웠지만 생물은 재미있었다. 나이가 들어 다시 펼쳐본 도감을 통해 내가 여겼던 것보다 훨씬 넓은 우주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동시를 쓰면서 제주의 생태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면서 “ 어렸을 때 놀았던 풀숲에 있는 식물이나 곤충은 모두 이름이 있다. 그 이름부터 먼저 불러준 다음에야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택훈 시인은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곶자왈이 놀이터였다. 시집 ▲지구 레코드 ▲남방큰돌고래 ▲난 아무 곳에도 가지 않아요 등 네 편을 냈다. 서귀포에 있는 작은도서관 사서로 있다.

한그루, 104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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