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제주대병원 앞서 기자회견 “더이상 버틸 수 없어, 간호 인력 충원”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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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제주지부는 8일 오전 11시 제주대학교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호사 인력 충원과 공공의료 확대, 간호인력인권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병상 부족 현상에 의료인력난까지 더해지면서 우려했던 간호 인력 파견이 현실화된 제주에서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낮추고 인력을 충원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제주지부는 오전 11시 제주대병원 앞에서 1인 기자회견을 열고 “더이상 참고 버틸 수 없다. 간호상 1인당 환자 수를 축소하고 간호 인력을 충원해달라”고 촉구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코로나19 대유행이 1년 반째 이어져 오고 있음에도 추가 인력 배치 등 간호사 업무 가중 해소를 위한 대책이 세워지지 않았다”며 “대학병원의 경우 간호사 1인 당 15~20명의 환자를 맡고 있으며, 지방 요양병원의 경우 40명까지도 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간호사들은 항상 바쁘게 뛰어다녀야 하고 환자분들의 호출에도 바로 응답하지 못하고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인력 동원으로 이 같은 문제는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회견문을 통해 강제 휴가를 통보받고 이런저런 이유로 근무가 수시로 바뀌면서 일상생활이 침해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환자 수가 줄었다는 이유로 출근 당일이나 병동에 출근한 상황에서 강제 휴가(오프)를 일방적으로 통보받고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다”며 “그렇다고 환자가 많거나 바쁘다고 해서 추가 인력을 투입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응급사직과 병가 등 갖은 이유로 뒤바뀌는 업무스케줄과 호출 근무로 인해 일상생활은 수시로 침해 받았다”며 “코로나 이전에도 이런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하루하루 돌려막기와 땜빵식 인력 투입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감당하기 힘든 환자 수와 노동강도를 견디고 온몸으로 코로나19를 막아내는 간호사들은 매일매일 지쳐가고 있다”며 “간호사들의 요구에 대해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사람은 없고, 대선 주자들은 무책임하게 위드 코로나를 외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는 야간전담제와 12시간 근무제 등을 통해 교대제 개편 시범 사업을 하겠다지만 결국 헛발질”이라며 “인력 충원을 통한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간호사들의 노동조건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제주지부는 8일 오전 11시 제주대학교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호사 인력 충원과 공공의료 확대, 간호인력인권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의료연대본부는 “간호사와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는 획기적인 인력을 투입해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축소하는 내용의 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결국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줄일 경우 환자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며 “간호사의 낮은 인력 수준은 중환자실 환자 사망률과 수술환자 병원 내 사망률, 재원일수, 감염, 재입원률 등을 증가시킨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칠레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14명에서 8명으로 줄여 재원일수 감소 등 사회적 의료비를 줄였고, 호주 빅토리아 주의 경우 간호사 비율을 법제화 한 뒤 환자 사망률이 12%나 떨어지기도 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환자에게 투입되는 간호 시간을 늘려 안전하고 안정적인 간호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설계하는 것은 감염병 시대 당면한 시급 과제”라며 “열악한 노동 환경에 간호사들이 사직하면서 숙련도 높은 간호사들이 부족한 상황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의료연대본부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낮춰 노동강도를 줄이는 것은 간호사들의 사직을 막는 제일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간호사들의 절박한 요구를 담은 법안을 직접 만들어 국회의원을 찾아 설명하는 등 간호인력인권법 제정을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간호사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 곧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에 필요한 일임을 알리겠다”며 “간호인력인권법을 제정하고 공공병상과 간호 인력을 확충하는 등 공공의료를 강화해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제주지부는 8일 오전 11시 제주대학교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호사 인력 충원과 공공의료 확대, 간호인력인권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제주의소리<br>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제주지부는 8일 오전 11시 제주대학교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호사 인력 충원과 공공의료 확대, 간호인력인권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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