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사육제한구역 분할 허가는 편법" 마사 건립부지 인근 주민-사찰 관계자 등 탄원 제출

9일 오전 10시 30분 서귀포시 상효동 주민들이 거주지 인근의 말사육장 건립을 반대하며 김태엽 서귀포시장을 찾아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9일 오전 10시 30분 서귀포시 상효동 주민들이 거주지 인근의 말사육장 건립을 반대하며 김태엽 서귀포시장을 찾아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 서귀포시 돈내코유원지와 상효원 수목원 등 유명 관광지와 맞닿은 곳에 말 사육장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말 사육장 건립 예정지가 가축사육제한구역으로 지정된 곳인데, 행정과 사업자가 토지를 분할해 편법으로 사육장 허가를 내주려한다고 항의했다. 

서귀포시 상효동 모 타운하우스 입주민들은 9일 오전 김태엽 서귀포시장을 찾아 거주지 인근에서 추진되고 있는 말 사육장 건립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은 마사가 건축될 경우 축산악취와 분진 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주민의견 수렴이나 공청회 등 아무런 사전 협의 절차 없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특히 말 사육장 건립 예정지가 가축사육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고,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향후 지하수를 비롯한 자연환경을 훼손시킬 수 있는 마사를 건립하는 것이 적정하냐는 주장이다.

해당 타운하우스 주민 뿐만 아니라 직선거리로 불과 200~30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사찰의 관계자와 신도들도 이 같은 주장을 폈다. 건립허가가 철회될 때까지 지역주민과 사회단체와 연대해 탄원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서귀포시 관계부서는 해당 마사의 경우 건립하려는 규모가 작아 건축 허가 대상이 아닌 신고 대상이라는 점에서 제지할 근거가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현재 신고된 마사의 크기는 약 84㎡로 25평 남짓한 수준이다.

사업자 일부 토지를 분할해 가축사육제한구역을 벗어난 곳에 마사를 지으려 하고 있고, 지하수자원보전지구 등급도 1~2등급이 아닌 특별관리구역이어서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사업자가 규모가 작은 마사 건립을 시작으로 점차 시설을 늘려 2000여평에 다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마사만 25평 수준일 뿐이지 인근의 초지와 창고 시설 등을 합하면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장을 찾은 한 주민은 "누구의 도움을 받은 것인지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될 만큼만 교묘하게 사업을 축소 신고했고 이로 인해 가축분뇨처리시설 의무 설치까지 회피했다"며 "말 사육장이 들어서면 악취에, 까마귀떼에, 주민들은 물론 관광지에도 큰 피해를 미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태엽 서귀포시장은 "행정 입장에서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 개입에 한계가 있지만, 내부적으로 회의를 갖고 또 다른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다시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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