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83) express 표현하다

ex·press [iksprés] vt. 표현하다 
사름이 말을 혼다는 것은?
(사람이 말을 한다는 것은?)

express는 e(x)- ‘밖으로’와 press ‘누르다’의 결합이다. ‘프레스를 주다/받다’, ‘프레스 센터’ 등의 표현들에서 알 수 있듯이 ‘프레스(press)’는 이제 거의 외래어로서의 우리말이 되어버렸다고 볼 수 있다. 이 press라는 어근(語根)에서 나온 낱말로는 impress ‘--을 감동시키다’, suppress ‘억제하다’, repress ‘억압하다’, express ‘표현하다’, depress ‘우울하게 하다’ 등이 있다. express의 어원적 의미는 ‘밖으로 누르다’인데,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보고 들은 것을 (생각해보고) 밖으로 표현하다’라는 뜻이 된다.

위의 그림은, 사람이 어떤 대상(object)이나 현상(phenomenon)에 대해서 보거나 듣고 (생각을 한 후에) 누군가에게 표현하는 과정을 나타낸다. impress는 대상의 이미지(image)나 내용(content)이 사람의 마음으로 들어오는 것을 뜻하며, express는 그것을 밖으로 표현하는 것을 뜻한다. 이때, impress된 내용들이 마음 안에서 의식적으로 억제(抑制)되거나, 무의식적으로 억압(抑壓)되면 express하지 못하게 되는데, 표현의 자유(freedom of expression)룰 규제(regulation)한다는 것은 법이나 제도 등을 통해 이러한 억제나 억압을 유발(arousing)한다는 의미가 된다.

사람에게는 알고 싶은 욕구(need to know)가 있듯이 표현하고 싶은 욕구(need to express)가 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동화에서 보듯이, 사람은 자기가 보거나 들은 것을 밖으로 표현해야만 하는, (프로이드의 말에 따르자면) 비밀(secret)을 지킬 수가 없는 동물인 것이다. 말로 하는 표현이든 글로 하는 표현이든, 표현이란 시행착오(trial and error)를 겪으면서 해보아야만 하는 것이고 해보는 만큼 잘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잘 쓴 글은 없다. 잘 고친 글이 있을 뿐”이란 말처럼.        

사람에게는 알고 싶은 욕구가 있듯이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가 상대방으로부터 ‘말을 조심해서 하라’는 충고를 듣게되면 대개는 그에게 말하는 걸 두려워하게 되거나 아예 말을 하지 않게 된다. 다른 자유들도 그렇겠지만, 표현의 자유는 지극히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인위적 규제는 가급적 삼가는 게 좋겠다. 사진=pixabay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가 상대방으로부터 ‘말을 조심해서 하라’는 충고(advice)를 듣게 되었다고 가정해보라. 그다음부터 여러분은 그 사람에게 말을 조심해서 하게 되는가, 아니면 아예 말을 하지 않게 되는가? 선의의(well-intentioned) 충고로 받아들여 말을 조심해서 할 수도 있겠지만, 대개는 그에게 말하는 걸 두려워하게 되거나 아예 말을 하지 않게 된다. ‘말조심(watching one’s mouth)’이란 말이 실제로는 십중팔구(nine times out of ten) ‘말막음(hushing up)’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규제가 실효(actual effect)를 거두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른 자유들도 그렇겠지만, 표현의 자유는 지극히 예민한(sensitive) 문제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인위적(artificial) 규제는 가급적(if possible) 삼가는 게 좋지 않을까.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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