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 초등학교 12곳 4~6학년 2/3 원격수업...일부 맞벌이 아이들 점심시간만 급식실 방문

제주시내 한 초등학교 4학년의 등교수업 일정표. 8월26일 개학후 한달간 등교수업은 단 이틀에 불과하다. [그래픽-김정호 기자]
제주시내 한 초등학교 4학년의 등교수업 일정표. 8월26일 개학후 한달간 등교수업은 단 이틀에 불과하다. [그래픽-김정호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제4차 대유행이 9월까지 이어지면서 급기야 2학기 개학후 아직도 등교수업을 하지 못한 학생들이 생겨나고 있다.

12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8월18일 제주지역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당초 전면 등교를 대신해 원격수업을 포함한 강화된 학사 운영이 유지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8월 중순까지만 해도 2학기 전학교 등교수업을 원칙으로 정했지만 학생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제주에서도 제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전면등교는 무산됐다.

강화된 학사일정에 따라 전교생 500명 이상 초등학교는 1~3학년은 매일 등교하고 4~6학년은 1/3만 등교하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500명 이상 중학교에서는 밀집도 1/3 등교를 원칙으로 정했다. 등교 학년은 학교장 자율이다. 500명 이상 고등학교는 보다 완화된 2/3 밀집도 준수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학생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500명 미만 초‧중‧고 및 특수학교는 학교장의 권한으로 전교생 등교수업이 가능하다. 유치원도 매일 등원할 수 있다.

전교생 500명 이상의 과대 초등학교는 제주시 11곳과 서귀포시 1곳 등 12개 학교다. 이들 학교는 4~6학년에 한해 제한된 등교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시내 A초등학교는 4학년 학생들이 등교 후순위로 밀리면서 8월26일 개학 이후 단 하루도 등교수업을 하지 못했다. 개학후 한 달째인 9월26일까지 등교수업은 단 이틀에 불과하다.

9월 한 달간 전체 등교일수도 단 5일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매일 등교하는 인근 초등학교 4학년과 비교해 학습 결손과 학력 격차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학교측은 “1학기 6학년 학생들의 등교수업 일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를 고려해 학사일정을 계획하다보니 상대적으로 학기초 4학년 학생들의 등교수업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한 달 가까이 자녀가 학교에 가지 못하면서 불가피하게 사교육에 의존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돌봄 공백에 따른 결손 가정의 불안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가정 형편상 스스로 점심을 해결하기 어려운 학생들도 걱정거리다. 일부 학생들은 원격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에 집에서 학교까지 이동해 급식실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실정이다.

제주시교육지원청은 “초등학교 법정 수업일수는 190일이며 원격수업도 이에 포함된다”며 “과대학교의 경우 학교장 권한으로 등교수업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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