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양배추 등 월동채소 파종 한계기 이달 말...‘태풍 직후 추석’ 파종 지연시 인력난

북상하는 제14호 태풍 찬투의 영향으로 14일 제주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제주시내 한 밭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 ⓒ제주의소리
북상하는 제14호 태풍 찬투의 영향으로 14일 제주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제주시내 한 밭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 ⓒ제주의소리

여름 장마에 이어 보기드문 가을 장마까지 가까스로 버텨낸 제주 농가들이 9월 태풍과 마주하면서 파종 시기를 앞둔 농작물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4일 제주도에 따르면 농업기술원은 제14호 태풍 찬투 북상으로 인한 작물별 사전 관리요령을 발표하고 현장 영농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오후 3시30분 현재 강수량은 한라산 삼각봉 256.0mm, 강정 189.0mm, 서귀포시 177.1mm, 표선면 가시리 146.5mm, 남원 130.5mm, 표선 110.0mm 등이다.

태풍 찬투의 북상으로 만들어진 비구름이 한반도와 일본열도를 향해 넓게 퍼지면서 제주는 17일까지 닷새에 걸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잦은 비 날씨와 집중호우로 우려되는 농가 피해는 토양 유실과 파종시기 지연, 육묘 불량 등이다. 당장 대응이 필요한 작물은 당근과 마늘, 비트, 양배추, 무, 브로콜리 등이다.

당근의 경우 8월 말까지 파종이 마무리돼 뿌리를 내렸지만 강풍이 몰아칠 경우 잎이 찢겨 생육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마늘과 양배추, 무 등 월동채소는 파종이 시작됐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밭이 물에 잠기면 뿌리가 썩거나 유실될 가능성이 높다.

월동채소는 최대 10월 상순까지도 파종이 가능하지만 태풍 탓에 파종 시점이 몰리면서 수확이 분산되지 않아 가격 하락의 요인이 될 수 있다.

태풍이 지나면 곧바로 추석 연휴가 찾아와 파종 지연에 따른 인력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몰아 심기에 인력 수급까지 더해지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농가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

마늘의 경우 10월 상순까지 파종 시기를 최대한 늦출 수 있지만 무와 양배추, 브로콜리는 늦어도 9월 말까지는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농업기술원은 “밭작물의 침수와 토양 유실을 예방하기 위해 물도랑을 정비하고, 사전 예방 약제를 살포해야 한다. 월동 채소류는 남은 모종을 관리하면서 추가 활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