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책을 읽어야 자녀도 책을 읽습니다”
“부모가 책을 읽어야 자녀도 책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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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부모아카데미] 제4강 여희숙 한국도서관친구들대표
ⓒ제주의소리
16일 부모아카데미 강사로 나선 여희숙 한국도서관친구들대표. ⓒ제주의소리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인 독서 교육. 평생을 독서 운동에 매진한 전문가는 독서 교육의 시작이자 핵심으로 ‘부모가 책을 읽어야 자녀도 책을 읽는다’는 실천을 꼽았다.

16일 열린 ‘2021 부모아카데미’ 제4강에서 여희숙 한국도서관친구들대표는 평생 독서 습관이 어떻게 하면 만들어지는지 설명했다.

여 대표는 독서 교육의 목표는 ‘평생 독자’라고 정의했다. 평생 독자는 ▲스스로 책을 읽고 ▲책 읽기를 즐기며 ▲책 읽고 난 다음에 갈무리를 알아서 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평생 독자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이제 초·중·고등학교와 대학으로 교육이 끝나는 시대가 아니다.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보가 많아지고 사회도 급변하고 있다”면서 이럴 때 일수록 책 읽기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뇌 과학 연구에서 밝히길, 거의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스스로 복잡하게 생각하거나 행동하지 않도록 설계됐기에 학습과 노력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점을 중요시 했다. 개개인에 맞는 단계 별 독서 교육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 대표는 평생 독자를 만드는 단계를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눴다. ▲1단계 예비 독자(0세부터 2000일까지) ▲2단계 초보 독자(초등학교 1학년) ▲3단계 독해 독자(초등학교 2~3학년) ▲4단계 유창한 독해 독자(초등학교 4~5학년부터 고등학교까지) ▲5단계 숙련된 독해 독자(고등학교 이후)까지다. 

그러면서 각 단계마다 반드시 해야 할 것,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한 가지씩 꼽았다.

# 0세부터 2000일까지 

1단계는 엄마 뱃속에서 시작한다. 부모가 꼭 해야 할 일은 ‘들려주기’다. 여 대표는 ‘들려주기’를 ‘읽어주기’와 구분했다. 단순 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는 “눈을 마주치면서 이야기를 나눠라. 책을 먼저 읽고 이야기하는 방법도 좋다. 만약 책을 읽어준다면 운율이 있는 시, 노래처럼 짤막하고 리듬감 있는 글이 좋다. 정 안되면 품에 안고서 함께 책을 읽어주라”고 조언했다.

여 대표는 ‘읽어주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즐겁고 행복한 기분으로 읽어주는 기억은 1단계 시기 아이들에게 깊이 각인되기 때문이다. 그런 기억은 나중에 책 읽고 싶은 마음의 씨앗이 된다. 그래서 “부모가 힘들고 짜증나지 않을 정도까지 읽어주라”고 조언했다.

여 대표는 1단계에서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문자 지도’를 꼽았다. 5~6세 이전 유아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특정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돼, 나중에 대인 관계나 대화, 운동 기능이 저하되는 부작용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입학 전 문자를 미리 배우고 입학해 학교로부터 경고 받은 독일 교포 사례도 들면서 “5~6세 시기에 문자 지도를 하면 오히려 독해 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다. 꼭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이날 아카데미는 대면, 비대면 방식을 병행했다. ⓒ제주의소리

# 초등학교 1학년

예비 독자를 지나 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 초보 독자 단계로 접어든다. 초보 독자는 곧 글자를 읽는 해독 단계다.

여 대표는 “이 시기에는 한글을 유창하게 읽고 쓸 수 있게 하는 것에 모든 총력을 기울이라”고 제시했다.

반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독후 활동’이다. 여 대표는 “예컨대 ‘산’이라는 글자를 두고 성인은 한라산, 백두산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초보 독자 단계의 아이는 ‘이상하게 생긴 기호를 산이라고 읽는구나. 한라산할 때 그 산이구나’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인지하며 써야한다고 익히는 데만 100% 능력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독후 활동이 큰 부담이 된다는 설명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녀가 같은 책을 수십 번 읽으려 해도 괜찮다고 봤다. 그 책을 읽고 내용까지 이해하고 싶다는 다른 표현이라는 것. 

여 대표는 “강요된 독후 활동은 매우 위험하다. 대신 몸으로 하는 방법은 조금 낫다”면서 “한글을 읽고 쓰는 좋은 독서 활동은 바로 소리 내 읽기다. 더듬거리고 시간도 오래 걸리겠지만 내용을 묻지 말고 충분히 시간을 두며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줘라. 소리 내 읽기를 하루 10분 이상 하면서 쌓다보면, 아이들은 문장 구조를 자연스레 몸으로 체득한다”고 강조했다.

# 초등학교 2~3학년

1학년에서 2~3학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기지만 독해 능력은 빠르게 변화한다. 이 시기를 지칭하는 '독해 독자'는 읽고 이해하는 단계다.

여 대표는 꼭 해야 할 것으로 ‘책 내용을 이해하는지 확인하기’를 꼽았다. 아이가 읽은 책의 내용을 잘 이해하는지, 생활 속에서 부모가 파악해야 한다. 만약 자녀가 잘 모른다면 책 수준을 낮추거나, 여러 번 반복 읽기로 이해할 때 까지 기회를 줘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선행 독서’다. 여 대표는 2~3학년 때 선행 독서가 자칫하면 독해 독자에서 초보 독자로 퇴화시킨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 페이지에 모르는 단어가 7~8개면 그 책 내용은 모른다고 봐야 한다. 5~6개만 있어도 전체를 이해하지 못해 재미없어한다”면서 “멀리 바깥만 보이는 터널처럼, 글을 읽는데 글자만 보이고 뜻이 보이지 않는 퇴행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기에 좋아하는 책만 읽는 경우가 있다면, 억지로 바꾸지 말고 비슷한 책을 다양하게 골라주라고 조언했다. 자동차, 우주, 공룡, 곤충 등 그 분야 안에서 다양하게 읽게 해주면 도움이 된다고 봤다.  

ⓒ제주의소리
여 대표는 자녀 성장 단계에 맞는 책 읽기 방법을 제안했다. ⓒ제주의소리

# 초등학교 4~5학년~

‘4단계’ 4~5학년부터는 다른 국면에 처할 수 있다. 이전까지 잘 읽었던 아이가 갑자기 책과 담을 쌓거나, 독서에 대한 반응이 무덤덤해지는 경우가 나타난다. 여 대표는 여러 가지 원인 가운데 ▲선행 독서 부작용 ▲(학교에서 종종 보이는) 책 많이 읽기 경쟁으로 쉬운 책에 익숙해짐 등을 꼽았다.

문제 해결 방법은 ‘함께 읽기’를 제시했다. 무엇보다 자녀만이 아닌 부모 독서모임을 시작하고 서서히 참여시키는 방법도 권했다. 부모 독서모임 순서는 ▲3~10인 이하 모임 결성 ▲책 목록 정하기 ▲책 구매 ▲각자 읽기 ▲밑줄 긋기 ▲정기 모임(최소 일주일에 한 번) ▲밑줄 긋기 낭독 ▲밑줄 그은 이유 말하기 ▲베껴 쓰기 순서라면 쉽고 효과적으로 모임을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중에서 책 속의 인상적인 문구를 정성스럽게 손으로 옮겨 적는 방법은 유익한 독후 활동으로 추천했다.

여 대표는 “5단계에 걸친 독서 능력 단계는 계단식이다. 단계마다 아무런 변화가 없다가 갑자기 도약하고 다시 그 수준을 유지하다가 도약한다”면서 “독서 능력을 가진 뇌를 만들려면 13년에서 15년이 소요된다. 결국, 독서 교육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다.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15세인 중학교 2학년까지 계속 좋은 독서 환경을 만들어주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가능하면 15세, 중학교 2학년까지 자녀들에게 책을 읽어주시라. 15세 정도가 돼야 듣기 능력과 읽기 능력이 같아진다”면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언제 가장 책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지 아시느냐. 바로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자신이 읽은 책 이야기를 해줄 때다. 평생 독자인 교사와 부모는 가장 좋은 독서 선생님”이라며 부모의 책 읽기 습관을 무엇보다 중요시 했다.

ⓒ제주의소리
여 대표는 "가능하면 15세, 중학교 2학년까지 자녀들에게 책을 읽어주라"고 조언했다. ⓒ제주의소리

여 대표는 “명심해야 한다. 엄마, 아빠가 자녀에게 책을 얼마나 많이 읽어주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자녀들이 독서 활동을 통해 얼마나 자신을 많이 사랑해주는지 느껴야 한다”고 독서 교육의 이유를 강조했다.

이 밖에 학교의 학급 문고가 독서 습관을 만드는데 매우 중요하기에, “부모들이 학급 문고 장서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라”고 권했다.

도서관 이용법은 “맛보기 식으로 훑어보고 정독해야겠다고 판단이 드는 책은 용돈을 모아서 사보라”고 제안했다.

질의 순서에서는 ‘만화책만 보는 아이’에 대해 “줄글 책을 읽는 것이 힘들 수 있다. 아니면 학습 성취를 너무 강요받는 독서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글밥이 많은 책으로 옮겨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인간은 태아에서부터 청각이 먼저 발달했다. 다소 복잡한 내용도 귀로 들으면 더 잘 이해한다. 글밥이 많은 재미있는 이야기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다보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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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21-09-19 09:33:26
책 좋죠 근데 뭐부터 읽어야할지 갈피를 못잡는 사람들이 대부분 ㅜㅜ
젬있는 책은 유익하다거나 읽어봐야 별 시덥잖은 연애소설 ㅋㅋㅋ
경제 역사 인문 사학 철학은 어렵고 재미도없고 머부터 시작해야될지 모르죠 책도 다 벽돌책이고 깨기가 어려움 ㅋㅋ
그래도 읽어야 합니다 요세는 폰으로도 볼수있어서 시간날때마다 보는 버릇해야합니다
책장에 책이 한가득인데 시간이 안나는건 함정인가 ㅋㅋㅋㅋㅋ
14.***.***.181

이유근 2021-09-17 11:44:05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은 아이가 했으면 하는 대로 부모가 하면 된다. 아이들이 책을 읽었으면 하면 보모가 책을 읽고, 아이들이 거짓말을 잘 했으면 하면 부모가 거짓말을 하면 된다. 부모는 텔레비전 보면서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반항심만 키울 뿐이다.
220.***.***.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