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출근길 몸 가누기 힘든 ‘강풍’ 최대 150mm 비 추가 예보…제주 곳곳 생채기 남겨

 

17일 새벽 제14호 태풍 찬투(CHANTHU)가 제주에 상륙하자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비바람이 불어닥치는 등 시민들은 험난한 출근길을 나서야 했다. 

그러나 태풍 찬투가 서서히 제주를 빠져나가면서 이날 오전 최대 고비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도 곳에 따라 강풍과 폭우가 내리고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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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호 태풍 찬투가 상륙한 17일 오전 7시께 서귀포시 1호 광장을 지나는 출근길 시민들이 강풍에 우산도 포기한 채 바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찬투는 오전 7시 기준 서귀포 남남동쪽 약 60km 부근 해상에서 강도 ‘중’ 세기, 시속 21km 속도로 북동진 중이다. 

중심기압은 980hPa이며 최대풍속 초속 29m, 시속 104km, 강풍반경 250km, 폭풍반경50km다. 

태풍이 가장 가까이 접근한 서귀포 남동부지역은 강한 비바람이 들이닥쳐 도로와 농지가 물에 잠기고 거센 파도가 해안을 강타하는 등 태풍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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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7시께 서귀포시 남원읍 앞바다에 구조물을 집어 삼킬 듯한 거센 파도가 들이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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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8시께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도로에서는 야자수가 바람을 이기지 못한 채 쓰러져가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날 오전 6시 30분께 서귀포시 남원읍 해안도로 인근 농지는 쏟아진 비로 침수됐으며, 비슷한 시각 인근 도로는 물에 잠겨 하천을 형성키도 했다. 

오전 7시께부터는 이른 아침 출근을 위해 길을 나선 사람들이 옆으로 부는 강풍으로 인해 우산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거나 우산을 포기한 채 걸어가기도 했다. 

서귀포 시내의 경우 오전 8시께부터 조금씩 비가 그치는 듯했으나, 태풍이 거쳐가면서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강풍은 계속돼 출근길 시민들이 옷가지를 부여잡은 채 걸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비슷한 시각 한 건물 배수구에서는 쏟아진 비를 빼내는 물이 인도로 쏟아져 나와 행인이 이를 피하기 위해 차도로 걷기도 했다.

제주 전역에 태풍경보가 발효되는 등 강한 바람이 불고 많은 비가 쏟아지며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기도 했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접어든 16일 오후 7시 44분께 제주시 건입동에서는 가로등이 쓰러져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17일 새벽 오전 6시 34분께는 제주시 건입동의 한 신축공사장 펜스가 쓰러졌다.

오전 6시 57분께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에서는 신호등이 떨어져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오전 7시 10분께 조천읍 신촌리의 한 도로에서는 차량이 침수, 고립돼 운전자가 출동한 119에 의해 구조됐다. 

같은 날 오전 7시 54분께 서귀포시 강정동에서는 강풍에 나무가 쓰려지기도 했다.

제주소방에 따르면 안전조치와 더불어 주택과 상가 등 건물 곳곳이 침수되는 피해도 속출했다. 지난 14일부터 17일 오전 8시까지 총 35건의 배수 지원이 이뤄졌으며, 빼낸 물만해도 총 86톤에 달한다.

17일 오전 오전 7시 10분께 조천읍 신촌리의 한 도로에서는 차량이 침수, 고립돼 운전자가 구조됐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17일 오전 오전 7시 10분께 조천읍 신촌리의 한 도로에서는 차량이 침수, 고립돼 운전자가 구조됐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17일 오전 5시 38분께 제주시 삼양2동의 한 주택이 침수돼 배수 지원이 이뤄졌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17일 오전 5시 38분께 제주시 삼양2동의 한 주택이 침수돼 배수 지원이 이뤄졌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17일 아침 서귀포시 남원읍 앞바다에 태풍 찬투가 몰고 온 거센 파도가 무서운 기세로 일고 있다. ⓒ제주의소리
17일 아침 서귀포시 남원읍 앞바다에 태풍 찬투가 몰고 온 거센 파도가 무서운 기세로 일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처럼 많은 비가 쏟아진 제주의 13일부터 17일 오전 6시 기준 주요지점 누적 강수량은 ▲제주 322.9mm ▲산천단 546.5mm ▲서귀포 509mm ▲성산 299.4mm ▲송당 435.5mm ▲대정 189mm ▲진달래밭 1165mm ▲삼각봉 908mm를 기록하는 등 한라산에 최대 1200mm에 육박하는 강수량이 관측되고 있다. 

태풍은 17일에도 시간당 50mm 내외의 매우 강한 비를 포함해 이날 오후까지 제주도 50~100mm, 많은 곳은 150mm 이상의 비를 더 뿌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날까지는 제주도해안에 태풍 영향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면서 저지대 침수 가능성이 있으니 피해 없도록 유의해야겠다. 또 물결이 높게 이는 가운데 만조 시기와 겹치면서 해안가 저지대에는 침수 가능성이 있겠다.

오후까지 바람이 최대순간풍속 초속 30~40m로 매우 강하게 불겠으니 안전사고와 시설물 피해, 낙과를 비롯한 수확기 농작물 피해에 철저히 대비하며 방심해선 안 되겠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주요지점 일 최대순간풍속 현황은 초속 ▲삼각봉 27.4m ▲지귀도 25.7m ▲사제비 23.5m ▲마라도 23.5m ▲제주 22m 등이다.

제주도해상과 남해서부해상 역시 태풍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밤까지 바람이 초속 12~26m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도 3.0~8.0m로 매우 높게 일겠다.

18일까지 해안가에는 너울이 유입되면서 매우 높은 물결이 백사장으로 강하게 밀려오고 갯바위나 해안도로, 방파제를 넘는 곳이 있겠으니 해안가 안전사고에 주의가 요구된다.

태풍 찬투는 17일 낮 12시 서귀포 동쪽 약 160km 부근 해상으로 빠져나간 뒤 18일 0시 일본 오사카 서쪽 약 240km 부근 해상으로 진출, 이날 오전 6시 일본 내륙에서 소멸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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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내린 폭우로 보행로에 빗물이 역류하면서 이른 아침 행인들이 불편을 겪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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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내린 폭우로 서귀포시 표선면 천미천에 거센 물살이 불어난 모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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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이 불어 야자수가 휘청거리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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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아침 바람을 맞으며 걸음을 옮기는 서귀포 시민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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