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제주관광 갈 길은] ① 회복세와 함께 두드러질 가치지향 여행

제주의소리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로 위기를 겪고 있는 제주 관광산업을 진단하고, ‘위드 코로나’ 시대 제주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을 짚어본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체질개선의 필요성과 함께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과제와 대안들을 다섯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코로나 팬데믹이 지역별 GRDP 성장률에 미친 영향. 산업연구원(KIET)의 '코로나 팬데믹의 국내 지역경제 영향' 보고서 중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지역별 GRDP 성장률에 미친 영향. 산업연구원(KIET)의 '코로나 팬데믹의 국내 지역경제 영향' 보고서 중에서.

코로나19 장기화는 관광업에 대한 의존도가 큰 제주에 치명타였다.

산업연구원의 ‘코로나 팬데믹의 국내 지역경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의 제주지역경제 충격은 –9%로 전국에서 가장 컸다. 2020년 2분기에 국내 경기가 저점을 보인 후 회복 추세지만 제주는 –7.7%로 전국에서 가장 부진하다.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16년 360만여명을 기록했다가 한한형으로 주춤한 뒤 2019년 172만6000여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2021년 9월 14일 기준 3만3000명에 불과하다. 

외국인 대상 여행사, 쇼핑업체, 크루즈관련 산업, 전세버스, 카지노, 시내면세점 등은 사실상 폐업 상태다. 출국납부금과 외국인 전용 카지노 부담금이 재원인 제주특별자치도관광진흥기금도 수입이 제로 수준으로 재정난이 심각한 상태다.

제주 관광의 새로운 성장 모델 중 하나로 제시됐던 크루즈 관광 역시 개점휴업 상태다. 한 때 ‘아시아의 크루즈 허브’를 꿈꾸던 제주는 2016년 509항차 기항과 120만9000여명의 관광객을 기록했지만, 2020년 이후로는 단 한 척도 없다.

이 상황에서 제주 관광산업을 지탱시키는 것은 내국인 관광객이다. 2019년과 비교하면 부족하지만 올해 들어 9월 14일까지 총 795만9000여명의 내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다. 특히 골프장은 해외 원정 골프가 불가능해진 관광객들이 제주로 선회하면서 2년 연속 내장객 최고 기록 경신이 예상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 이후 달라질 관광 패턴, 제주관광의 변화 절실

백신 보급이 늘어나면서 정부가 10월말을 단계적 일상회복의 기점으로 삼는 등 관광산업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광산업은 회복탄력성이 큰 산업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방역 조치로 코로나19가 통제되면 관광산업은 3~4년 이내에 2019년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는 2020년 8월, 관광시장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2.5년~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봉쇄와 격리에 시달렸던 사람들이 보복 관광에 나서면서 관광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다만 국가별 상황에 따라 편차가 클 것으로 보여 장담하기는 어렵다.

핵심은 ‘위드 코로나’ 시대의 관광이 그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제주의 마을에서 공정여행을 추구하는 제주생태관광의 여행 프로그램 모습.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진정성을 기반으로 하는 방식의 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의 마을에서 공정여행을 추구하는 제주생태관광의 여행 프로그램 모습.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진정성을 기반으로 하는 방식의 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황해국 UNWTO 아시아태평양지역국장은 “황 국장은 "코로나 시대 속 여행자들은 가까운 곳 여행 선호, 건강 안전 수칙에 대한 새로운 관심 증가, 자연, 농촌관광, 도로여행 등 야외활동 선호, 변동성과 여행 제한으로 막바지 예약 증가,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에 더 많은 중요성을 부여하고 진정성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여행 회복세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러한 환경변화에 맞춰 “제주 관광은 향후 3년간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며 “장기체류형 지속할 수 있는 특수목적관광상품 발굴과 마케팅, 변화를 촉진하는 디지털 혁신, 지역관광과 문화를 통한 긍정적 메시지 전달,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와 서비스 품질 개선 등 새로운 시장을 향한 고급 관광 브랜딩 및 포지셔닝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직전 제주관광은 양적인 성장에 가려졌던 문제의식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 시기였다. 특정 지역의 과잉관광화, 지역주민 삶의 질 하락, 고부가가치화의 필요성, 환경파괴, 저가 패키지 관광에 대한 부작용 등이 화두였다. 갑작스레 닥친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로 이 같은 논의가 사그라든 듯 보이지만, 이젠 구체화하고 현실적 대안을 내놓아야 하는 시기다. 

코로나 이후 전망에 대해 제주관광공사 고은숙 사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내국인 관광객은 일시 회복되고 있지만, 코로나 종식 후에는 해외로 대거 이동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해외여행이 이루어질 때, 근거리, 장기체류, 체험소비를 원하는 관광객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제주방문 목적별 시장세분화를 통한 차별화 마케팅 전략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위기의 제주 관광산업 조기 회복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민․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일시적인 지원보다는 관광사업체의 마케팅 활동 지원 강화 등 장기적으로 국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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