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분권형 개헌-4.3완전해결" 제주 '미래비전 공약' 발표

27일 오후 3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제주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선 경선 후보. ⓒ제주의소리
27일 오후 3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제주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선 경선 후보. ⓒ제주의소리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는 27일 제주를 찾아 "강력한 원칙과 추진력, 개혁 앞에 물러섬 없는 용기와 기개를 지닌 추미애에게 제주의 개혁의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추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제주 미래비전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먼저 추 후보는 제주4.3과 맺어 온 오랜 인연을 소개하며 제주도민의 지지에 감사를 표했다.

추 후보는 "제주와 저의 깊은 인연은 역사의 그늘 속에 가려져 있었던 수형인 명부 발굴과 1999년 제주 4.3특별법 제정 대표발의로 시작됐다. 제가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억울한 옥살이를 하신 수형인과 그 유가족분들에게 재심의 길을 열어 마침내 지난 3월, 수형자 335명 전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4.3은 제 정치역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갱이와 같은 존재다. 4.3 유가족분들은 제게 과분하게도 '은인'의 칭호를 주셨지만, 4.3은 제게 오히려 더 많은 배움과 깨달음을 주신 '은사'와 같은 존재였다"며 "제가 여러 정치적 오해와 공격 속에서도 묵묵히 개혁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힘도 바로 4.3의 힘이었다"고 피력했다.

추 후보는 "국가공권력에 의한 폭력은 세계 여러 나라, 어느 시대에서나 벌어졌지만, 제주4.3처럼 온갖 편견과 방해를 뚫고 최종적으로는 민관이 하나 돼 진상규명을 제대로 이뤄놓은 일은 그리 많지 않다"며 "4.3은 인류가 치러야했던 20세기의 대비극을 절차적으로 아름답게 풀어낸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주력했던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검찰 권한의 분산과 균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검찰개혁은 사회대개혁의 관문이다. 검찰개혁을 이뤄내야 언론개혁, 사학개혁, 사법개혁, 재벌개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27일 오후 3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제주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선 경선 후보. ⓒ제주의소리
27일 오후 3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제주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선 경선 후보. ⓒ제주의소리

제주 관련 공약으로는 '자치분권형 개헌'과 '국가균형발전 4.0 전략'을 제시했다.

추 후보는 "제주를 세계적인 평화와 인권의 섬으로 조성하겠다"며 "4.3의 완전한 해결과 합당한 배·보상이 이뤄지도록 마지막까지 소임을 다하겠다. 국가권력에 의한 무고한 양민의 희생을 어떻게 치유하고 추모하는 지, 그 모범적 사례를 만들어 인권과 평화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세계적 교육의 현장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제주4.3평화재단의 예산과 관련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취지에 동의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활동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세부적인 공약도 소개했다.

또 "제주를 100%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청정지역으로 만들겠다"며 "2030년까지 달성하는 현재의 목표를 조기에 달성해 세계적인 탄소중립 섬으로 지정하고, 전력 발전의 수요와 공급을 과학적으로 추산하고, 생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추 후보는 "전기차·수소차 운용을 위한 인프라와 '제주형 그린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하겠다. 탄소중립의 경험을 국내는 물론 외국과의 교류와 전수를 지원해 세계적인 탄소중립 섬으로서 확고한 위상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자치분권 강화를 위해 "이미 '지방분권형 개헌'을 주창하고, 필요하다면 원포인트 개헌을 해서라도 국가균형발전 4.0시대를 열자고 제안한 바 있다"며 "제주특별자치도는 해당 법률 개정을 통해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 자치조직권 등 3대 자치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특별자치도를 내실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4차산업혁명 시대와 팬데믹 시대를 극복하도록 관광산업과 농수산업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제주 농수산물의 육지 판매 등 활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제주 농수산물 전용기 및 전용선'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추 후보는 "추미애의 개혁은 우리 사회의 근본적 모순인 양극화와 불평등, 분단 체제를 극복하는 실효적인 대안이자, 강력한 실천 방안이 될 것"이라며 "제주의 희망을 다시 세우며, 대한민국을 더 높이 세우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지역주민의 여론을 잘 수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제하며 "제주를 상징적인 가치가 풍부한 도시로, 확고한 위상을 세우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제주가 가진 인권 강화라는 가치, 세계 자연유산으로 가지고 있는 장점, 이런 것을 잘 살려 나가야 한다"고 했다.

추 후보는 "공항의 물류적인 수요, 이런 것만 보지 말고 우리 세계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 생물다양성 등을 지속가능하게 보존하는 방안을 함께 찾아야 한다"며 "입체적인 종합계획을 갖고 종합전략과 연계 수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송재호(제주시 갑) 국회의원을 비롯해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도의원들,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장, 4.3단체 관계자 등이 자리를 지켰다. 추 후보는 기자회견 직후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을 찾는 등의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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