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제주관광 갈 길은] ③ 종합계획 달성 관건은 ‘달라진 시장’ 분석부터

제주의소리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로 위기를 겪고 있는 제주 관광산업을 진단하고, ‘위드 코로나’ 시대 제주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을 짚어본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체질개선의 필요성과 함께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과제와 대안들을 다섯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텅 빈 서귀포강정크루즈터미널.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텅 빈 서귀포강정크루즈터미널.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크루즈 관광이 제주의 새로운 관광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제주도는 ‘아시아 크루즈 허브’라는 지향점을 내걸었다. 2016년 크루즈 507항차에 120만명의 크루즈관광객이 입국하고 원도심 지역 상권과 연결하는 관광 프로그램들이 개발됐다. 그러나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이어 코로나19 국면으로 2020년 이후 단 한 척의 기항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600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서귀포강정크루즈터미널은 연간 250회의 크루즈가 입항해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2018년 개항 이후 단 두 척의 크루즈만 방문해 민군복합항이라는 이름이 민망할 정도다.

이 국면에서 제주도가 지난 6월 발표한 ‘제주 크루즈산업 제2차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오는 2025년까지 제주항·강정항에 크루즈 400대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제주항을 비롯해 사실상 껍데기만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 된 서귀포강정크루즈항을 모항으로 개발을 위한 역량을 집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크루즈산업 활성화를 위해 5년간 약 105억여원을 투입하는 게 투자계획의 핵심이다. 크루즈산업 도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데 57억원,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에 11억원, 시장 다변화를 통한 산업 발전에 35억원, 크루즈산업 관리체계 확립에 50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에는 400항차의 크루즈선이 운항돼 11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까지 700항차를 유치한다는 추가적인 목표도 세웠다.

제주 서귀포 강정 크루즈 터미널. 600억원을 투입했지만 2018년 개항 이후 단 두 척의 크루즈만 방문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 서귀포 강정 크루즈 터미널. 600억원을 투입했지만 2018년 개항 이후 단 두 척의 크루즈만 방문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크루즈터미널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13년부터 개최돼 국제 네트워크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제주국제크루즈포럼은 코로나19로 인해 작년과 올해 개최되지 못했지만, 내년 규모를 키워 산업 재도약의 발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인근 국가의 크루즈 잠재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고,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커진 것은 호재지만 인근 상업시설이 부족하고 터미널과 관광지 간 교통체계가 불편해 열악한 인프라도 약점이라는 문제가 남아 있다.

핵심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니즈를 가진 관광객에게 맞는 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제주도는 현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과 연결되는 상품 구성과 홍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드 국면 이후 달라진 관광객에 맞는 매력적인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크루즈리더스네트워크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강숙영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고, 제주에서만 가능한 체험과 지역의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는 여행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어떤 니즈가 있는 지 꼼꼼한 마케팅 조사가 축적되면서 개별관광객들에게 맞는 다양한 여행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마케팅 조사를 위한 기초데이터를 만드는 몫은 지자체의 몫”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들이 제주에 체류하는 시간 동안 독특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게하고, 관광객들이 제주의 시장을 자유롭게 여행하고 결제하는 등 소비를 촉진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건전한 시장 점유를 넓히기 위한 장기적인 비전의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국면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부식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역 표준 마련이 중요하다면서 “신뢰성 있는 방역체계를 마련하고 다양한 기관들, 다양한 국가들 사이에 공동 협업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 한중일 3국이 한 테이블에서 얘기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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