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서비스노조 LEK 지부 “신화월드 카지노, 위기극복 노사 협약 두 달여만 ‘구조조정’”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를 운영 중인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이하, LEK)가 코로나19 위기 극복 노사 단체협약을 체결한 지 두 달여 만에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노동자들의 반발이 터져나왔다.

제주관광서비스노동조합 신화월드 LEK지부는 1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 위기에 따른 신화월드 카지노의 일방적 구조조정을 규탄했다. 

이들은 재정적자에 따른 경영 위기 책임이 양지혜(양즈후이) 회장의 구속 등 그룹 오너리스크와 고액연봉자 채용, 고용유지지원금 중단 등에 있다고 주장했다. 

양 회장은 중국 금융업계 사상 최대 부패 스캔들인 화륭자산관리공사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 2018년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돼 구금된 바 있다. 이에 제주신화월드 리조트와 카지노 경영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양 회장은 현재는 제주신화월드 경영권에서 아예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화월드 사업 주체인 람정제주개발 대표이사도 현재 양지혜 회장이 아닌 전문 경영인으로 바뀐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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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서비스노동조합 신화월드 LEK지부는 1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청 앞에서 신화월드 카지노의 일방적 구조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노조는 “추석이 끝난 23일 저녁 기습적으로 희망퇴직 공고가 붙었다. 공고에는 ‘희망퇴직 신청자 수가 미진할 경우 모든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노조는 지난달 3일 코로나로 관광산업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양보하며 사측과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다”며 “하지만 위기극복에 노사가 함께 노력하자 했던 단체협약을 체결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회사는 한마디 협의 없이 희망퇴직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재정적자 규모가 큰 것은 사측의 잘못된 경영 때문이다. 2018년 정식 개장 이후 도내 8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전체 매출액의 3배에 가까운 영업 성과를 달성할 만큼 성공적인 시작이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당시 양지혜 회장이 구속되면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란딩인터내셔널 주가가 폭락하면서 VIP 고객들의 발길이 끊기기 시작,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며 “이처럼 신화월드 카지노 경영위기는 그룹 오너리스크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후 경영상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며 좀처럼 영업실적을 회복하지 못했고 코로나19 상황에 다시 한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런 가운데 노동자들에 대한 복지 정책은 나날이 후퇴됐고 노조가 없었던 호텔과 리조트 노동자들에 대한 권고사직, 희망퇴직도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실질적인 경영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 없이 손쉽게 인건비를 절감하겠다고 칼을 빼 들었다”며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할 때 희망퇴직 외 대책은 어디에도 없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와중에도 고액 연봉자를 연이어 채용하고 신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과연 지금의 희망퇴직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이 맞는지 의아하다”며 “회사의 경영실패와 코로나19 재난 책임을 노동자에게 지워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노동자들은 고통분담을 위해 지난해부터 유급휴업과 무급휴업에 동참해 왔다. 하지만 회사는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유급휴업을 연장할 수 있었음에도 굳이 중단한 뒤 고액연봉자를 잇달아 채용하고선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노조 회사에 ▲경영실패에 따른 경영진 자진 임금 삭감 ▲직원 대상 일방적 구조조정 철회 ▲노동조합과의 대화 ▲경영구조 개선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어 제주도에도 ▲유급휴직과 무급휴직, 희망퇴직으로 생계 위협에 내몰린 카지노 노동자 실태 조사 및 대책 마련 ▲카지노 영업 재개 대책 강구 등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는 이윤만을 추구하며 어제까지 한가족이라 칭하던 사람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행태”라며 “회사는 당장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멈추고 노사가 함께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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