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많은 비 쏟아진 제주, 기상청 “남풍 유입-태풍 영향”

9월 우리나라 주변 주요 기압계 모식도. 사진=제주지방기상청.

지난 9월 제주에 많은 비가 쏟아진 가운데 서귀포시는 1961년 기상 관측 이래 692.4mm라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역대 최다기록을 갈아치웠다. 

7일 제주지방기상청이 발표한 ‘2021년 제주도 9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제주도는 평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491.3mm의 비가 쏟아지면서 역대 강수량 4위를 기록했다. 강수일수도 평년 10.6일보다 많은 15.5일로 역대 7위를 달성했다. 

지점별로는 서귀포시의 경우 한 달 사이 692.4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역대 기록을 경신했고, 고산의 경우도 348mm의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역대 2위가 변경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지역에 많은 비가 쏟아진 것은 9월 상순 정체전선과 저기압, 하순 저기압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제14호 태풍 찬투가 북상하던 중 중국 상해 부근 해상에서 맴돌면서 제주에 많은 비구름을 밀어 올린 것도 많은 강수의 요인이다.

태풍 찬투의 간접 영향이 시작된 9월 13일부터 제주를 지나간 17일 당시 한라산 진달래밭 누적 강수량이 약 1300mm에 달하는 등 그야말로 ‘물 폭탄’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주택과 식당 등이 물에 잠기고 하수구가 역류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또 작물을 파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거나 이제야 막 심기 시작한 농지가 물에 잠기면서 농심을 애태웠다.

태풍이 제주를 강타한 17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의 한 밭에서 농민이 고무대야를 이용해 물을 퍼내고 있다. 기자가 지켜보기에도 침수된 너른 밭의 빗물을 혼자 퍼내기엔 도무지 역부족이어서 안타까움이 스쳤다.  ⓒ제주의소리
태풍이 제주를 강타한 9월 17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의 한 농민이 고무대야를 이용해 밭에 한가득 들어찬 물을 퍼내는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21년 제주도 9월 일 강수량 현황. 사진=제주지방기상청.

평균기온의 경우 24.5도를 기록하며 1961년 관측 이래 다섯 번째로 더운 9월 날씨를 보였다. 제주지역서 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때는 1975년 25.2도다.

올해 최저기온 평균은 22.1도로 평년보다 1.3도 높아 역대 4위를 기록했고 일교차는 네 번째로 작게 나타났다. 

관측지점별로는 제주가 24.9도로 역대 3위, 고산이 24.2도로 역대 2위, 성산이 24.5도로 역대 5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9월 중반 이후 태풍과 저기압 전면의 따뜻한 공기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평년보다 기온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전재목 제주지방기상청장은 “지난 9월은 태풍 영향으로 평년보다 기온도 높고 비도 많이 내려 기후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며 “제주기상청은 도내 기후변화 피해를 막기 위해 급변하는 기상 상황을 신속 전달하는 등 도민에게 필요한 기상·기후 정보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14호 태풍 찬투 경로(초록실선) 및 주변 기압계 분포. 사진=제주지방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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