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폭풍의 화가 변시지가 바라본 ‘40년 전 유럽’
제주 폭풍의 화가 변시지가 바라본 ‘40년 전 유럽’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당미술관, 내년 1월 16일까지 ‘변시지 유럽기행’ 展
몽마르트언덕, 캔버스에 유채, 1981. 제공=서귀포시.

제주 서귀포시 기당미술관이 지역대표작가인 화가 변시지를 조명하는 ‘변시지 유럽기행’ 전시를 개최한다. 

2022년 1월 1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변시지가 유럽여행 중 제작한 작품과 자료 70여 점이 공개된다. 

당시 변시지는 이탈리아 로마 아스트로라비오(Astrolabio) 화랑의 초대전 초청으로 유럽을 방문하게 됐다. 1981년 10월 5일부터 11월 1일까지의 일정으로 대만, 홍콩, 태국,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을 방문했다.

태국의 사원과 바티칸 회화관의 미켈란젤로 천장화, 루브르 박물관에서 본 쿠르베의 ‘화가의 아뜰리에’, 테이트 미술관에서 본 터너 및 전후기 인상파 화가들의 전시 등은 그의 창작열을 불태우는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여행을 통해 그려낸 변시지의 대표 작품은 ‘몽마르트’, ‘로마공원에서 바라본 풍경’, ‘런던 풍경’, ‘파리’, ‘노트르담’ 등이다. 기존의 변시지가 그려낸 바다와 돌담, 초가, 조랑말 등 제주풍경과는 다른 모습이다.

변시지는 여행 중 파스텔로 스케치하거나 수채로 채색한 뒤 저녁 숙소에 돌아와 부지런히 유화로 다시 그려낸 것으로 전해진다. 작품에는 여행을 통해 느낀 다양한 심상이 투영돼 독자적인 변시지만의 색채인 황토빛 바탕과 먹빛의 형태로 재탄생된다.

하나의 스케치에서 파생돼 수채나 유채 작업으로 재료의 변화를 꾀한 작업들은 주제별 재료의 특성과 느낌이 담겨 변시지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로마공원에서 바라본 풍경, 종이에 파스텔, 1981. 제공=서귀포시.
파리, 종이에 파스텔, 수채, 1981. 제공=서귀포시.

전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관람객은 시간당 최대 50명으로 제한되며, 인터넷 사전예약과 현장발권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은 휴관이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기 작품을 통해 느껴보는 유럽 풍경은 새로움과 신선함으로 지친 우리 마음에 희망을 선사할 것”이라며 “직접 갈 수는 없지만, 눈으로 보고 가슴에 담는다면 감흥과 잔향은 오래 남아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줄 것”이라고 말했다.

변시지는 1926년 제주에서 태어나 6살 때 일본으로 건너갔다. 당시 일본 최고의 중앙 화단으로 알려진 광풍회에서 한국인 최초의 수상자이자 일본인을 포함한 최연소 최고상 수상자가 됐다. 24세 때는 심사위원 자리에도 섰다.

30대 나이에는 일본서 배운 서양화의 기법과 철학을 버리고 한국으로 영구 귀국한다. 가장 한국적이면서 역사적이라고 여겼던 비원으로 들어가 일명 ‘비원파’라는 별명을 얻으며 극사실주의와 인상주의 화풍을 추구한다.

1970년대 후반, 50대에 접어든 변시지는 그의 고향 제주로 귀향해 그만의 독특한 황토색과 먹색 선으로 제주를 표현하며 일명 ‘폭풍의 화가’라는 별칭을 알린다.

2007년부터 세계 최대 박물관인 미국 스미스소니언(Smithsonian Museum) 박물관에서 그의 작품 두 점이 10년간 상설 전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생존하는 한국인 작가의 작품이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 전시된 경우는 변 화백이 처음이다.

이후 변시지는 2013년 6월 8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