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제주에서 열린 합동토론회 방송 직전 촬영한 모습(위)과 토론회에서 촬영한 모습(아래). 홍준표와 윤석열 후보는 방송 직전 배지를 착용하지 않았다.
13일 제주에서 열린 합동토론회 방송 직전 촬영한 모습(위)과 토론회에서 촬영한 모습(아래). 홍준표와 윤석열 후보는 방송 직전 배지를 착용하지 않았다.

제주4·3에 대해 일제히 전향적인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본경선 후보들이 방송합동토론회를 앞둬 4·3배지 착용을 두고 한바탕 소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은 13일 오후 5시30분 KBS제주방송총국에서 KBS제주·제주MBC·JIBS 등 도내 지상파 방송3사가 공동주관한 제주합동토론회에 참석했다.

방송국 앞에 몰려든 지지자들의 환호를 들으며 입장한 후보들은 각 캠프별로 보좌진들의 지원을 받으며 주도권 토론 자료 등을 재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 현안 중 제주4·3 질의를 준비한 원희룡 후보가 먼저 동백꽃이 새겨진 4·3배지를 달았다. 이를 본 경쟁 후보측 보좌진이 배지를 찾느라 진땀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방송합동토론회 직전 공동취재단의 사전 촬영에서는 원 후보와 유승민 후보만 상의 왼쪽에 동백꽃 배지를 달고 등장했다. 윤석열, 홍준표 후보는 배지를 달지 않은 모습이었다.

반면 오후 7시 생방송 토론회가 시작되자 4명 후보들 모두 약속한 듯 일제히 배지를 달고 스튜디오에 입장했다. 각 캠프별 보좌진들이 토론회 개회 직전 배지 확보에 애를 썼다는 후문이다.

홍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이날 제주 방문과 함께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헌화와 분향을 했다. 당시 3명의 후보는 모두 4·3배지를 착용했었다.

동백꽃은제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상록교목이다. 제주에서는 예로부터 붉은색 꽃이 질때 봉오리가 통째로 떨어지는 모습에서 마치 4.3 당시 학살당한 제주 사람들이 연상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때문에 4·3의 아픔을 간직한 제주에서 동백꽃의 의미는 더 컸다. 1992년 강요배 화백이 4·3 희생자들을 위해 ‘동백꽃 지다’라는 동백꽃 그림을 연작으로 발표하면서 4·3의 상징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2018년 제70주년 제주4.3추념식을 계기로 제주4·3평화재단이 동백꽃 추모 배지를 제작해 배포했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4.3을 알리기 위해 달기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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