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어음 부도율이 IMF 외환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금융당국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지만 혹시모를 부도 사태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22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9월 기준 제주지역 어음부도율은 1.99%로 전국 평균 0.07%를 훌쩍 넘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제주는 올해 초만에도 전국 평균인 0.00~0.09%를 유지했다. 6월에는 0.26%로 올라선데 이어 7월 1.66%, 8월 1.23% 등 3개월 연속 전국에서 유일하게 1%를 웃돌고 있다.

2%에 육박하는 어음 부도율은 IMF 여파가 이어지던 1998년 6월 1.42% 이후 최대 수치다.

한국은행은 어음 발행 규모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도내 특정 업체가 대규모 어음을 막지 못하면서 벌어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어음 부도율은 약속어음이나 당좌수표 등 각종 어음의 부도 금액을 전체 어음 교환금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어음 대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어음부도율도 덩달아 오른다.

어음은 외상거래로 제품을 납품받은 업체가 향후 돈을 갚겠다고 발행한 일종의 채권이다. 과거와 달리는 현재는 업체의 갑질 논란 등으로 어음 사용 빈도가 해마다 줄고 있다.

실제 도내 어음 교환액은 2015년 5조2263억원에서 2016년 5조1321억원, 2017년 4조8003억원, 2018년 3조8786억원, 2019년 3조6257억원, 2020년 3조1631억원 등 하락세가 뚜렷하다.

다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특정 업종의 경기가 악화되고 금리까지 오를 경우 신용위기에 직면하는 기업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어음 발행량 감소와 특정 업체의 어음 부도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며 “연말까지는 어음 흐름을 봐야 보다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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