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탐나는가치 맵핑(1)] 마을공동목장⑫ / 강민수 제주대학교 신성장동력 명품6차산업화 육성사업단장

무심코 지나쳤던 제주의 숨은 가치를 찾아내고 지속 가능한 제주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지역 문제나 의제를 주민 스스로 발굴해 해결해가는 연대의 걸음이 시작됐다. 지역 주민이 발굴한 의제를 시민사회와 전문가집단이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한 뒤 문제해결까지 이뤄내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프로젝트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와 함께하는 ‘공동기획 - 탐나는가치 맵핑’은 풀뿌리 민주주의와 주민참여라는 측면에서 매우 유의미한 연대가 될 것이다. 이번 도민참여 솔루션이 잊히고 사라지는 제주의 가치를 발굴·공유하고 제주다움을 지켜내는 길이 될 수 있도록 도민의 참여와 관심을 당부드린다.  [편집자 주]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마을공동목장을 무수한 개발 압력 속에서도 자구책을 마련하고 꿋꿋이 지켜가고 있는 제주시 애월읍 장전공동목장. 

목축환경의 변화로 소를 방목하는 조합원이 사라지게 되자 목장부지에 제주마 생산기지를 조성, 인근 한국마사회 경마장과 연계한 마(馬) 산업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장전공동목장은 지난 2004년 당시 북제주군의 지원을 받아 제주마 생산기지를 조성했다. 사업비 4억 3000만 원을 받아 부지 61만 4000㎡에 마사와 퇴비장, 급수장, 관리사, 창고 등을 설치해 혈통이 등록된 제주마를 증식할 수 있도록 한 것. 

이후 장전공동목장은 마 산업에 집중, 목장부지에 마 관련 시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임대를 내줘 승마 체험을 할 수 있는 제주승마공원과 마 부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만드는 마산업주식회사를 받아들였다. 

순수익의 일정 부분을 임대료 형식으로 지급해달라는 것 말고는 까다로운 조건도 없을 만큼 적극적으로 목장구조 개편에 임한 것. 하지만 조합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에게서 임대료를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고 세금만 내는 현실이다.

ⓒ제주의소리
강민수 제주대학교 신성장동력 명품6차산업화 육성사업단장(제주대 명예교수)은 23일 탐나는가치 맵핑 프로젝트팀 장전공동목장 현장 탐방에 동행해 세계 유명 말 공원과 축제를 벤치마킹해 장전목장이 새로운 꿈을 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이 같은 상황에서 강민수 제주대학교 신성장동력 명품6차산업화 육성사업단장(제주대 명예교수)은 장전공동목장이 세계 각지의 말 공원처럼 거듭날 수 있다며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각 나라의 공원을 벤치마킹 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마을공동목장 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한 강 단장은 장전목장의 ‘비상(飛上)’이라는 희망적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강 단장은 일본 북해도의 노던 호스 파크(Nothern Horse Park), 미국의 캔터키 호스 파크(Kentucky Horse Park)와 캐나다 카우보이 축제인 캘거리 스탬피드 축제(Calgary Stampede)를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장전목장은 바다가 펼쳐진 한라산 중산간의 넓은 초지가 있는 데다 인근에 경마장과 내부에 승마공원이 있다”라며 “이 같은 환경을 토대로 세계 유명 말 공원과 축제를 벤치마킹한다면 대한민국 마 산업 복합단지로 성장할 수 있겠다”고 피력했다. 

이어 “일본 북해도는 치토세 공항에서 버스로 20분만 가면 노던 호스 파크라는 공원이 있다. 그곳에서는 계절에 맞는 프로그램을 통해 말 전문가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말의 고장이라는 미국 캔터키주에는 켄터키 호스 파크가 있는데 여러 시설들을 갖춰두고 1년 내내 중요한 행사나 심포지엄을 치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며 “경마장도 갖추고 있어 어떻게 보면 장전이 규모는 작지만 닮을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켄터키주의 경우 루이빌(Louiseville)에서 1875년부터 시작돼 미국 3대 경마 대회로 인정받는 ‘켄터키 더비(Kenyucky Derby)’가 개최되는 등 명실상부 말의 고장이 됐다.

ⓒ제주의소리
장전공동목장 제주승마공원에서 승마 체험을 기다리고 있는 말들.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돌이 많이 없고 넓은 장전공동목장은 말과 함께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강 단장은 이를 통해 장전목장이 명소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강 단장은 “일본과 미국에 이어 캐나다에는 세계적인 카우보이 축제인 캘거리 스탬피드가 있다”며 “경마장과 자료관, 로데오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춰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캘거리 스탬피드 파크의 경우 비즈니스와 관광, 스포츠, 지역 사회 행사 등을 주최하며 연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 소득을 높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 

강 단장은 “장전공동목장이 수십 년 뒤 일본과 미국, 캐나다를 벤치마킹해 훌륭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길 바란다”며 “금전적인 문제나 실무적 아이디어가 많이 필요하겠지만 과감하게 기존 생각을 탈피해 지금의 문제점이 뭔지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장전공동목장이 다시 한번 비상하는 꿈을 올해와 내년에 걸쳐 꿔봤으면 한다. 충분히 세계 유수의 말 복합단지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진 곳이 바로 장전공동목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민수 단장은 제주대 축산학과를 졸업, 전북대 대학원에서 석사, 일본 동북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 임용돼 교수회장, 말산업 전문인력양성센터 초대소장 등을 역임했다. 제주도문화상, 한국산업기술원장상, 2014 대한민국 인물대상  등을 수상했다.

또한 제주대 산업대학원 말산업학과를 개설하고 대학원생을 중심으로 사단법인 한국말산업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등 제주도가 대한민국 말산업 특구 제1호로 지정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2016년 제주대 퇴임후에도 제주대학교 신성장동력 명품 6차산업화 육성사업단장을 맡아 지역자원의 부가가치 창출에 힘쓰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